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변경신고거부처분취소등
2019구합82394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 거부처분취소 등
FA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
2020. 5. 15.
2020. 6. 26.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9. 9. 16. 원고에게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2,500명이다.
나. C은 2019. 5. 2. 피고에게 원고의 대표자를 C으로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2018. 8. 26. 원고의 대표자가 C으로 변경되었다'는 노동조합 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수리하고, 변경신고증을 원고에게 교부하였다.다. 원고는 2019. 9. 2. 원고의 대표자는 C이 아니라 직무대행자인 원고의 수석부위원장 D이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2019. 9. 16.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하여 처리 불가 통지를 하였다. (이하 '이 사건 불수리통지'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A의 당선자(위원장 C, 사무국장 E)에 대한 불신임 결의 및 공고에 대하여 ㈜A 규약 제17조 제1항 제2호, 제36조 및 제64조를 위반하였다는 의결(2019. 7. 22.)을 한 바, 본청에서 2019. 8. 26, ㈜A을 대상으로 규약 및 결의처분의 시정명령을 하였고, 기신고(2019. 5. 2.) 된 변경신고서를 적법하게 변경 처리하였습니다. 이에, 2019. 9. 2. 접수된 변경신고서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과 본청의 시정명령에 반하는 내 용이므로 처리 불가함을 알려드립니다. |
라. 이 사건 불수리 통지와 관련한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성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
1) 원고의 노동조합 규약 제38조는 '위원장의 유고 시' 수석부위원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데, 이때 유고란 위원장이 임기가 만료되기 전 사망, 질병 등 기타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 직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된 상황을 말한다. 그런데 C이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대표자인 위원장으로 선출되었으므로 직무대행이 필요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석부위원장 D을 대표자 위원장의 직무대행으로 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대표권이 없는 자의 소 제기로서 부적법하다.
2)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의 변경신고증 교부 등 행위는 설립신고와 달리 형성적 효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신고인의 적법한 변경신고가 있는 경우 형식적 심사를 마친 후 변경신고증을 교부하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불수 리통지는 피고가 원고에게 변경신고증을 교부할 수 없는 사정을 공문형태로 발송한 것이어서 원고의 지위나 권리변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불수리통지는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인정사실
1) 2019. 3, 25, 실시된 원고의 제9대 임원선거에서 C은 위원장으로, E은 사무국장으로 각 당선되었다. 또한 같은 날 실시된 대의원회의 임원선거에서 D이 수석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위와 같이 새롭게 선출된 제9대 집행부의 임기는 2019. 5. 1.부터 2022. 4. 30.까지이다.
2) 2019. 4. 22. 소집된 임시대의원회에서 C, E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가결되었고(이하 '이 사건 불신임 결의'라 한다), 불신임 안건에 대해 전체 조합원의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3) 원고는 2019. 4. 23. '제9대 당선인(위원장, 사무국장) 불신임' 안건에 대하여 2019. 4. 24.부터 2019. 4. 28.까지 전체 조합원의 전자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공고를 하였다. 위 투표기간에 진행된 전자투표에서는 C, E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가결되었다. [총유권자수 2,518명, 투표수 1,671명(투표율 66.36%), 찬성 1,357명(찬성률 81.21%)]. 원고는 2019. 4. 29. 불신임 투표결과를 공고하였다.
4) C, E은 2019. 5. 7. 이 사건 불신임 결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노동조합의 규약 위반 시정명령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19. 5. 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 의결을 요청하였다.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7. 22.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해 2019. 4. 22. 임시대의원회에서 불신임을 결의하고, 2019.4.24.-4.28. 조합원들의 불신임 투표를 진행하여 2019. 4. 29, 불신임을 공고한 것은 원고 규약 제17조 제1항 제2호, 제36조 및 제64조를 위반하였다.'라는 의결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8. 26. 원고에게 위 의결 내용에 관하여 2019. 9. 26.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할 것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 한다).
6) C은 2019, 5. 16.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불신임 결의의 무효 및 위원장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 법원은 2020. 1. 30. 이 사건 불신임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C이 원고의 위원장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 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32095). 이에 원고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다. 또한, C과 E은 원고가 2019. 5. 3. 이 사건 불신임결의에 따라 공고한 보궐선거와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선거중지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19. 5. 20. 원고의 '제9대 위원장, 사무국장 보궐선거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32095의 본안판결 확정시 정지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합20818).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및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대표권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조합규약 제38조는 위원장 유고 시의 직무대행 순위를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운영위원에서 선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고, 제41조에서는 '원고는 임원의 유고 시 가능한 신속히 유고된 임원을 보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대표자의 유고 시라 함은, 대표자가 사망·질병 등 기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하여 그 직무를 집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설령 대표자가 단체와 이해상반되는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이 확정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그러한 사유만으로 위 정관 소정의 유고 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6다57131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3384 판결).
3) 살피건대, 앞서 본 법리 및 원고의 조합규약 제38조 및 제41조의 문언 및 체계에 비추어 위 규정을 해석하면, '위원장의 유고 시'는 위원장이 사망, 질병 등 기타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 직무를 집행할 수 없게 된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위원장이 해임되거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받는 등의 상황이 포함되며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가 유효하게 이루어진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1) 서울 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불신임 결의 및 그에 따른 원고 조합원들의 불신임 투표에 대하여 조합규약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으며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한 점, (2) C이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불신임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C이 원고의 위원장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한 점 등 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C에 대한 이 사건 불신임 결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규약에 따를 때 직무대행의 요건인 '유고 시'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원장의 '유고 시'를 전제로 하여 수석부위원장 D이 직무대행으로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대표권이 없는 자가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라. 소결
그렇다면 피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본안전 항변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소는 대표권이 없는 자가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유환우
판사박남진
판사지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