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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2. 5. 31. 선고 2011헌마241 결정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 제6조의4 제1항 등 위헌확인]

[결정문]

제6조의4 제1항 등 위헌확인

청구인

한○식

대리인 변호사 염형국, 소라미, 장서연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8. 6. 16. 육군에 입대하여 2010. 5. 3. 만기전역한 자인바, 군복무 당시인 2008. 11. 초경 귀마개 착용 없이 사격훈련을 받은 결과 귀에 이상이 발생하여 ‘소음성 난청’과 ‘이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 이에 청구인은 2010. 12.경 서울지방보훈청장에게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으나, 소음성 난청은 경미하다는 이유로 공상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이명으로만 공상이 인정되어 2011. 4. 27. 신체검사를 받았으나 기준미달로 판정되었다.

(3) 그러자 청구인은 청력장애 중 이명에 대한 상이등급 판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의4 제1항, 제2항, 같은 법률 시행령 제14조 제2항, 같은 법률 시행규칙 제8조의3 [별표 4] 청력의 장애 중 이명에 관한 부분이 이명 환자에게 과도하게 높은 난청수준을 요구함으로써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1. 5. 2.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장애 가. 청력의 장애 1) 청력의 측정 가) 중 제1문 부분(이하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이라 한다) 및 다. 준용등급의 결정 중 2) 부분(이하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라 한다. 청구인은 단순히 ‘국가유공자법 시행규칙 제8조의3 [별표 4] 청력장애 중 이명에 관한 부분’을 심판대상으로 표시하였으나, 청구인이 다투는 취지에 비추어 위와 같이 한정함이 상당하다) 등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2)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6조의4(상이등급의 구분) ①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신체검사 대상자의 상이등급은 그 상이정도에 따라 1급·2급·3급·4급·5급·6급 및 7급으로 구분하여 판정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상이등급의 구분과 판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4조(상이등급의 구분 등) ② 신체상이의 판정방법 및 운동기능장애 측정 방법 등에 관한 사항과 6급 이상의 신체상이가 둘 이상인 자에 대한 상이처 종합판정 기준은 총리령으로 정한다.

제909호로 개정되고, 2012. 1. 30. 총리령 제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3(신체부위별 상이등급의 결정) 영 제14조 제2항에 따라 신체부위별 상이에 대한 상이등급의 결정은 별표 4의 기준에 따른다.

[별표 4] 신체부위별 상이등급 결정(제8조의3 관련)

2. 귀의 장애

가. 청력의 장애

1) 청력의 측정

가) 청력은 24시간 이상 소음작업을 중단한 후 500(a)ㆍ1,000(b) 및 2,000(c)헤르쯔의 주파수음에 대한 청력역치를 측정하여 4분법(a+2b+c/4)으로 판정한다.

다. 준용등급 결정

2) 이명은 3회 이상의 이명검사(tinnitogram)에서 모두 이명이 있고, 최소한 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50데시벨(dB) 이상인 난청을 동반하여야 7급을 인정한다.

[관련조항]

[별표 4] 신체부위별 상이등급 결정(제8조의3 관련)

2. 귀의 장애

가. 청력의 장애

1) 청력의 측정

가) 생략. 이 경우 순음청력계기는 IOS(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기준으로 보정된 계기를 사용하여야 한다.

나) 청력검사는 순음청력검사 2회와 뇌간유발반응청력검사를 함께 실시한 후 그 중 최소 가청력치를 청력장애로 인정한다.

