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선의의 거래자로 인정할 수 없음[국승]
조심-2013-대전청-3562(2013.12.19)
이 사건의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선의의 거래자로 인정할 수 없음
공급주체가 세금계산서 발행명의자와 다른 세금계산서도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며 유통경로 등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고 공급자의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실제 공급자의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보기 어려움
청주지방법원
○○○
○○세무서장
2014. 7. 10.
2014. 7. 24.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3. 7. 1. 원고에 대하여 한 2011년 제1기 귀속 부가가치세 81,215,020원 및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8,945,110원의 부과처분을 각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0. 1. 20.부터 ○○ ○○군 ○○읍 ○○에서 '△△주유소'라는 상호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주식회사 AA석유(이하 'AA석유'라 한다)로부터 아래와 같은 각 세금계산서(이하 '이 사건 세금계산서'라 한다)를 교부받고, 피고에게 2011년 제1기 부가가치세 신고 시 위 세금계산서상 공급가액을 매입세액으로 공제하였다.
<표 생략>
다. 이후 ○○세무서장은 AA석유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AA석유를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자료상으로 확정하고 피고에게 과세자료를 통보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13. 7. 1. 원고가 AA석유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허위의 세금계산서라는 이유로 해당 거래분에 대한 매입세액을 불공제하기로 하고 원고에 대하여 2011년 제1기 귀속 부가가치세 81,215,020원 및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8,945,110원을 경정.고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13. 8. 13. 조세심판원장에게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13. 12. 19. 위 심판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3,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사건처분의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AA석유로부터 이 사건 세금계산서 상당의 유류를 실제로 매입하고 AA석유 명의의 계좌로 유류대금을 송금하였으므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볼 수 없다.
2) 설령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 하더라도 원고는 AA석유를 운영하던 aaa로부터 소개를 받아 거래를 시작하였고, AA석유는 회사 본점 주소지에 설치한 대용량 유류탱크에 보관되어 있던 유류를 판매하였으며, 원고에게 공급한 유류는 AA석유의 차량으로 배달되었고, 거래 시 AA석유 명의의 거래명세서등을 확인하였으며, 원고는 AA석유 명의의 은행계좌로 유류대금을 송금하였는바, 원고는 유류의 실제공급자와 세금계산서의 공급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인지 여부
가)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부가가치세법'이라 한다) 제17조 제2항 제1호는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 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누617 판결 등 참조), 재화 등을 공급하는 거래가 실제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공급주체가 세금계산서 발행명의자와 다른 세금계산서도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
한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매입세액공제의 근거로 제출한 세금계산서가 실물거래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거나 세금계산서의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과세 관청에 의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되어, 그것이 실지매입인지 여부 또는 세금계산서의 기재 내용의 진위가 다투어지고, 납세의무자가 주장하는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자와의 거래가 허위임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된 경우에는,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자와 거래를 실제로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장부와 증빙 등 자료를 제시하기가 용이한 납세의무자가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두1439 판결등 참조). 또한 일반적으로 세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요건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권자에게 있다 할 것이나, 구체적인 소송과정에서 경험의 법칙에 비추어 과세요건사실이 추정되는 사실이 밝혀진 경우에는 납세의무자가 문제로 된 해당 사실이 경험의 법칙을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거나 해당 사건에서 그와 같은 경험의 법칙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 등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해당 과세처분이 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2002. 11. 13. 