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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배임수재·뇌물공여·배임증재·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제3자뇌물취득·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미간행]

판시사항

[1] 배임수증재죄에서 ‘부정한 청탁’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 에 의하여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임·직원이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뇌물죄의 주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 타인을 위하여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자가 공사업자 등과 공모하여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그 중 일부를 되돌려받는 행위가 횡령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4] 회사의 대표이사가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없이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한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적극)

[5] 횡령한 재물을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는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변상·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1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한로외 1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인들에 대한 배임수증재의 점

형법 제357조 에 규정된 배임수재죄 또는 배임증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이에 관련되어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종류·액수 및 형식, 재산상 이익 제공의 방법과 태양,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9602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를 이용한 주택건설사업을 둘러싸고 토지의 소유자 겸 매도인인 공소외 1 재단법인, 토지 지상의 무허가건물 소유자 등으로 이루어진 재개발추진위원회, 토지의 매수인 겸 주택건설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 등 다수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있는 상태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4가 공소외 1 재단법인의 이사장인 피고인 2, 이사인 피고인 5, 6, 7,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의장인 피고인 1을 상대로, 그 판시와 같이 “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반면에 공소외 1 재단법인 또는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이해관계와는 상충될 수도 있는 내용의 청탁”을 하면서 각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어 원심은 위와 같은 관련자들의 이해관계,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및 임무의 성질, 청탁의 내용, 수수된 금품의 규모, 금품의 제공방법 및 태양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금품의 수수와 관련한 청탁은 금품을 주는 쪽이나 금품을 받는 쪽의 어느 입장에서 보더라도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부정한 청탁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의 인정에 있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위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인 3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의 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정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일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추어 법령에 의한 등록을 마친 후에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등으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선정되기 전이라도, 그 임·직원은 같은 법 제84조 에 의하여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2591 판결 참조). 한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뇌물죄의 주체에 관한 요건인 “ 형법 제129조 · 제130조 또는 제132조 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에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공무원 또는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가지는 경우도 포함되고 (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1046 판결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8864 판결 등 참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에 해당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간부직원에 한정하여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의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3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의 대표이사로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그 판시와 같이 1억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이유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129조 제1항 에 의하여 가중처벌을 하였다.

앞서 본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 2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타인을 위하여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자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하기로 공사업자 등과 사전에 약정하고 그에 따라 과다지급된 공사대금 중의 일부를 공사업자로부터 되돌려받는 행위는 그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5도711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가 공사업체의 직원인 공소외 3과 사이에 공사대금의 과다계상 및 반환에 관한 사전약정을 하고 그에 따라 그 판시와 같이 공사대금의 일부를 되돌려 받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공소외 1 재단법인의 자금을 횡령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없다. 나아가 원심의 판결이유를 앞서 본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횡령죄와 배임수재죄의 구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인 4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등 참조). 한편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으며 (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4도5167 판결 등 참조), 그와 같이 사후에 변상하거나 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의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피고인 4의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의 지위, 자금의 인출과정 및 인출된 자금의 사용처, 허위용역계약서 등을 이용한 대출금의 인출행태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 4가 처음부터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이를 횡령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그 판시와 같은 인출금액 전부를 횡령액으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원심의 판결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앞서 본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횡령 범의 혹은 횡령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기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 1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나머지 상고이유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하거나,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여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주심) 민일영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0.2.12.선고 2009노2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