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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다10714 판결

[손해배상(산)][공1999.8.1.(87),1508]

판시사항

[1]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손해경감조치의무를 불이행하여 손해가 확대된 경우,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피해자의 손해경감조치의무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서 관례적이고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 피해자는 이를 용인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항소심판결 주문이 제1심판결 중 적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위자료) 부분은 항소를 기각하면서 소극적 재산상 손해 부분만 일부 취소하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제1심판결은 주문상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구분하여 각 손해액을 확정하지 않았고, 그 이유에서도 소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과 적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을 구분하여 확정하지 않은 경우, 항소심판결 주문의 적부(부적법)

판결요지

[1]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며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손해경감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이 그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민법 제763조, 제396조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참작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손해경감조치의무가 수술을 받아야 할 의무일 경우, 일반적으로 피해자는 그 수술이 위험 또는 중대하거나 결과가 불확실한 경우에까지 용인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겠으나, 그러하지 아니하고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 이를 용인할 의무가 있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항소심판결 주문이 제1심판결 중 적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소극적 재산상 손해 부분만 일부 취소하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제1심판결은 주문상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따로 구분하여 각 손해액을 확정하여 놓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이유에서도 소극적 재산상 손해와 적극적 재산상 손해를 합산한 다음 원고가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장해일시금을 공제하여 전체적인 재산상 손해를 산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과 적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을 구분해서 확정하여 놓지 않은 경우, 항소심판결에 의하여 유지된 적극적 재산상 손해액을 확정할 방도가 없게 되어 이에 대한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항소심판결의 주문은 판결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열)

피고,상고인

대한은박지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이 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를 채용하여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 당시 요천추 수핵증후군(제5요추 - 제1천추)으로 인한 운동장애의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아 있어, 압연공으로서의 노동능력을 27%, 도시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23% 정도 상실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위 노동능력상실비율에 따라 원고의 일실수입을 산정하면서, 원고가 위 장애부위에 대하여 수술을 받을 경우 그 상태가 호전되어 노동능력상실비율이 13% 정도로 낮아질 것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위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위 장애의 개선을 위하여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며 이 경우 환자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그 후유증이 약 13%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실이 인정되고,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며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손해경감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이 그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민법 제763조, 제396조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참작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손해경감조치의무가 수술을 받아야 할 의무일 경우, 일반적으로 피해자는 그 수술이 위험 또는 중대하거나 결과가 불확실한 경우에까지 용인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겠으나, 그러하지 아니하고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 이를 용인할 의무가 있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9. 25. 선고 91다45929 판결, 1996. 1. 23. 선고 95다4562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손해감경조치의무에 해당하는 위 장애부위의 수술이 위험 또는 중대하거나 결과가 불확실한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하여 본 다음, 위 수술이 후자의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고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술치료를 거부한다면 원고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손해감경조치의무 위반의 점을 참작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노동능력상실률에 의하여 원고의 일실수입을 산정하고 만 것은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아 사실을 잘못 인정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과실상계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에게도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고 그 정도가 10%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소극적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위 과실비율을 전혀 참작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 또한 이유 있다.

3. 위자료액 산정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 중 소극적 재산상 손해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적극적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 부분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이 부분에 대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면서도 그에 대한 이유는 전혀 설시하지 않고 있는바, 이는 이유불비의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노동능력상실률의 정도가 위자료액 산정에 있어서 중요한 참작사유가 되는 것임에 비추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상의 위법이 인정되는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의 위와 같은 이유불비의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같은 취지의 주장도 이유 있다.

4. 그리고 직권으로 살피건대, 판결의 주문은 그 내용이 특정되어야 하고 또 그 주문 자체에서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일실수입과 일실퇴직금을 산정한 다음 위와 같이 그 합산액인 금 72,236,264원에 대하여 과실상계는 물론 손익상계도 하지 않은 채 이를 피고가 배상할 원고의 소극적 손해액으로 인정하고, 그 판결주문에서 "원심판결의 원고에 대한 소극적 손해에 관한 부분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금 72,236,264원 및 이에 대한 1996. 6. 3.부터 1999. 1. 20.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고 함으로써 제1심판결 중 적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제1심판결은 주문상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따로 구분하여 각 손해액을 확정하여 놓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이유에서도 소극적 재산상 손해와 적극적 재산상 손해를 합산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장해일시금 2,432,450원을 공제하여 전체적인 재산상 손해를 산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과 적극적 재산상 손해배상액을 구분해서 확정하여 놓지 않고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의하여 유지된 이 사건 적극적 재산상 손해액을 확정할 방도가 없게 되어 이에 대한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원심판결의 주문은 판결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것이라 할 것이다.

5.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1999.1.20.선고 97나1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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