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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2. 16. 선고 2006누6811 판결

[사업시행인가처분일부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미주아파트재건축주택조합(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내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인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변론종결

2006. 12. 1.

주문

1. 원고 및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5. 4. 30. 원고에 대하여 한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인가처분에 부가한 조건 중 별지 목록 기재 조건들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원고 :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5. 4. 30. 원고에 대하여 한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인가처분에 부가한 조건 중 별지 목록 기재 1항(연번 5번), 3항(연번 11번), 4항(연번 19번) 조건을 취소한다.

피고 :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6-1 외 5필지(이하 ‘이 사건 사업구역’이라 한다) 지상에 건립된 반포미주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 관하여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이 사건 사업구역 안의 아파트 275세대의 구분소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다.

나. 서울특별시장은 2002. 11. 11. 서울특별시 고시 제2002-397호로 이 사건 사업구역을 포함한 일대 2,714,011.2㎡에 관하여 서울특별시 반포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변경)을 고시하였고, 피고는 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03. 6. 30. 원고의 주택조합설립을 인가하였다.

다. 이어 피고는 2004. 9. 10.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재건축계획안에 대한 심의의결을 받았고, 2005. 4. 30. 원고에게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을 인가하면서 인가조건을 부여하였는데, 그 인가조건 중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5가지 조건은 별지 목록 기재와 같다(이하 위 5개 조건들을 함께 ‘이 사건 인가조건’이라 하고, 구별이 필요한 곳에서는 ‘인가조건 5번’과 같이 해당 연번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2. 인가조건 10번, 24번의 적법 여부

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위 인가조건이 처분인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인가조건 중 10번, 24번의 경우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여는 동종의 대체 정비기반시설이 신설되는 경우에 한하여 가능하다는 취지의 회신으로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등 법률규정에 따른 무상귀속의 범위에 관한 안내에 불과할 뿐, 원고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부담이라고 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소 중 위 인가조건에 관한 부분은 부관 그 자체를 독립된 쟁송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바, 이 사건 인가조건 중 10번, 24번은 정비기반시설의 무상귀속 범위에 관한 설명과 함께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사업시행으로 폐지될 이 사건 사업구역 내 도로, 녹지를 유상으로 매수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2) 분쟁의 성숙성 여부

피고는, 도시정비법 제65조 제4항 에 따르면 정비기반시설의 귀속 또는 양도시기는 관련 사업의 준공인가통지 시점이므로, 설령 이 사건 인가조건 10번, 24번이 무상양도 대상에 대하여 매수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무상양도는 원고가 새로이 정비기반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준공인가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그 비용을 산정한 다음 그 무렵 무상양도 대상 정비기반시설의 가액과 비교하여 정산한 후 이루어져야 하는바, 현재는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계에 불과하여 위 인가조건에 관한 분쟁이 판결을 받을 만큼 성숙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가조건 10번, 24번은 원고에게 장차 용도폐지될 도로, 녹지의 유상매입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원고 조합은 그 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당장 위 인가조건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이 사건 사업의 준공인가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원고가 지출할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과 용도폐지될 정비기반시설의 가액을 재판상 미리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아니하고, 위 인가조건의 효력 여하에 따라 이 사건 사업의 시행비용이 달라짐으로써 조합원들의 개략적인 부담금 내역 산정 등 장차 수립할 관리처분계획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원고로서는 위 인가조건의 적법 여부를 판단받아 현재 단계에서 장래에 향하여 그 지위를 획일적으로 확정받을 필요가 있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 역시 이유 없다.

나.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에 의하면, 사업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가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어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이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의 범위를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로서 같은 용도의 시설로 대체되는 경우로 한정하여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의 비용으로 신설되는 근린공원시설 설치비 상당액 만큼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시에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인 서울특별시 서초구(이하 ‘서초구’라 한다) 소유의 도로(인가조건 10번 관련) 및 서울특별시 소유의 녹지(인가조건 24번 관련)를 무상양도하지 아니하고 이를 매수하라는 취지의 조건을 붙였으므로, 위 인가조건들은 위 법률의 규정에 반할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평성,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고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

(2) 피고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 범위는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로서 같은 용도의 시설로 대체되는 경우로 한정하여야 하고, 이 경우에도 인가청이 국공유지 관리청과 무상양도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도시정비법 제65조 제3항 등에 의한 협의절차 등을 거쳐야만 무상양도 대상이 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사업시행을 인가함에 있어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도로나 녹지가 무상양도 대상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따라서 위 인가조건의 부여는 적법하다.