나. 장애등급 내용

영 별표 3의
신체상이 정도
상이등급 및 분류번호
장애내용
두 귀의 청력을 모두 잃은 자
3급 17
ㆍ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90dB 이상 골전도 50dB 이상이고, 다른 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70dB 이상 골전도 40dB 이상인 자
ㆍ두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80dB 이상 골전도 40dB 이상인 자
두 귀의 청력에 고도의 기능장애가 있는 자
5급 94
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90dB 이상 골전도 50dB 이상이고, 다른 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60dB 이상 골전도 30dB 이상의 하강(下降)이 있는 자
ㆍ두 귀의 청력장애가 각각 공기전도 70㏈ 이상 골전도 40㏈ 이상의 하강이 있는 자
두 귀의 청력에 중등도의 기능장애가 있는 자
6급 1항 38
ㆍ두 귀의 청력장애가 각각 공기전도 50dB 이상의 하강이 있는 자
두 귀의 청력에 경도의 기능장애가 있는 자
7급 301
ㆍ두 귀의 청력장애가 각각 공기전도 40dB 이상의 하강이 있는 자
한 귀의 청력에 고도의 기능장애가 있는 자
7급 302
ㆍ공기전도 80dB 이상, 골전도 40dB 이상의 하강이 있는 자
귀가 상실된 자
6급 2항 87
7급 303
ㆍ귀가 3분의 1 이상 상실된 자이거나 귀의 원형이 2분의 1 이상 변형된 자

다. 준용등급 결정

1) 고막의 외상성천공(穿孔)과 그에 따른 이루(耳漏)는 수술적 처치 후 청력장애가 남으면 그 장애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결정하여야 한다.

2) 생략

3) 내이의 손상으로 인한 평형기능(平衡機能)장애에 대하여는 신경계통의 기능장애에 준하여 등급을 결정하되, 좌ㆍ우를 동일한 상이부위로 본다.

2. 청구인의 주장

군인이 공상군경으로서 국가유공자의 처우를 받기 위해서는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한 후 그 상이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국가유공자법 제6조의4 등에서 정한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신체의 장애를 입은 것으로 판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청력장애 중 이명에 대한 상이등급 판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 이 사건 시행령조항,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 및 이명 기준 부분은 총기 발사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명․난청과 높은 관련성이 있는 고음역대(3,000 ~ 6,000 헤르쯔)의 주파수에 의한 검사를 배제하고, 과도하게 높은 난청수준을 요구하여 대부분의 이명․난청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합리적 입법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고 있고, 이로 인해 헌법에서 정한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제10조), 평등권(제11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제1항),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제34조 제5항),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제39조 제2항)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들 및 이 사건 시행령 조항

(1) 법령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당해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여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마103 , 판례집 21-1하, 278, 310-311). 따라서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가 법령에 의하여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거나 단순히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경우 그 법령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04. 12. 16. 2002헌마579 , 판례집 16-2하, 568, 573-574 참조).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집행행위에는 입법행위도 포함되므로 법률 규정이 그 규정의 구체화를 위하여 하위규범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법률 규정의 직접성은 부인된다(헌재 2010. 10. 28. 2009헌마544 , 판례집 22-2하, 285, 293-294 등 참조).

(2)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 중 국가유공자법 제6조의4 제1항은 신체검사 대상자의 상이등급을 1급에서 7급으로 구분하여 판정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위 조항 자체만으로는 ‘이명’을 공상으로 인정받아 신체검사를 거쳐 국가유공자 등록을 하려는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서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다.

(3)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 중 국가유공자법 제6조의4 제2항 및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상이등급의 구분과 판정, 신체상이의 판정방법과 운동기능장애 측정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각각 대통령령과 총리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위 조항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위 조항들의 위임을 받은 하위규범에 의해서 정해지게 되고 그에 따라 기본권 침해 여부도 판단할 수 있게 되므로, 위 조항들 자체에 의하여 직접 ‘이명’을 공상으로 인정받아 신체검사를 거쳐 국가유공자 등록을 하려는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 및 이 사건 시행령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부분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가능성 내지 직접성 요건을 결여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

