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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의정부지방법원 2017. 5. 16. 선고 2016구합9867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티피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호산 담당변호사 김옥선 외 1인)

피고

의정부세무서장

변론종결

2017. 3. 21.

주문

1. 피고가 2015. 10. 2. 원고에 대하여 한 2014년 1기분 부가가치세 457,660,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등

가. 주식회사 포스콘(2010. 1. 26. 주식회사 포스코아이씨티에 흡수합병됨, 이하 ‘포스코아이씨티’라고 한다)은 2009. 5. 31. 경기씨이에스 주식회사(2014. 4. 30. 원고로 상호 변경됨, 이하 ‘원고’라고 한다)에 ‘경기양주 구역형 집단에너지사업’과 관련하여 공급가액 4,670,000,000원, 부가가치세 467,000,000원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나. 원고는 포스코아이씨티에 위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던 중 자금난을 이유로 2012. 7. 10. 의정부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으로부터 2012. 8. 2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4. 2. 18.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 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2012회합16호 , 이하 위와 같이 인가된 회생계획을 ‘이 사건 회생계획’이라고 한다).

다. 이 사건 회생계획은 회생채권 상거래채무의 권리변경과 변제방법에 관하여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2%는 현금변제, 98%는 기명식 보통주식으로 출자전환(1주의 액면가액 5,000원, 1주당 발행가액 5,000원, 출자전환으로 인하여 감소하는 채무액 29,909,134,979원)하고, 출자전환은 신규로 발행하는 주식의 효력 발생일에 당해 회생채권의 변제에 갈음한다. 출자전환에 따라 발행된 주식 전부에 대하여 무상 감자하고, 감자에 따른 자본 감소의 효력은 신주 발행의 효력 발생일의 익영업일에 발생한다. 개시 후 이자는 면제한다.”라고 정하였다.

라. 이 사건 회생계획에 따라 포스코아이씨티의 원고에 대한 회생채권 5,137,000,000원은 현금변제액 102,74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액 5,034,260,000원(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이 1,006,852주로 출자전환되었고, 위 주식은 모두 무상 감자를 통하여 소각되었다.

마. 포스코아이씨티는 위 회생채권 전액에 대하여 대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2014. 7. 23. 포항세무서장에게 2014년 1기분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였으나, 포항세무서장은 그 중 현금변제액을 제외한 나머지 출자전환된 채권의 장부가액 5,034,260,000원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하여 평가한 주식의 시가 0원의 차액(이하 ‘이 사건 차액’이라고 한다)에 대하여만 대손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고 대손세액 457,660,000원(= 5,034,260,000원 × 10/110)을 공제하여 주었다.

바. 포항세무서장이 피고에게 위 대손세액공제자료를 통보함에 따라 피고는 포스코아이씨티가 공제받은 대손세액 상당을 원고의 매입세액에서 차감하여 2015. 10. 2. 원고에게 2014년 1기분 부가가치세 457,660,000원을 경정·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6. 7. 14.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채권은 출자전환에 의한 변제 또는 상계로 인하여 전액 소멸되었으므로, 이 사건 차액 부분을 대손세액 공제의 대상이 되는 대손금액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포스코아이씨티가 공제받은 대손세액 상당을 원고의 매입세액에서 차감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의 주장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회생채권이 주식으로 출자전환된 경우 채권의 장부가액과 주식의 시가의 차액은 회생계획인가결정 또는 법원의 면책결정에 따라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으로서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대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나. 판단

1)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 본문은 “사업자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외상매출금이나 그 밖의 매출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공급을 받은 자의 파산·강제집행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대손되어 회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손금액에 110분의 10을 곱한 금액을 대손세액으로 하여 그 대손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의 매출세액에서 뺄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은 “ 법 제45조 제1항 본문에서 ‘파산·강제집행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소득세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에 따라 대손금으로 인정되는 사유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5호 는 대손금으로 인정되는 사유 중 하나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계획인가의 결정 또는 법원의 면책결정에 따라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을 들고 있다.