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라. 인정사실

(1) 원고가 2005. 4. 30. 피고로부터 인가받은 주택재건축사업시행계획에는 이 사건 사업구역 안에 근린공원 1,803㎡를 금 11,960,445,000원(토지보상비 11,458,065,000원 + 공사비 502,000,000원)의 비용을 들여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 위 주택재건축사업시행계획에는, 이 사건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용도폐지되는 이 사건 사업구역 내 정비기반시설인 도로 4,585.8㎡(서초구 소유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16-3, 117-15, 117-18, 117-19 등 4필지 합계 4,591.8㎡ 중 존치되는 6㎡ 제외), 녹지 1,540.8㎡(서울특별시 소유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16-2 잡종지 1,690.8㎡ 중 새로 설치될 파출소 부지 150㎡ 제외)가 합계 금 26,331,481,000원(2개의 감정평가법인이 원고의 의뢰에 따라 가격시점을 2004. 11. 1.로 하여 실시한 시가감정의 평균액)으로 평가되어 원고가 이를 서울특별시와 서초구로부터 매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3) 원고는 2005. 2.경부터 피고에게, 원고가 비용을 들여 새로 설치하여 서울특별시 등에 무상귀속될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매입비용에서 공제(상계)하여 달라거나 위 설치비용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양도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 범위는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로서 같은 용도의 시설로 대체되는 경우에 한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4) 한편, 피고는 2004. 7. 22.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의 해석에 관하여 질의를 한 결과, 같은 해 8. 27.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의 범위는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로서 같은 용도의 시설로 대체되는 경우에 한정하여야 할 것’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2, 3, 4호증, 갑 제6, 9호증의 각 1, 2, 갑 제15호증의 1 내지 5, 갑 제1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마. 판단

(1)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 규정(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의 취지

㈎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주택재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노후, 불량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하는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에도 입주민들의 생활을 위한 핵심적 기반시설로서 도로, 공원, 녹지, 상하수도 등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겨난다. 특히 주택재건축사업시행 결과 세대수가 늘어나거나 세대당 면적이 증가하는 경우 주민들의 숫자나 구성의 변화가 예상되므로 그 수요는 종류와 크기가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정비사업의 목적이 도시기능의 회복에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여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있으므로,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수요는 단순히 당해 정비사업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기능이나 장래의 발전방향 등 외부적 요인도 고려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할 책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부담하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는데, 국민의 생존배려가 국가의 중대한 기능으로 등장한 현대복지국가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가 일반재정(세금)으로 이들 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할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특정한 정비사업의 시행 및 이로 인하여 대부분의 혜택을 보게 되는 일부 주민들로 인하여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국가 등이 그와 무관한 일반 국민의 세금으로 정비기반시설을 모두 설치하고, 유지·관리하는 것은 심히 형평에 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일정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지워 전체 공동체의 이익을 도모하면서 일반 국민과의 사이에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한편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므로( 헌법 제23조 제1항 ) 특정인에게 일반 국민과는 다른 재산상의 부담을 부과할 경우 이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바, 우리 헌법은 기본권에 관한 일반적 유보조항( 헌법 제37조 제2항 )을 두고 있으므로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