헌법소원제도는 주로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권리보호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제기할 수 있다. 헌법소원이 비록 적법하게 제기되었더라도 권리보호이익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당시에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소원 심판청구 당시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헌법소원이 부적법한 것으로 된다(헌재 2004. 10. 28. 2003헌마98 , 공보 98, 1194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 취지는, 고음역대의 주파수음을 배제한 측정방법인 4분법이 아니라, 고음역대 주파수음을 포함한 측정방법인 6분법에 의하여 난청으로 인한 상이등급을 판정하여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헌법소원이 제기된 뒤인 2012. 1. 30. 개정된 총리령 제969호에 의

하여 난청의 측정방법이 ‘4분법’에서 ‘6분법’으로 변경되었고{‘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2. 1. 30. 총리령 제969호) 부칙 제1조 참조}, 이에 따라 청구인은 위와 같이 개정된 조항에 의하여 새로이 국가유공자등록 신청을 하면서 상이등급 판정을 위한 재확인신체검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국가유공자법 제6조의3 제1항, 제2항 제3호,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참조). 따라서 청구인은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주관적 목적을 이미 달성하였고, 달리 이 사건에서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청구인이 그 구제를 받기 위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뒤 관계 법령의 개정으로 말미암아 기본권의 침해 상태가 해소되어 더 이상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부분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

(1)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법령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당해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여야 하나, 법규범의 내용이 일의적이고 명백한 것이어서 집행행위 이전에 이미 국민의 권리관계를 직접 변동시키거나 법적 지위가 그 집행행위의 유무나 내용에 의하여 좌우될 수 없을 정도로 확정된 상태인 경우(헌재 2008. 11. 27. 2006헌마688 , 판례집 20-2하,

397, 404-405 등 참조), 또는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구제절차가 없거나, 구제절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고 기본권 침해를 당한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헌재 1999. 11. 25. 98헌마55 , 판례집 11-2, 593, 605-606 등 참조) 등에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당해 법령의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군인으로서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국가유공자(공상군경)가 되기 위해서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한 후 공상 인정 절차를 거쳐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1∼7급에 해당하는 상이등급을 판정받아야 한다(국가유공자법 제6조, 제6조의3, 제6조의4,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10조, 제14조). 따라서 전역 군인이 이명을 이유로 국가유공자(공상군경)가 되기 위해서는 이명에 대해 공상 인정을 받은 후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를 거쳐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상이등급 판정(1∼7급 또는 등급기준 미달)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국가보훈처장에 의한 상이등급 판정’이라는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이명의 존재 이외에 일정 기준 이상의 난청 증상을 가진 이명환자에게만 7급의 상이등급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가보훈처장은 이명 환자인 국가유공자등록 신청자가 일정 기준 이상의 난청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한해 상이등급 7급으로 결정할 뿐이고,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곧바로 상이등급 미달 판정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 조항의 내용은 국가보훈처장의 집행행위 이전에 이미 국가유공자등록을 하

려는 국민의 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서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는 국가보훈처장에 의한 상이등급 판정이라는 집행행위의 유무 또는 내용에 관계없이 상이등급 미달 판정을 받게 되고 그 결과 국가유공자등록도 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2) 보충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심판청구를 할 수 있으나, 법령 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침해가 문제될 때에는 그 법령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을 소송물로 하여 일반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길이 없어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가 아니므로 바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헌재 2011. 6. 30. 2008헌마715 , 판례집 23-1하, 430, 436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일정 기준 이상의 난청 증상을 가진 이명 환자에게만 7급의 상이등급을 인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상이등급 판정이라는 구체적 집행행위 이전에 이미 그러한 상이등급 기준을 갖추지 못한 자들을 상이등급 7급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어야 할 것이나, 일반법원에 법령 자체를 소송물로 하여 소송을 제기할 길이 없어 다른 구제수단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보충성 원칙은 문제되지 아니한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 이 사건 시행령조항 및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나,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적법하므로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사회보장수급권 침해 여부

