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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다61470 판결

[손해배상(기)][공1999.8.1.(87),1467]

판시사항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서 정하는 '무기 사용'의 요건과 한계

[2] 경찰관이 신호위반을 이유로 한 정지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던 차량에 탑승한 동승자를 추격하던 중 수차례에 걸쳐 경고하고 공포탄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주하자 실탄을 발사하여 사망케 한 경우, 위 총기 사용 행위는 허용 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 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나, 형법이 정하는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에 해당할 때 또는 체포, 도주의 방지나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무기를 사용하여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이 명백하다.

[2] 경찰관이 신호위반을 이유로 한 정지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던 차량에 탑승한 동승자를 추격하던 중 몸에 지닌 각종 장비 때문에 거리가 점점 멀어져 추격이 힘들게 되자 수차례에 걸쳐 경고하고 공포탄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주하자 실탄을 발사하여 사망케 한 경우, 위 사망자가 아무런 흉기를 휴대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경찰관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등 거칠게 항거하지 않고 단지 계속하여 도주하였다면 그러한 상황은 형법에 규정된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 사망자가 경찰관의 정지명령에 응하지 아니하고 계속 도주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서 규정하는 범죄를 범하였거나 범하였다고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동료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함께 도주하던 다른 일행을 계속 추격하여 체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경찰관이 추격에 불필요한 장비를 일단 놓아둔 채 계속 추격을 하거나 공포탄을 다시 발사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위 사망자를 제압할 여지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경찰관이 그러한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실탄을 발사한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 정해진 총기 사용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라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 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나, 형법이 정하는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에 해당할 때 또는 체포, 도주의 방지나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무기를 사용하여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이 명백하다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5896 판결, 1993. 7. 27. 선고 93다9163 판결, 1991. 9. 10. 선고 91다199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소외 망 소외 1이 1996. 11. 21. 07:05경 소외 소외 2, 소외 3, 소외 4와 함께, 소외 2가 운전하는 소나타승용차를 타고 인천 남부경찰서 정문 앞길을 진행하던 중 교통신호를 위반하여, 그 곳에 대기 중인 교통경찰관 이창복이 신호위반 범칙금납부고지서를 발부하기 위하여 정지명령을 하였으나, 소외 2는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도주하기 시작하였고, ② 이창복이 운전하는 순찰차가 비상등을 켜고 위 승용차를 추격하였으나 위 승용차는 수차례 신호를 위반하고,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도주를 계속하였고, 이 때 그 부근에서 순찰근무 중이던 인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소외 5, 홍우표가 이창복으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고 그들도 또한 위 승용차를 함께 추격하였고, ③ 위 승용차는 약 3.5km 정도를 도주하다가 도림삼거리 부근에서 차량 정체로 정차하고 있던 인천 30거1055호 승용차를 들이받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망 소외 1과 소외 2가 차에서 뛰어내려 도로 옆에 있는 약 2m 높이의 야산진입로를 뛰어올라 인천 남동구 도림동 산 62 야산 배밭으로 도주하기 시작하였고, 소외 5와 홍우표는 계속하여 추격하였고, ④ 망 소외 1과 소외 2가 약 30m 가량을 함께 도주하다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자, 홍우표는 소외 2를 맡고, 소외 5는 망 소외 1을 맡아 약 150m를 추격하였고, 소외 5가 정복에 각종 장비(기록에 의하면 무전기와 권총)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소외 1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추격이 힘들게 되자 "거기 서, 서지 않으면 총을 쏘겠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하늘을 향하여 공포탄 2발을 발사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1이 약 25m 거리를 두고 계속 도주하자 07:45경 "서지 않으면 실탄을 쏘겠다."고 경고한 후, 소외 1의 좌측 대퇴부를 향하여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격발하여, 소외 1이 좌측 대퇴부에 관통상을 입고 쓰러졌으며, ⑤ 이무렵 소외 2은 홍우표에게 체포되었고, 이창복, 소외 5, 홍우표, 조원곤은 소외 1과 소외 2를 경찰차에 태우고, 인천 소재 길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소외 1은 다음날 08:40경 좌측 대퇴부 관통상, 대퇴동맥파열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 무산소성 뇌손상, 범발성 혈관 내 혈액응고장애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후, 그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이 아무런 흉기를 휴대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경찰관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등 거칠게 항거하지 아니하고, 단지 계속하여 도주한 위와 같은 상황은 형법에 규정된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소외 1이 경찰관의 정지명령에 응하지 아니하고 계속 도주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서 규정하는 범죄를 범하였거나, 범하였다고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홍우표가 총기를 사용하지 아니하고도 소외 2을 계속 추격하여 체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소외 5로서도 추격에 불필요한 장비를 일단 놓아둔 채 계속 추격을 하거나 공포탄을 다시 발사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소외 1을 제압할 여지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소외 5가 그러한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실탄을 발사한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 정하여진 총기 사용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라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에서 정한 경찰관 무기사용의 한계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10.30.선고 98나15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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