도시정비법 제64조 제1항 은,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구역 안에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65조 제1항 , 제2항 은, 사업시행자가 누구냐에 따라, (i)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사업시행자인 경우,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정비기반시설에 대체되는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국유재산법 또는 지방재정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종래의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되고, 새로이 설치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등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ii)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자가 사업시행자인 경우,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등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등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고 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중 전단 부분은 사업시행자가 공익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공적 주체인 경우에 적용되므로(따라서 원칙적으로 재산권 보장이라는 기본권 보호의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신설되는 정비기반시설의 국가 등으로의 무상귀속의 의미는 재산권의 박탈·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지구 안의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관리·유지 관계를 정함으로써 사업지구 내의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장래에 향하여 획일적으로 확정하고자 하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같은 항 후단 부분은 사업시행자가 사적 주체인 경우에 적용되므로(따라서 재산권 보장이라는 기본권 보호의 측면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신설되는 정비기반시설의 국가 등으로의 무상귀속의 의미는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관리·유지 관계를 정함과 동시에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재산권 보호의 측면에서 고려하고,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비기반시설의 수혜자와 비용부담자의 불일치로 인한 불합리를 해소하여 전체적인 형평을 기하기 위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에 대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무상양도를 할 수 있도록 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한 점, 대규모의 정비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수요는 개별적인 건설공사의 경우와 달리 당해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창출되는 수요에만 한정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기능이나 장래의 발전방향 등 외부적 요인도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는 점, 정비기반시설은 정비사업의 완료와 동시에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도록 미리 설치·확보되는 것이 바람직한바, 정비사업(특히 주택건설사업)이 완료된 후 사업시행자 또는 입주자들로부터 비용을 징수하여 국가 등이 정비기반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그 실효성을 감소시켜 적절치 않은 점, 한편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자에게 미리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설치계획을 사업계획서에 반영할 것 등을 요구하고( 도시정비법 제28조 제1항 , 제30조 제2호 ), 관할 행정청은 이를 바탕으로 당해 정비기반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의 의견을 들어 사업승인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 점( 도시정비법 제65조 제3항 ), 사업시행자가 사업지구 내에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이 국가 등에 귀속되지만 그 이후로는 관리·유지의 책임은 벗어남으로써 사업시행자와 국가 등과의 사이에 정비기반시설의 설치·운영에 관련된 공적 부담에 있어 형평성을 꾀하고 있는 점, 정비기반시설이라 함은 도로·상하수도·공원·공용주차장·공동구 및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녹지·하천·공공공지·광장· 소방용수시설·비상대피시설·가스공급시설 등을 말하는바( 도시정비법 제2조 제2호 ,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참조), 사업시행자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경우는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만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어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 중 일정한 부분(예컨대, 도로법, 수도법, 하수도법, 도시공원법 등에 의한 원인자부담금을 별도로 부과할 수 있는 경우나 다른 법률에 의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는 경우 등)에 대하여는 무상양도의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국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 부분의 취지는, 사업시행자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경우 행정청으로 하여금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과 새로이 설치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종류나 설치비용, 양자 사이의 기능대체적 관계유무, 수혜자와 비용부담자의 형평의 문제, 기타 사업시행 지역의 장기적인 개발방향 및 각 사업시행자 사이의 비용충당의 문제 등을 감안하여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의 범위 내에서 무상양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 살피건대, 도시정비법 제3조 제1항 , 제4조 제1항 제8호 ,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4호 