국가유공자로서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위는 헌법 제34조 제2항, 제32조 제6항에 기초하여 국가유공자법이라는 구체적 법률에 의하여 형성된 사회적 기본권인 사회보장수급권의 일종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청구인의 이러한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1) 심사기준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보상은 생명 또는 신체의 손상이라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에 대한 국가보은적 성격을 띠고 있고, 아울러 장기간에 걸쳐 수급권자의 생활보호를 위하여 지급된다는 측면에서 사회보장적 성격을 띤 것이라 볼 수 있다(헌재 2010. 5. 27. 2009헌바49 , 판례집 22-1하, 244, 252; 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 판례집 22-1하, 529, 538 등 참조).

국가유공자법상 보상금수급권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고려할 때, 국가가 국가유공자에게 지급할 구체적인 보상의 내용 등에 관한 사항은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과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 국가유공자에 대한 평가기준 등에 따라 정하여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률이 정하고 있는 보상수준이 국가유공자 등에게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헌법상의 사회보장, 사회복

지의 이념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우선적 보호이념에 명백히 어긋나지 않는 한 입법자는 이를 정함에 있어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국가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예우에 있어서 최소한의 합리적인 내용도 이행하지 않거나 현저히 자의적으로 의무를 이행한다면, 그러한 국가의 작위 또는 부작위는 헌법이 보장한 사회보장수급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1. 9. 27. 2000헌마342 , 판례집 13-2, 422, 433; 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 판례집 22-1하, 529, 541-542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청력의 장애가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 미치지 못하여 공상군경으로 인정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이명은 3회 이상의 이명검사(tinnitogram)에서 모두 이명이 있고, 최소한 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50데시벨(dB) 이상인 난청을 동반하여야 7급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이명으로 인한 상이등급 7급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명’의 존재 이외에 ‘일정 수준의 난청’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명으로 인한 상이등급을 이명의 정도가 아니라 난청의 정도에 따라 판정하도록 한 위 부분이 상이등급 판정기준으로서 적정한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이명의 원인은 이질환, 약물중독, 음향성 외상, 소음에 의한 난청 등으로 다양하고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상당하며 대다수 이명 환자들의 경우 환자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주관적인 증상이므로 현대 의학으로 그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하거나 질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환자의 주관적 증상 호소에 의존해 이명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하고 이명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난청의 정도에 의하여 이명의 정도를 판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난청’이 없이 ‘이명’만 있는 경우에는 대화를 포함하여 일상적인 생활에 별 다른 장애가 없다는 측면을 고려하여 상이등급을 부여하지 아니한 것이다. 하지만 ‘난청’을 동반한 ‘이명’이 있는 경우에는, ‘난청’만 있는 경우(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80dB 이상 - 7급 302호) 보다판정기준을 낮게 적용하여(최하위 상이등급인 7급의 경우 한쪽 귀의 청력장애가 공기전도 50dB 이상) ‘이명’도 상이등급 판정의 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라) 또한 이명으로 인하여 정신질환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한 정신질환 등에 대하여 별도로 공상을 인정받아 상이등급 판정을 받을 여지가 있다.

(마) 한편 국가유공자법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도 이명으로 인한 장애등급을 판정할 때 이명 이외에 난청의 존재를 요구하고 있다{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2] 신체부위별 장애등급 판정기준 2. 귀의 장애 다. 기타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 5] 신체부위별 장애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 2. 귀의 장애 다. 준용등급 결정 2)}.

(바) 따라서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이명’과 관련한 상이등급을 ‘이명’ 자체에 의하여 판정하지 않고 ‘난청’의 정도를 고려하여 판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이를 입법재량의 한계를 자의적으로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사회적 기본권에 관한 사항은 우리 헌법상 입법자에게 매우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부여된 영역이므로(헌재 2010. 5. 27. 2009헌바49 , 판례집 22-1하, 244, 253 참조), 사회보장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국가유공자예우제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그 차별에 현저한 불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즉 입법자의 자의성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면 족하다 할 것이다(헌재 2005. 10. 27. 2004헌바37 , 판례집 17-2, 274, 286-287 참조).

