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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7.9.선고 2018두44838 판결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사건

2018두44838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원고,상고인

무진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외 3 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상승 외 2 인

피고,피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병기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2018.4.26.선고2017누4504판결

판결선고

2020.7. 9.

주문

원 심판결 을 파기 하고,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 이유 를 판단 한다.

1. 부당 이득 징수 처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가. 국민 건강 보험법에 의하면,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하고 국민건강 보험 공단 ( 이하 ' 공단'이라 한다)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며, 공단은 요양급여 비용 을 요양 기관 에지급한다(제42조, 제47조). 공단 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 급여 비용 을받은 요양기관 에 대하여 그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 를 징수 하고 (제57조 제1항), 의료법 제33조 제2항 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 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하는 의료 기관 에 해당 하는 경우에는 해당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그 요양기관과 연대하여 징수금 을 납부 하게할 수 있으며(제57조 제2항), 이를 납부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국세체납 처분 의 예 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다(제81조 제 1항, 제3항). 그리고 국민 건강 보험법 제40조 제 1항 제 1호 에 의하면, 요양급여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 된 의료기관 ' 에서 행하여야 하는데,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66조 제1항 제2호, 제87 조 , 제 90 조에 의하면, 의료기관 개설자격은 의사 등으로 한정되고, 의료기관의 개설자격 이 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엄격히금지된다. 위 각 규정 의 내용과 체재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개설한 의료기관 은 국민 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이 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의료기관이 국민건강 보험 법상 요양 급여를 실시하고 그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 ' 에 해당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의한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 이된다고 보아야 한다.이때 해당 의료기관의 개설명의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 1 항 에 따라 부당 이득 징수처분의 상대방 이 되고, 명의를 대여받아 해당 의료기관을 실질적 으로 개설 · 운영 한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 항 에 따라 부당이득징수처분 의 상대방 이 된다.

나. 원심 은 ,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원고 2 , 원고 3 , 원고 4 가 원고 무진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한 의료기관 이므로 , 이사건 병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 하였다.이러한 원심 판단 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 징수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를 벗어난 잘못 이없다.

2. 재량권 일탈 · 남용여부

가. 어느 행정 처분이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는 해당 처분의 근거가 되는 규정 의체재 · 형식 과 그 문언, 해당 처분이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해당 처분자체 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 을 모두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재량 행위에 대한 사법 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기초한 공익 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 이 독자적인 결론 을 내리지 않고 해당 처분에 재량권 일탈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 사실 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 이 그 판단기준이 된다(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등 참조).

처분 의 근거 법령이 행정청에 처분의 요건과 효과 판단 에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였는데도 , 행정청 이 자신에게재량권이 없다고 오인한 나머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과그로써 처분 상대방 이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전혀 비교형량하지 않은 채처분 을 하였다면 , 이는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해당 처분 을 취소 하여야 할위법사유가 된다(대법원 2016.8. 29.선고 2014두45956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2017두38874 판결 등 참조).

비례 의 원칙 은 법치국가 원리에서 당연히 파생 되는헌법상의 기본 원리로서, 모든 국가작 용 에 적용 된다 ( 헌법재판소 1992. 12.24. 선고92헌가8 결정 참조). 행정목적을 달성 하기 위한 수단 은그 목적달성 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 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 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 는 안 된다 ( 대법원 1997.9.26. 선고 96누10096 판결 참조). 특히 처분상대방 의의무 위반 을 이유로한 제재처분의 경우 의무위반 의 내용과 제재처분의 양정(量 定) 사이에 엄밀 하게 는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비례 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의무위반의 내용 에 비하여 제재처분 이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재량권 일탈 · 남용 에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9.9.선고 2018두48298 판결 등 참조).

나. 국민 건강 보험법 제57조 제1항 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 급여 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 에 상당 하는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문언상 일부 징수 가 가능함 을명시하고 있다. 위 조항은 요양기관 이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 청구 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급여체계의 유지를 통한 건강보험 및 의료 급여 재정 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1.6. 30. 선고 2010 헌바 375 결정참조). 그러나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 급여 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침익적 성격 이크다.

한편 종전 국민 건강보험법은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만 부당이득 을 징수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으나,2013.5.22.신설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 2 항 은 " 공단 은 제 1 항에 따라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 기관 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그 요양 기관 과연대하여 같은 항 에 따른 징수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 하면서 그 제 1 호 에서 "「의료법」 제33 조 제2항 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 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 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 을 규정 하여 비 의료인 개설자에 대한 부당이득징수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의료법 제33 조제 2 항이 금지 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 의 충원 · 관리 ,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 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11.29.선고 2018도10779 판결 참조 ). 즉 , 의료인 인개설명의자는 실질 개설·운영자에게 자신의 명의를 제공할 뿐 의료 기관 의 개설 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으며, 그에게 고용되어 근로 제공의 대가를 받을 뿐 의료기관 운영 에따른 손익이 그대로귀속되지도 않는다. 이 점 을 반영하여 의료법제 33 조 제 2 항 위반행위의 주체인 비의료인 개설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의 벌금 에 처 하도록 규정한 반면, 의료인인 개설명의자는 제90조에서 '의료기관 의 개설자 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로서 500만원 이하의 벌금 에 처 하도록 규정 하고 있다.

이상 에서 살펴 본위 각 법 규정의 내용, 체재와 입법 취지, 부당이득 징수의 법적 성질 등 을 고려할 때,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제2항이 정한 부당이득징수는 재량 행위 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의료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 내용(자격을 갖춘 의료인 이 요양 급여 를 시행하였는지 여부,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적절한 수준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이를 초과하여 소위 과잉진료에해당하는지 여부 등)과 요양 급여 비용 의 액수,의료기관 개설·운영 과정에서의 비의료인 개설자 와 개설명의자의 역할 과 불법 성의정도, 의료기관 운영성과의 귀속 여부, 비의료인 개설자와 개설명의자 가 얻은 이익 의정도, 그 밖에 조사에 대한 협조 여부 등 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의료기관 의 개설 명의자나 비의료인 개설자를 상대로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심리하지 않은 채, 개설명의자나 비의료인 개설자 들 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징수한 이 사건 각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비례 의 원칙,재량권 일탈•· 남용에 관한 법리 를 오해 하여 판결 에 영향 을 미친 잘못 이 있다. 이 점 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상고 이유 주장 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 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판결한다.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

주 심 대법관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