에 의하면,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시장은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하고, 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은 기본계획에 적합한 범위 안에서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하는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구역에 대하여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시·도지사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신청하여야 하는데, 정비계획의 내용에는 정비기반시설의 설치계획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한편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와 반포주공2단지아파트(이하 ‘주공2단지아파트’라 한다)는 서로 인접하여 있고, 서울특별시의 반포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상 반포2아파트지구 제5주구 내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 주공2단지아파트 내에는 근린공원시설 13,606.8㎡가 있었는데, 소외 반포주공2단지재건축주택정비사업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이 주공2단지아파트 재건축에 나서자, 피고는 2004. 12. 31. 위 근린공원시설 중 11,803.8㎡는 위치를 변경하여 새로운 근린공원시설을 설치하고, 나머지 1,803㎡를 소외 조합이 매수할 것을 사업시행 인가조건의 하나로 부과한 사실, 피고는 신설되는 근린공원시설 11,803.8㎡에 대한 조성비용과 관련하여 소외 조합에게 동일 면적의 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 부지 11,803.8㎡를 무상으로 양도함으로써 신설되는 위 근린공원시설의 설치비용을 사실상 감액해 준 사실,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재건축사업에 나서자 폐지된 위 근린공원시설 1,803㎡와 동일한 면적의 근린공원시설을 원고의 사업부지와 접한 곳에 신설할 것을 사업시행 인가조건으로 부과한 사실, 결국 반포2아파트지구 제5주구 전체로 보면 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와 신설되는 근린공원시설이 그 위치만 주공2단지아파트 내에서 그 바깥 경계 부분 및 이 사건 아파트 북쪽 경계 부분으로 변경되었을 뿐이고, 그 면적의 증감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 1,803㎡와 신설되는 근린공원시설 1,803㎡는 정비기반시설로서의 기능이나 설치지역 등이 사실상 동일하고, 다만 원고와 소외 조합의 재건축사업시행이 순차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소외 조합은 종전 근린공원시설 1,803㎡를 매수할 의무를, 원고는 새로운 근린공원시설 1,803㎡를 설치할 의무를 각각 부담하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정비사업의 목적인 도시정비, 도시 및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공익달성의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이 단기간 내에 연접한 장소에서 시기를 달리 하여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주택재건축사업에 있어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는 각 주택재건축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와 사실상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는 점, 신설되는 근린공원시설 1,803㎡와 용도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 1,803㎡의 주된 수혜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서 변동이 없는데 그 설치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고, 피고는 단순히 설치비용을 전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근에서 용도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의 매각대금을 취득함으로써 오히려 추가적인 이득을 얻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위 각 주택재건축사업에 별개의 인가조건을 부여하면서 후행 사업자인 원고에 대하여 근린공원시설의 설치뿐만 아니라 도로와 녹지의 매수까지도 인가조건으로 삼는 것은 앞서 본 정비기반시설의 종류, 설치비용, 양자 사이의 기능대체적 관계유무, 수혜자와 비용부담자의 형평의 문제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이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원고가 입게 되는 손해 사이에 현저하게 형평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인가조건 10번과 24번을 부여함에 있어서 용도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 1,803㎡로 인하여 얻게 되는 이득까지 고려한 후 제반사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원고가 매수해야 할 도로와 녹지 부분 중 상당한 정도의 무상양도 부분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위 인가조건 10번과 24번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다만, 용도폐지되는 근린공원시설 부지의 매각대금 전부에 상당하는 도로와 녹지 부분을 무상양도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앞서 본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인가조건 5번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05. 1. 18. 소외 조합과 사이에, 소외 조합이 반포천 고수부지 내의 폭 25m 도로 개설에 필요한 모든 시설물의 설치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하였고, 피고에게 그 이행각서를 제출하였다. 따라서 위 도로의 교량 밑으로 통과하는 운동로의 언더패스 설치의무도 소외 조합이 부담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이를 부담시킨 인가조건 5번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서울특별시의 반포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에 의하여 신설예정인 폭 25m 도로는 이 사건 아파트의 서쪽을 통과하여 북쪽에 있는 주공2단지아파트를 관통한 다음 올림픽도로에 연결되는데, 원고는 2005. 1. 18. 소외 조합과 사이에 위 도로의 개설에 필요한 모든 시설물(도로, 반포천 교량, 방음시설 등)의 설치에 관한 비용을 소외 조합이 부담하기로 합의하고, 이에 따라 합의서 및 이행각서를 작성하였다.

