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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5. 25. 선고 2005헌마729 결정문 [재판취소 등]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05헌마729 재판취소 등

청구인

권 ○ 섭

대리인 변호사 이 정 일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헌법재판소법 제39조제68조 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한 각 심판청구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사건의 피고인인바, 위 사건의 재판장에 대한 기피신청(2005초기838)을 하고 그 신청이 기각되자 서울고등법원에 즉시 항고(2005로8)하였으나 역시 기각되자 다시 대법원에 재항고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에 형사소송법 제295조와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호 사건의 재판에서 검사가 채택하지 않겠다고 한 증거를 재판장이 채택하고자 한 행위는 헌법에 위반된다며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 2005헌바57 )을 청구하였으나 2005. 7. 26. 각하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05. 8. 3.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사건의 재판과 그 재판에서 재판장의 증거채택행위, 형사소송법 중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제295조, 재항고 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제415조, 판단누락을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않은 제420조, 헌법재판소법 중 일사부재리를 규정한 제39조, 헌법소원을 권리구제형과 위헌심사형으로 나누어 규정한 제68조,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 제68조 제1항 등이 모두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 재판의 취소와 위 법률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1)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사건의 재판 및 그 재판에서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를 법관이 채택하고자 한 행위’, (2)형사소송법(1987. 11. 28. 법률 제3955호로 개정된 것) 제295조, (3)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415조, (4)형사소송법 제420조,(5)헌법재판소법 제39조, (6)헌법소원을 권리구제형과 위헌심사형으로 나누어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7)제68조 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의 위헌 여부이며 해당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95조(증거신청에 대한 결정) 법원은 제294조 및 제294조의2의 증거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하며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제415조(재항고)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제420조(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1 내지 7호 생략

제39조(일사부재리) 헌법재판소는 이미 심판을 거친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

제68조(청구사유) ①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

②제4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당사자는 당해 사건의 소송절차에서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다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신청할 수 없다.

(2) 한편 청구인은 헌법소원심판청구보충서에서 “헌법재판소가 본 헌법재판에서의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고자 하는 경우 본 사건에 대한 담당부를 기피한다.”는 청구취지를 추가하였으나, 위와 같은 가정적인 형태의 청구취지는 허용되지 아니하며 기피신청은 별도의 신청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어서 이 부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헌법은 재판명령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재판명령권은 국민이 판결의 취소를 위해 다른 법원 또는 상급법원에 대해 다시 재판할 것을 명할 수 있는 권리이다. 재판명령권의 보장을 위해서는 재판 실비용을 재판수수료로 징수하는 것 이상의 어떠한 제한도 없어야 하는데, 헌법재판소법 제39조,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형사소송법 제415조, 제420조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상소나 재심의 기회를 제한하여 국민의 재판명령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나.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당사자의 다툼으로부터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하

고 직권으로 어느 한 당사자의 편을 드는 것은 그 반대 당사자의 재판명령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사건의 재판에서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를 재판장이 채택하고자 한 행위는 법원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며 위 재판은 취소되어야 한다.

다. 헌법소원은 권리다툼형만 있을 뿐임에도 헌법재판소법 제68조가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도 규정하고 있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3. 판단

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합326 사건의 재판 및 그 재판에서 ‘검사가 채택하지 아니하겠다고 한 증거를 법관이 채택하고자 한 행위’에 대한 청구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이 원칙이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며(헌재 1997. 12. 24. 96헌마172 등, 판례집 9-2, 842, 861-862; 헌재 2001. 2. 22. 99헌마461 등, 판례집 13-1, 328, 342 등)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법원의 재판”이란 종국판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소송절차의 파생적·부수적 사항에 대한 법원의 공권적 판단을 모두 포함하므로 재판장의 증거채택 결정 역시 법원의 재판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구하는 심판의 대상은 모두 법원의 재판이면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형사소송법 제295조에 대한 청구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조항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법률조항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 청구인에 대해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하는 경우이어야 한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 판례집 4, 813, 823; 헌재 2000. 6. 29. 2000헌마325 , 판례집 12-1, 963, 969 등).

형사소송법 제295조는 법원으로 하여금 증거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도록 하는 한편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청구인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 법원이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결정 또는 청구인에게 불리한 증거를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하는 결정과 같은 법원의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있기 전에는, 위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직접 어떠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295조는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대한 청구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법률조항으로 인해 현재, 직접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 받고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청구인은 형사소송법 제415조가 재항고 사유를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의 경우로 제한하고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대법원에 재항고하고자 하는 사건에서 재항고 사유가 무엇이며, 형사소송법 제415조가 규정하고 있는 재항고 사유 이외에 어떠한 사유를 규정하지 않은 것이 청구인의 재항고를 제한하고 있는지에 대해, 청구인은 아무런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며 달리 형사소송법 제415조로 인해 청구인의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유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415조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

라. 형사소송법 제420조에 대한 청구

청구인은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판단누락을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된

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해 판단누락을 이유로 재심을 청구하고자 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청구인은 피고인으로서 현재 소송계속 중에 있고 확정되지 않은 형사재판의 취소를 구하고 있을 뿐 자신에 대한 확정된 유죄판결 및 그에 대한 재심 청구에 관해서는 아무런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며 달리 위형사소송법 제420조로 인해 청구인의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유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

마. 헌법재판소법 제68조에 대한 청구

청구인은 헌법소원이 권리구제형만 인정되어야 함에도 헌법재판소법 제68조가 위헌심사형 헌법소원도 규정하여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직권주의로 갈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은 구체적인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가 그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법원에 신청하였음에도 법원이 이를 각하하거나 기각한 경우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문제된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규정한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어떠한 제한을 가하는 법률조항이 아님이 명백하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가 권리구제형과 위헌심사형으로 헌법소원을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 것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항이라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하다.

바.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대한 청구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대하여 2005. 12. 22. 합헌결정(2005헌마330)

을 선고한 바 있다.

이 사건에서도 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39조헌법에 위반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장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한 청구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하여 이미, ‘법원의 재판’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헌재 1997. 12. 24. 96헌마172 등, 판례집 9-2, 842, 862)을 선고한 바 있다.

이러한 입장은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며 이 사건에서도 위 한정위헌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 청구 중 헌법재판소법 제39조,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은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6. 5. 25.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김효종

주심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주선회

재판관 전효숙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