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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7도18807 판결

[재물손괴·업무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 중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의 의미 및 일시적으로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갑이 홍보를 위해 광고판(홍보용 배너와 거치대)을 1층 로비에 설치해 두었는데, 피고인이 을에게 지시하여 을이 위 광고판을 그 장소에서 제거하여 컨테이너로 된 창고로 옮겨 놓아 갑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사안에서, 비록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을 초래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겼더라도 위 광고판은 본래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되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재물손괴죄에서의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재물손괴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66조 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고,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 ( 대법원 1971. 11. 23. 선고 71도1576 판결 ,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도3369 판결 등 참조).

2.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 아카데미’를 홍보하기 위해 공소사실 기재 장소에 이 사건 각 광고판(홍보용 배너와 거치대)을 세워 두었던 사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인에게 이 사건 각 광고판을 치우라고 지시하고, 공소외인은 위 각 광고판을 컨테이너로 된 창고로 옮겨 놓아 피해자가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공소외인이 이 사건 각 광고판을 창고에 넣고 문을 잠가 버렸고, 돌려 달라고 해도 돌려주지 않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하였고, 공소외인은 경찰에서 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3. 위와 같이 피해자가 홍보를 위해 설치한 이 사건 각 광고판을 그 장소에서 제거하여 컨테이너로 된 창고로 옮겼다면, 비록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을 초래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겼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광고판은 그 본래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에서의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광고판에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을 초래하지 않은 채 이를 그대로 컨테이너로 옮기게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광고판의 효용을 침해하여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재물손괴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재물손괴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타당하다.

5. 파기의 범위

이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는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