선고 2002두6392 판결,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두6383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유류를 실제로 공급받았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유류를 공급한 거래처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인 AA석유가 아닌 다른 공급자라면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가 되는 것이므로, 과연 원고에게 유류를 공급한 거래처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와 일치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4 내지 6, 8, 9,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AA석유의 대표이던 aaa는 주식회사 BBB의 대표이사인 bbb의 요청에 따라 AA석유 명의의 외환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bbb에게 통장과 인감도장 등을 교부하였고, bbb는 위 외환은행 계좌를 자신의 책임과 계산 하에 주도적으로 관리하여 온 점, ② 원고 등으로부터 AA석유 명의의 위 외환은행 계좌로 입금된 유류대금은 대부분 입금 직후 AA석유의 사업장 소재지로부터 거리가 먼 □□시에서 현금으로 출금되어 사용된 점, ③ aaa는 위 외환은행 계좌의 구체적인 거래내역에 대하여 알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출하전표나 운반내역 또는 회계장부 등 AA석유와 원고 사이의 유류거래와 관련된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전혀 보관하고 있지 않은 점, ④ 원고가 유류 공급업체로 주장하는 AA석유는 지하 유류저장탱크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나 소규모사업장으로 대형유조차들이 출입하기에는 사업장이 협소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정유사가 유류를 공급할 때 발행.교부하는 출하전표는 온도, 비중/그룹, 중량, 상.하차지, 출하일자, 출하량, 운송기사, 운송차량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어 공급된 유류가 원고의 주문내역과 일치하고,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거쳐 거래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자료임에도, 원고는 유류를 공급받으면서 AA석유로부터 위와 같은 출하전표를 교부받지 아니한 채 유류의 품목과 물량 등을 육안으로만 확인하여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3의 업체로부터 정품유류를 실제로 공급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세금계산서 기재 거래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실제로 유류를 공급한 것은 AA석유가 아닌 다른 제3자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수취한 공급자 AA석유 명의의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그 공급자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가 선의.무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세금계산서는 공급받는 자가 세금계산서의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입세액을 공제 내지 환급 받을 수 없으며, 공급받는 자가 위와 같은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점은 매입세액의 공제 내지 환급을 주장하는 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6695 판결 등 참조). 이때 세금계산서의 발행 및 교부 경위, 공급받은 재화 또는 용역의 규모 및 시세, 당해 재화 또는 용역이 공급된 구체적인 경로 및 당해 업계의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실제 공급자가 누구인지, 세금계산서의 명의상 공급자가 자료상은 아닌지에 관하여 수급자가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을 경우, 그 수급자가 명의상 공급자의 사업장 소재지나 사업시설 또는 공급받는 재화나 용역의 유통경로 등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고 공급자의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실제 공급자의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AA석유로부터 유류를 매입하면서 AA석유가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유류업계의 공급구조가 복잡하고 면세유 등을 이용한 무자료거래가 빈번하다는 사실이 사회문제화 되어 있으므로, 통상적인 주유소 운영자라면 유류공급업체가 실제 공급자인지 여부에 대하여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인바, 원고는 약 6년 간 주유소를 운영해 온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유류 공급의 정상적인 구조와 유통경로, 업계의 일반적인 거래형태나 방식 및 유류업계에 널리 퍼진 자료상 거래의 실태와 위험성 등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정유사가 유류를 공급할 때 발행. 교부하는 출하전표는 온도, 비중/그룹, 중량, 상.하차지, 출하일자, 출하량, 운송기사, 운송차량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어 공급된 유류가 주문내역과 일치하고,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거쳐 거래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자료임에도, 원고는 유류를 공급받으면서 AA석유로부터 위와 같은 출하전표를 교부받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해당 유류가 정상제품인지, 주문한 수량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단지 유류의 품목과 물량 등을 육안으로만 확인하여 온 점, ③ AA석유는 지하 유류저장탱크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나 소규모사업장으로 대형유조차들이 출입하기에는 사업장이 협소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는 거래상대방이 적법한 자격을 갖추고 실제로 매매계약에 따른 유류를 공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AA석유와 고액의 유류거래를 하면서도 AA석유 발행의 거래명세표만 확인하였다는 것일 뿐 거래기간 중 그 유류저장시설이나 사무실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거래의 실제 상대방이 AA석유가 아님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유류의 실제 공급자가 누구인지, 위 세금계산서의 명의상 공급자가 자료상은 아닌지에 관하여 의심을 품고 이를 조사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이를 조사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허위의 세금계산서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해당 거래분에 대한 매입세액을 불공제하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