(2) 이 사건 아파트와 주공2단지아파트의 주민들은 남쪽의 운동로를 통하여 위 도로의 서쪽에 위치한 반포유수지 내의 축구장, 농구장 등의 체육시설을 이용하거나 산책을 하고 있다.

(3) 한편 위 도로의 개설로 인하여 위 운동로가 차단되므로 도로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위 운동로를 통하여 반포유수지에 통행하기 위해서는 위 도로의 교량 밑으로 간이도로를 만들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시 운동로의 언더패스(다리 밑을 지나는 도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인가조건 5번을 부가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2, 13,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살피건대,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의 인가는 상대방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진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서 법령에 행정처분의 요건에 관하여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므로, 피고로서는 법령상의 제한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공익상 필요 등에 의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여러 조건(부담)을 부과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와 주공2단지아파트 주민들은 위 운동로를 통하여 반포유수지의 운동시설을 이용하거나 산책을 할 수 있는데, 폭 25m 도로의 신설로 위 운동로가 차단되어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 운동로의 언더패스 방안이 필요한 점, 위 운동로의 언더패스의 설치가 이 사건 아파트 주민의 편익과 이 사건 아파트의 가치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연접하고 있는 주공2단지아파트 주민들도 위 운동로를 함께 이용하게 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위 운동로의 언더패스 설치의무를 부담시키는 인가조건 5번이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2) 한편, 원고는 위 2005. 1. 18.자 합의에 의하여 소외 조합이 위 운동로의 언더패스 설치의무도 부담하고 있음을 전제로 인가조건 5번은 중복하여 부담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 합의는 ‘폭 25m 도로의 개설’에 필요한 시설물의 설치비용을 소외 조합이 부담하겠다는 것일 뿐 위 운동로의 언더패스 설치비용도 소외 조합이 부담하겠다는 취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인가조건 11번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업구역 동쪽의 기존 하수관과 맨홀은 소외 조합이 매수하는 도로 부지에 매설되어 있으므로 기존 하수관의 확대개량의무 등은 소외 조합에게 부과해야 하고, 남쪽의 하수관거는 30년 이상 지난 노후시설물인 관계로 개량할 필요가 있다면 피고의 부담으로 개량하여야 하고, 이 사건 사업부지와 접하는 구간도 100m 정도 밖에 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인가조건 11번과 같은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9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동쪽 경계와 잠원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7-15 도로 5,087.5㎡(폭 15m)의 지하에는 하수관(D = 450 ~ 750㎜)이 매설되어 있고, 맨홀이 설치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위 도로 중 서쪽의 1/2을 이 사건 사업구역으로 편입시켰는데, 위 하수관 및 맨홀은 소외 조합의 사업구역인 나머지 동쪽의 1/2에 위치한 사실, 그런데 위 하수관으로 유입되는 하수는 대부분 이 사건 사업시행으로 완공되는 아파트로부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사실, 한편 반포유수지로 유입하는 하수관거(4련 × 3m × 3m)는 이 사건 아파트의 남쪽 경계에 위치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7-19 도로 2,120.7㎡에 매설되어 있는데, 원고는 위 도로 부지를 포함하여 건축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결과 위 하수관거를 원고의 사업부지 밖으로 이설하여야 하는 사실, 위 하수관거가 소외 조합의 사업구역 남쪽에서 잠원초등학교 부지 남쪽을 거쳐 이 사건 사업구역의 남쪽을 따라 이어져 있는 사실, 이 사건 사업구역과 접하는 하수관거의 길이는 200m에 미치지 못하나 위 하수관거가 접하는 잠원초등학교 부지 남쪽 중간 부분에서 이 사건 아파트 남쪽 경계를 따라 유수지에 이르는 거리가 약 200m인 사실, 피고가 소외 조합에 대하여 그 사업구역의 남쪽에 접하는 하수관거 이외에 잠원초등학교 부지 중 남쪽 절반 정도까지 위 하수관거를 이설, 확관할 것을 사업시행인가의 조건으로 부가한 사실,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 원고와 소외 조합 사이에, 당초 원고가 이설하기로 되어 있는 잠원초등학교 부지 남쪽 중간 부분에서 원고의 사업구역에 접하는 지점까지의 하수관거를 소외 조합이 이설하도록 하는 합의가 성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살피건대, 하수도법 제32조 제2항 은, 공공하수도관리청은 타공사 또는 타행위(공공하수도에 영향을 미치는 공사외의 행위를 말한다. 이하 같다)로 인하여 필요하게 된 공공하수도에 관한 공사에 요하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당해 타공사의 시행자 또는 타행위자에게 부담시키거나 당해 공사를 시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서울특별시 하수도사용조례 제26조 제1항은 법 제32조 의 규정에 의한 원인자부담금 산정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2호로 ‘타공사 또는 타행위로 인하여 필요하게 된 공공하수도 설치비용은 별표 5의 산정기준에 의하여 산정한 공사비용의 전부를 당해 타공사의 시행자 또는 타행위자의 부담’으로 들고 있고, 같은 호 나목 (1)에서 타행위라 함은 ‘도시의 개발사업(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사업,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개발사업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사업,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임시조치법에 의한 주거환경개선사업중 2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한 승인대상사업, 건축법 등에 의하여 허가되는 건축물중 연면적 1,600㎡ 이상의 건축물)’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i) 원고의 재건축사업으로 인하여 증대될 하수의 원활한 처리를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동쪽 경계에 접하고 있는 기존 하수관의 확대개량 및 맨홀의 설치가 필요하고, (ii) 원고의 건축계획에 저촉된 이 사건 아파트의 남쪽의 하수관거를 이설할 필요가 있게 되었고, 그 이설 부분도 현재 당초 인가조건 11번보다 사실상 축소되어 원고의 사업구역에 한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하수도법 제32조 제2항 , 서울특별시 하수도사용조례 제26조 제1항에 의하여 공공하수도에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사업으로 인하여 필요하게 된 공공하수도에 관한 공사에 요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정한 인가조건 11번이 관계법령에 위반된다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인가조건 19번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파출소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고가 파출소를 건립하여 경찰청에게 무상귀속하라는 인가조건 19번은 아무런 합리성을 가질 수 없어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파출소(서래지구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6-2 지상에 건립되어 있는데, 서울특별시의 반포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 및 원고의 사업계획상 위 토지 내에서 50m 북쪽으로 이전하여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위 파출소는 당초 이 사건 사업구역의 동쪽 경계선을 따라 3/4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이를 존치할 경우 직사각형 모양의 이 사건 사업구역의 토지 형상이 일그러지게 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살피건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 제99조 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행정청이 아닌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이 설치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도시계획시설사업에 의하여 새로이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상 위 파출소의 이전이 예정되어 있고, 원고가 위 파출소의 이전에 관한 계획을 포함시켜 이 사건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피고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나아가 위 파출소의 이전으로 이 사건 사업시행에 있어서 토지의 이용효율이 증대될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에게 파출소를 신축하여 관리청인 경찰청에 기부채납할 것을 정한 인가조건 19번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인가조건 10번, 24번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인가조건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및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백(재판장) 진창수 김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