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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다45716 판결

[구상금][미간행]

판시사항

재판상 청구로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는 자의 범위 /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중 어느 하나의 청구만으로 다른 채권에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원고, 피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외 3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디.피.엘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덕평물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진 담당변호사 이동준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제3점, 제4점,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물류서비스공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진단시약을 안전하게 보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냉장설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아니하여 보관중이던 이 사건 진단시약이 모두 변질되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켰고, 이로 인하여 지멘스 메디컬 솔루션즈 다이어그노스틱스 유한회사(이하 ‘지멘스사’라 한다)가 1,222,841,469원 상당의 이 사건 진단시약을 전량 폐기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지멘스사에게 이 사건 진단시약의 가액에 상당한 금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지멘스사에게 보험금 1,191,372,719원을 지급한 후 2010년 4월경 지멘스사로부터 그 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함으로써 피고는 원고에게 양수금 1,191,372,71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과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위반, 심리미진, 판단누락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가 항소심에서 추가한 양수금청구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여 각하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양수금청구가 환송전 원심법원의 권유에 따라 제기된 것으로서 당사자주의나 처분권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의 양수금청구가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재판상의 청구가 시효중단의 사유가 되려면 그 청구가 채권자 또는 그 채권을 행사할 권능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 대법원 1963. 11. 28. 선고 63다65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채권자로서는 그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그중 어느 하나의 청구를 한 것만으로는 다른 채권 그 자체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없다 (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144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지멘스사에게 보험금 1,191,372,719원을 지급하고, 사고발생일부터 1년이 지나기 전인 2008. 4. 28.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지멘스사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물류서비스공급계약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지멘스사의 보험자로서 대위행사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 ② 그런데 사실은 지멘스사는 원고와의 보험계약상 피보험자가 아니었던 사실, ③ 그 후 원고는 2010년 4월경 지멘스사로부터 지멘스사에게 지급한 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후 2010. 6. 9. 피고에 대한 양수금청구를 청구원인으로 추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지멘스사가 원고와의 보험계약상 피보험자가 아닌 이상 원고가 지멘스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더라도 보험자로서 지멘스사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당초 보험자대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은 이를 청구할 아무런 권리나 권능이 없는 자의 권리행사에 불과하여 이로써 지멘스사의 손해배상채권이 행사되었다고 할 수 없고, 보험자대위청구와 채권양수금청구가 동일한 소송물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자대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이로써 원고가 지멘스사로부터 양수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당초 보험자대위에 기한 소를 제기함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손해배상채권의 양수금청구에도 미친다고 보았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