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공2011하,2167]
[1] 사인(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 등에게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피해자의 병실로 찾아가 그의 모(모) 갑과 대화하던 중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갑이 갑의 이웃 을과 나눈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 등을 기초로 작성된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명예훼손죄 구성요건 중 ‘공연성’의 의미
[4]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 등에게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피해자의 병실로 찾아가 그의 모(모) 갑과 대화하던 중 갑의 이웃 을 및 피고인의 일행 병 등이 있는 자리에서 “학교에 알아보니 피해자에게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허위사실을 말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발언에 공연성이 있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1] 수사기관 아닌 사인(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 , 제312조 규정 이외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으므로, 피고인이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첫째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둘째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2]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 등에게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피해자의 병실로 찾아가 그의 모(모) 갑과 대화하던 중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녹취록은 갑이 갑의 이웃 을과 나눈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 등을 기초로 작성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의 진술서에 준하여 피고인의 동의가 있거나 원진술자의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데, 피고인이 녹취록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갑이 원심 법정에서 “을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말을 다 들었다. 그래서 지금 녹취도 해왔다.”고 진술하였을 뿐, 검사가 녹취록 작성의 토대가 된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 녹음테이프 등을 증거로 제출하지 아니하고, 원진술자인 갑과 을의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자신들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지도 아니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녹취록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요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위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
[4]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 등에게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피해자의 병실로 찾아가 그의 모(모) 갑과 대화하던 중 갑의 이웃 을 및 피고인의 일행 병 등이 있는 자리에서 “학교에 알아보니 피해자에게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허위사실을 말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병과 함께 피해자의 병문안을 가서 피고인·갑·을·병 4명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에 대한 폭행사건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던 중 위 발언을 한 것이라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고, 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관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공연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사소송법 제307조 , 제311조 , 제312조 , 제313조 제1항 , 제318조 [2] 형법 제307조 제2항 , 형사소송법 제307조 , 제313조 , 제318조 [3] 형법 제307조 [4] 형법 제307조 제2항
[1]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도3169 판결 (공1999상, 697)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도6323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14525 판결 (공2010상, 778) [3] 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891 판결 (공1984, 641) 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도49 판결 (공1984, 859)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도1467 판결 (공1990, 1200)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공1998하, 2476)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579 판결 (공2000상, 747)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도4407 판결
피고인
피고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서의 기재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 증인 공소외 1, 2의 각 진술, 녹취록의 기재 등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 공소외 3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피해자 공소외 4의 병실로 찾아가 그의 어머니인 공소외 1에게 ‘아프다는 애가 왜 게임을 하느냐, 학교에 알아보니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들은 사람은 공소외 2 한 사람에 불과하였으나, 공소외 2는 단지 공소외 1과 같은 건물의 다른 점포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에 불과하여 피고인과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는 사이가 아니어서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전파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이 문제가 되어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이미 위 건물의 다른 점포주들 사이에 전파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하여 볼 때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할 당시에 이미 공소외 2를 통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고, 피고인도 그 가능성을 인식하였음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도 충족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녹취록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 , 제312조 규정 이외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첫째,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둘째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도632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위 녹취록은 사인(사인)인 공소외 1이 피고인이 아닌 공소외 2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 등을 기초로 작성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의 진술서에 준하여 피고인의 동의가 있거나 원진술자의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데, 피고인이 위 녹취록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공소외 1이 원심 법정에서 “ 공소외 2가 사건 당시 피고인의 말을 다 들었다. 그래서 지금 녹취도 해왔다.”고 진술하였을 뿐, 검사는 위 녹취록 작성의 토대가 된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 녹음테이프 등을 증거로 제출하지 아니하고, 원진술자인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자신들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위 녹취록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요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위 녹취록의 기재는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나. 명예훼손의 범의에 대하여
그 밖에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공소외 2의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는 것에 불과하고, 공소외 2는 공소외 1과 가까운 사이로서 검찰 측 증인임에도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위와 같이 진술한 점, 피고인과 함께 병실을 방문한 공소외 5는 제1심 법정에서 ‘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공소외 4가 정신과적인 문제도 발생하였다고 말하자, 피고인이 과거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가해학생의 보호자로서 합의를 위해 찾아간 자리였기 때문에 큰소리를 칠 입장이 전혀 아니었다. 공소외 1에게 아이들의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공소외 4는 2007년에 학교 친구와 잘 교류하지 못하는 문제로 대전 선병원 정신과 외래에서 심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 점, 그 밖에 기록상 나타난 피고인과 공소외 5가 병실을 방문한 동기, 당시의 대화 분위기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병실에 들어와서 느닷없이 “학교에 알아보니 공소외 4에게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는 말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4에게 정신과적인 문제까지 발생했다는 말을 듣자 공소외 4가 과거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지 않느냐고 물어봄으로써 그 증상이 가해학생의 폭행으로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있었던 증상인지에 관하여 확인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명예훼손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공연성에 대하여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을 결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891 판결 ,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57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현장에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어머니인 공소외 1 이외에 공소외 2와 공소외 5가 있었을 뿐인데, 공소외 2는 공소외 1과 같은 건물에 나란히 있는 점포에서 영업을 하면서 5~6년간 알고 지내는 사이로서 공소외 1의 아들이 입원한 사실을 알고 병문안을 갈 정도로 가까운 관계이고,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4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였지만 들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할 사람도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위 건물에는 공소외 1과 공소외 2의 점포밖에 없어 원심의 인정과 같이 위 건물의 다른 점포주들에게 전파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공소외 2에 의해 피고인의 발언이 전파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공소외 5는 피고인과 같은 가해학생의 부모로서 공소외 1과 합의 여부 등에 관하여 대화를 하기 위해 찾아간 사람인데, ‘피고인이 공소외 4에게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 과거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뿐이다. 아이들의 선처를 부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5가 ‘ 공소외 4에게 원래 정신병이 있었다’는 말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기록상 공소외 5에 의해 위와 같은 말이 전파되었다고 볼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공소외 5와 함께 공소외 4의 병문안을 가서, 피고인· 공소외 5· 공소외 1· 공소외 2 등 4명이 있는 자리에서 공소외 4에 대한 폭행사건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던 중 발언을 한 것이라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고, 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관계 등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공연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명예훼손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이 녹취록의 증거능력, 명예훼손죄의 범의,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공연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