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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1. 24. 선고 95누1606 판결

[해임처분취소][공1996.1.15.(2),240]

판시사항

[2] 징계 정도의 재량권 일탈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3] 직무와 관련하여 금 2,000,000원을 수수한 구청 직원에 대한 해임처분이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제1항 의 취지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사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상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전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의 여부나 금품수수의 시기 등을 가릴 것 없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행위를 방지하여 공무원의 순결성과 직무행위 불가매수성을 보호하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적정성을 보장하려는 데 있다.

[2] 징계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넘는가의 여부는 그 성질상 징계의 사유가 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행정목적과 이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심사하여 판단한다.

[3] 직무와 관련하여 금 2,000,000원을 수수한 구청 직원에 대한 해임처분이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부산광역시 금정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1991. 10.경부터 부산직할시 금정구청에서 건축허가업무 등을 담당하던 중 1992. 9.경 업무상으로 그전부터 알고 지내던 소외 1으로부터 자신 소유의 개발제한구역 내의 건축물이 범어사 우회도로 개설공사로 철거되는데, 그 보상으로 이축이 가능하느냐는 문의를 받고 당연히 이축허가가 가능하니 도로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조속히 허가신청을 하라고 권유하였고, 이에 위 소외 1은 같은 달 24. 건축사사무실을 통하여 금정구청에 위 도로 개설공사로 철거될 부산 금정구 노포동 소재 대지 상의 소외 맹성식 소유의 가옥 1동, 헛간 1동(위 소외 1은 그전에 이를 위 맹성식으로부터 매수하여 사실상 소유하고 있었다)에 대한 건축(이축)허가신청을 하였으며, 원고는 실무담당자로서 그 업무를 처리하였는데, 그 민원은 적법절차를 거쳐 정상처리되어 위 소외 1의 신청대로 같은 해 10. 20. 금정구청장의 허가가 난 사실, 그런데 그 후 같은 해 12. 중순 20:00경 원고는 위 소외 1으로부터 차나 한잔하자는 연락을 받고 약속장소인 위 소외 1 경영의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소재 관광호텔 1층 그릴로 나갔다가 위 소외 1이 위 건축민원을 잘 처리해 주어 고맙다면서 연말도 되고 생활도 어려울 터이니 생계에 보태어 쓰라고 하면서 현금 2,000,000원을 건네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고 수령한 사실을 각 인정한 후, 원고가 자신이 담당하던 업무와 관련하여 민원인으로부터 그 명목이야 어떻든 간에 금전을 교부받은 행위는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제1항 의 청렴의무 및 제55조 의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원고가 취급한 건축허가건이 아무런 법적 하자 없이 정당하게 처리되고, 또 그 2개월 후에 금전수수가 이루어져 그것이 건축허가업무에 대한 대가로서만 지급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데다 원고는 1954년생으로서 1974. 2. 강원도 삼척공업고등전문학교 토목과를 졸업하고 병역을 필한 후 1982. 1. 18. 부산직할시 지방토목기원보로 임용된 이래 이 사건으로 해임되기까지 한번도 징계를 받음이 없이 부산직할시 등으로부터 3회에 걸쳐 표창을 받으며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15평 규모의 공무원임대아파트에서 처자를 부양하면서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원고의 재직기간이나 그 동안의 근무태도, 원고와 위 소외 1의 관계나 원고의 가정형편, 원고의 나이, 금전수수경위 및 그 금액정도 등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비위의 정도에 비하여 징계의 정도가 너무 가혹하여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이를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처분이라 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취소하고 있다.

2. 그러나,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제1항 은 공무원은 직무에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는데, 그 취지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사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상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전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의 여부나 금품수수의 시기 등을 가릴 것 없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행위를 방지하여 공무원의 순결성과 직무행위 불가매수성을 보호하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적정성을 보장하려는 데 있는 것이고 (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누3366 판결 참조), 징계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넘는가의 여부는 그 성질상 징계의 사유가 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행정목적과 이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심사하여 판단할 것인바 ( 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누76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부산직할시 금정구청에서 건축허가업무 등을 담당함을 기화로 건축(이축)허가절차와 관련하여 건축민원을 잘 처리해 주어 고맙다는 명목으로 위 소외 1으로부터 금 2,000,000원을 수령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뇌물수수행위는 징계사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형법상의 범죄행위에도 해당되며 그 수뢰액이 반드시 소액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공무원의 기강을 문란케 하는 비행으로 공무원으로서의 청렴의무 내지 성실의무를 위배하였다 할 것이니 원고의 근무경력 등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원고의 비위정도에 비추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다 하여 이를 취소한 원심판결은 징계재량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