(2) 자의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청구인은, 제대 후 완치가 가능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음에도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어 보상을 받고 있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애자와 달리, ‘이명’환자는 통제할 수 없는 소리 자극으로 인해 수면장애, 대화 및 집중력 장애, 정서불안, 우울증 등 커다란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받음에도 대부분 상이등급을 인정받지 못해 국가유공자로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바,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이명으로 인한 장애자’를 ‘다른 신체부위의 장애자’와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이명’ 이외의 다른 장애도 국가유공자법 시행규칙 제8조의3 [별표 4]가 정하는 경우에만 소정의 상이등급을 인정받을 뿐 아니라, 다른 신체부위의 상이등급 판정기준이 이명에 대한 상이등급 판정기준에 비하여 현저히 완화되어 있다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위 부분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이명으로 인한 장애자’를 ‘다른 신체부위의 장애자’와 차별한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청구인의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1) 그 외에도 청구인은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가) 우선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최소한의 기본적 보상이나 사회보장을 하지 않아 인간으로서의 인격이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정도에 이른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48 참조).

(나)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헌재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48-649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주체인 국가유공자로 등록되기 위한 상이등급 판정기준에 관한 것으로서 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므로, 위 부분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헌법에서 정한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와 병역의무이행으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 우리 헌법제34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면서 제5항에서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하여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의 의무는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도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형성해야 할 일반적인 의무를 뜻하는 것이지, 신체장애자 등을 위하여 특정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구체적 내용의 의무가 헌법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헌법 규정으로부터 직접 신체장애 등을 가진 국민에게 어떠한 기본권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헌재 2002. 12. 18. 2002헌마52 , 판례집 14-2, 904, 911).

(나) 나아가 헌법 제39조 제2항은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에게 보상조치를 취하거나 특혜를 부여할 의무를 국가에게 지우는 것이 아니라, 병역의무의 이행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므로(헌재 2005. 10. 27. 2004헌바37 , 판례집 17-2, 274, 290 참조), 이를 근거로 직접 국민에게 어떠한 기본권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청구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법률조항들, 이 사건 시행령조항 및 ‘이 사건 별표 중 4분법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하고,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

준 부분’에 관하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이동흡의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의 적법성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의 직접성 요건에 대하여 다수의견과 달리 직접성이 결여되었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군인으로서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국가유공자(공상군경)가 되기 위해서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한 후 공상 인정 절차를 거쳐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1∼7급에 해당하는 상이등급을 판정받아야 한다(국가유공자법 제6조, 제6조의3, 제6조의4,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10조, 제14조). 그리고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이명 관련 국가유공자의 상이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역 군인이 이명을 이유로 국가유공자(공상군경)가 되기 위해서는 이명에 대해 공상 인정을 받은 후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고, 국가보훈처장은 이러한 신체검사를 거쳐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이명 및 최소한 한쪽 귀에 공기전도 50dB 이상의 난청의 존재)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상이등급 판정(7급 또는 등급기준 미달)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국가보훈처장에 의한 상이등급 판정이라는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은 상이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을 정한 데 불과하여 위 기준에 따른 신체검사와 그 결과에 따른 국가보훈처장의 상이등급

미달처분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매개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만으로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의 결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집행행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라는 전형적인 불복방법이 존재하고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도 그 근거규범의 위헌 위법 여부에 따른 권리구제가 충분히 가능하므로 직접성 요건의 예외를 인정할 여지도 없다(헌재 2008. 10. 30. 2007헌마1281 결정 중 재판관 조대현, 이동흡의 반대의견; 헌재 2008. 12. 26. 2006헌마1192 결정 중 재판관 조대현, 이동흡의 반대의견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 중 이 사건 별표 중 이명 기준 부분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부분은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2012. 5. 31.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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