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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9. 28. 선고 89누6396 판결

[출판금지처분무효확인][집38(3)특,161;공1990.11.15.(884),2187]

판시사항

가. 문화부장관이 납·월북작가들의 작품일반에 대한 출판 및 판매금지 처분을 하였다는 전제하에 그 처분의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의 청구취지에서 그 작품명을 일일이 적시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나. 납·월북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문화부장관의 출판 및 판매금지 처분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에서 납·월북작가들 또는 그 상속인들로부터 저작재산권의 양수 또는 저작물이용 허락을 받거나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아니한 자의 원고적격 유무(소극)

판결요지

가. 원고가 청구취지로서 문화부장관인 피고가 납·월북작가들의 6.25 이후, 해방이후, 해방전후의 작품일반에 대하여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을 하였다는 전제하에 그 처분의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고 있다면, 그 소장의 목록에 납. 월북작가들의 작품명이 일일이 적시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하여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행정처분의 부존재확인소송은 행정처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여기에서의 법률상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되는 것인데,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 배포, 발행함에 필요한 요건과 저작재산권의 존속기간을 규정한 저작권법 제36조 제1항 , 제41조 , 제42조 , 제47조 제1항 의 효력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 에 의하여 여전히 대한민국의 주권범위내에 있는 북한지역에도 미치는 것이므로 6.25 사변 전후에 납북되거나 월북한 문인들이 저작한 작품들을 발행하려면, 아직 그 저작재산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만큼, 동인들이나 그 상속인들로부터 저작재산권의 양수 또는 저작물이용 허락을 받거나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는 위 작품들의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 수 없고, 헌법상 국민에게 부여된 출판의 자유로부터도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지위가 부여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김마리아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인제

피고, 피상고인

문화부장관 소송대리인 동양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최광률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소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로서 그 무효 내지 부존재의 확인을 구하는 피고의 소장 별지목록 기재 납. 월북작가들의 작품들에 대한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을 소장의 별지목록 중 작품명이 기재된 부분과 작품명이 기재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한 처분으로 구분하여 작품명이 기재되지 아니한 납. 월북작가들의 6.25.이후, 해방 이후, 해방전후의 작품들에 대한 처분의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청구에 관하여는 처분의 대상인 작품들의 작품명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그 청구에 관한 취지가 특정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소는 부적법하고, 작품명이 기재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그 처분의 존재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하여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소장 및 일건기록을 검토하여 보면, 원고는 청구취지로서 피고가 1954년 일자불상경 소장 제1,2,3목록으로 구분되는 납·월북작가들의 6.25이후, 해방이후, 해방전후의 작품일반에 대하여,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을 하였다는 전제하에 그 처분의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소장의 목록에 납·월북작가들의 작품명이 일일이 적시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하여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그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행정처분은 소장 목록기재 작가들의 각 6.25이후, 해방이후, 해방전후의 작품일반에 대한 피고의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임을 전제로 하여 사건을 심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아무런 근거없이 청구취지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판단함으로써 그 청구취지의 내용을 잘못 이해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의 청구취지를 피고가 1954년 일자불상경에 행한 납·월북작가들의 작품일반에 대한 출판 및 판매금지처분의 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하여 소의 적법여부 및 그 당부를 살펴보기로 하는바, 먼저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행정소송에 있어서의 행정처분의 존재는 그 존재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할 것인데, 원고가 제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주장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처분이 존재함을 전제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소는 소송요건의 흠결로서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다음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행정처분의 부존재확인소송은 행정처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여기에서의 법률상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저작권법의 규정들( 제36조 제1 , 제41조 , 제42조 , 제47조 제1항 )에 의하면 저작자의 저작물을 복제, 배포, 발행하고자 하는 자는 저작자로부터 저작재산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양수하거나 그의 저작물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어도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거소를 알 수 없어 그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문화부장관( 정부조직법 1989.12.30. 법률 제4183호 부칙 제6조)의 승인을 얻고 문화부장관이 소정의 보상금기준에 의하여 정한 보상금을 공탁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며, 이러한 저작재산권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 후 50년간 존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법규정의 효력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 에 의하여 여전히 대한민국의 주권범위내에 있는 북한지역에도 미치는 것이다. 원심판결 목록기재 저작자들은 모두 6.25 사변 전후에 납북되거나 월북한 문인들로서,그들이 저작한 위 목록기재 작품들을 발행하려면 아직 그 저작재산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만큼, 동인들이나 그 상속인들로부터 저작재산권의 양수 또는 저작물이용허락을 받거나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얻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법률상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고, 헌법상 국민에게 부여된 출판의 자유로부터도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지위가 부여된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청구에 관한 소 역시 원고적격이 없어 부적법하다 할 것이고, 이 점은 원심이원심판결 제2목록 기재 작품들에 대한 예비적 청구의 판단에서 적절히 판시한 대로이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청구 및 예비적청구인 이 사건무효 내지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청구에 관한 소는 모두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바 되지 못하므로 결국 상고논지는 모두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9.8.25.선고 88구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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