그리고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3항 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은 사업자가 대손세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8조 에 따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은 경우로서 그 사업자가 폐업하기 전에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가 제1항 에 따른 대손세액공제를 받은 경우에는 그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은 사업자는 관련 대손세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손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에 자신의 매입세액에서 뺀다. 다만, 그 공급을 받은 사업자가 대손세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지 아니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업자의 관할 세무서장이 빼야 할 매입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경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든 각 증거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차액 부분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 또는 법원의 면책결정에 따라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 에 따른 대손세액 공제의 대상이 되는 대손금액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포스코아이씨티의 매출세액에서 이 사건 차액 부분에 대한 대손세액 457,660,000원을 공제한 것을 전제로 하여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3항 에 따라 원고의 2014년 1기분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에서 이를 차감하는 것으로 경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252조 제1항 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의 권리는 회생계획에 따라 변경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에 따라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가 그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실체적으로 변경되는 효력이 있음을 규정한 것이므로,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으면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는 회생계획의 조항에 따라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면제효과가 생기고 기한유예의 정함이 있으면 그에 따라 채무의 기한이 연장되며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을 출자전환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는 인가결정시 또는 회생계획에서 정하는 시점에서 소멸한다(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20964 판결 ,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1다6407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생계획에서 신주발행 방식의 출자전환으로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경우에 출자전환으로 인하여 소멸되는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의 가액에 관한 정함이 있으면 그에 따라 신주발행의 효력발생일에 그 가액 상당의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이 소멸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채무자회생법 제206조 제1항 제4호 는 주식회사인 채무자가 회생채권 등에 대하여 신주발행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하는 때에 회생계획에서 정해야 하는 사항 중 하나로 ‘신주의 발행으로 감소하게 되는 부채액’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 역시 회생계획에서 출자전환을 정하고 있는 경우 회생채권자가 신주를 발행받으면 이와 동시에 출자전환되는 부채액 전체, 즉 출자전환되는 회생채권의 장부가액 전체가 소멸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2항 은 자산의 취득가액에 관하여 채무의 출자전환에 따라 취득한 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 당시의 시가에 의하되,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된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받은 법인이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경우에는 출자전환된 ‘채권의 장부가액’으로 하도록 규정하여 출자전환 시점에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④ 회생계획에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 중 일정비율을 출자전환하여 변제에 갈음하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부인하여 실제로는 주식의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만이 변제된 것이고 나머지는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회생채무자 내지 회생채무자의 인수인(티씨에스씨 주식회사는 경기씨이에스에 대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4. 1. 23. M&A를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014. 4. 30.경 경기씨이에스를 인수하였다)은 회생계획에서 예측하지 못한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바, 이는 회생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채무자회생제도( 채무자회생법 제1조 )의 취지에 반한다. 더구나 포스코아이씨티의 회생채권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한 전체 채권자들의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 중 출자전환을 통하여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채권의 액수가 상당하므로, 회생채권자 등의 대손세액 공제가 증가함에 따라 원고의 매입세액 공제가 부인됨으로써 그로 인한 조세채무의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사실상 원고의 회생을 어렵게 만드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⑤ 이 사건 회생계획은 출자전환을 통하여 회생채권의 변제에 갈음하는 경우와 회생채권을 면제하는 경우를 구분하고 있고, 회생채권자들은 이에 대하여 동의 또는 불복 여부를 결정하였을 것이므로, 회생계획에 따라 이 사건 채권 전부가 변제된 것으로 보더라도 회생채권자들에게 크게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차액 부분을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으로 보게 되면, 회생채권자들이 회생계획에서 미처 예상하지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되어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

⑥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하여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521 판결 등 참조).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5호 는 대손금으로 인정되는 사유 중 하나로 ‘채무자회생법에 따른 회생계획인가의 결정 또는 법원의 면책결정에 따라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채권’을 들고 있는바, 이 사건 채권은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출자전환되었다가 무상 감자를 통하여 소각되었을 뿐 위 인가결정에서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바 없으므로 문언의 해석상 대손금으로 인정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⑦ 출자전환되는 채무 중 주식의 시가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채무를 면제받는 것과 동일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상법 제421조 , 제423조 등에 의하면, 신주발행의 경우 신주인수인은 납입기일에 그 인수한 주식에 대한 인수가액의 전액을 납입할 의무가 있고, 만약 신주인수인이 납입기일에 납입 또는 현물출자의 이행을 하지 아니하면 그 권리를 잃으며, 신주발행의 효력은 발행예정주식 중 납입기일에 납입이 이루어진 주식에 한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신주발행의 법률관계에 비추어 보면, 채무의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출자전환되는 채무 전부가 주식에 대한 인수가액으로 납입된 것으로 인정되어야만 발행예정주식 전부에 대하여 신주발행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효과를 이유로 출자전환되는 채무 중 발행주식의 시가 초과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주식에 대한 납입금으로서의 실질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2. 11. 22. 선고 2010두1756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의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도 장부상의 주식가액 전부에 대하여 채무소멸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위와 같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효과만을 들어 출자전환되는 채무 중 주식의 시가를 초과하는 부분이 변제로 인하여 소멸되는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세법규에 대한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⑧ 납세의무자로서는 조세법률주의의 토대 위에서 조세의 부담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거래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것이 가장행위나 위법한 거래로 평가되지 않는 한 납세의무자의 권리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불확정개념인 실질과세의 원칙을 내세워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형식을 함부로 부인하고 법 문언에 표현된 과세요건의 일반적 의미를 일탈하여 그 적용범위를 넓히게 되면 조세법률주의가 형해화되어 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무너지게 된다. 비록 출자전환된 주식이 무상 감자를 통해 소각되어 채무를 면제받는 것과 동일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 사건 회생계획이 가장행위이거나 부당한 조세회피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회생채무자 등이 선택한 거래형식을 함부로 부인할 수는 없다(회생계획에 따라 출자전환이 이루어진 이후에 주식이 무상 감자를 통하여 소각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출자전환으로 인하여 채권의 장부가액이 모두 소멸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할 뿐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이효두(재판장) 박종환 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