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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637 판결

[상표법위반][공2005.7.15.(230),1205]

판시사항

[1] 공산품인 상품의 내부 부품에만 표시된 표장으로서 그 상품을 분해하여야만 일반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을 그 상품의 상표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상품의 기능설명이나 상품의 기능이 적용되는 기종을 밝히기 위하여 사용한 경우,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피고인이 판매한 원격조정기(리모콘)의 내부회로기판 위에 표기된 "SONY"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위 원격조정기의 표면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는 표장을 표기한 것을 등록상표 "SONY"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상표는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위 및 성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며, 상표법은 이와 같은 상표의 출처 식별 및 품질 보증의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당해 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축조된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유통질서를 유지하며 수요자의 이익도 보호하는 것이므로, 공산품인 상품의 내부에 조립되어 기능하는 부품에 표시된 표장으로서 그 상품의 유통이나 통상적인 사용 혹은 유지행위에 있어서는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고, 오로지 그 상품을 분해하여야만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은 그 상품에 있어서 상표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상표법에서 말하는 상표라고 할 수 없다.

[2]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거나 상품의 기능이 적용되는 기종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이 판매한 원격조정기(리모콘)의 내부회로기판 위에 표기된 "SONY"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위 원격조정기의 표면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는 표장을 표기한 것은 '여러 가지 기기에 손쉽게 사용될 수 있는 원격조정기로서 소니에서 나온 기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위 원격조정기의 용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을 뿐, 등록상표 "SONY"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영진 담당변호사 구본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상업에 종사하는 자인바, 2004. 2. 중순경부터 같은 해 5. 6.까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번지 생략) 소재 ' (상호 생략)'에서 일본의 소니사가 원격조종기를 지정상품으로 특허청에 등록번호 0005860호로 등록한 "SONY" 상표와 동일한 모양의 상표가 부착된 원격조정기(일명 리모콘) 150개를 공소외 성명불상자로부터 구입하여 그 중 31개를 1개당 10,000원씩을 받고 불특정다수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나머지 119개 시가 119만 원 상당을 판매목적으로 전시, 보관하여 위 회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고,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는, 상품과의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즉,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후,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피고인이 판매한 본건 원격조종기는 다른 출처표시가 없이 제품의 하단 중앙부분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고만 쓰여 있는데, 등록상표인 "SONY"는 본건 제품과 같은 이른바 가전제품 분야에서 주지저명성을 가진 상표인 점, 통상 원격조정기의 경우 본건 제품과 같은 하단 부위에 그 상표가 표시되는 점, 본건 제품 내부기판에는 등록상표와 동일한 'SONY' 문구가 기재되어 있어 당초 본건 제품을 제조하여 피고인에게 판매한 사람은 위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에 편승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지정상품과 본건 제품의 관계, 위 표장의 사용 태양,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및 본건 제품 제조자의 의도 등을 종합해 보면, 본건 제품을 사용하는 일반인은 본건 제품이 소니사의 제품이거나 또는 소니사와 관련된 제품이라고 오인할 우려가 충분히 있어, 본건 제품의 위와 같은 표장은 본건 제품의 상표로서 사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상표는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위 및 성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며, 상표법은 이와 같은 상표의 출처 식별 및 품질 보증의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당해 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축조된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유통질서를 유지하며 수요자의 이익도 보호하는 것이므로 ( 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 1996. 7. 30. 선고 95후1821 판결 등 참조), 공산품인 상품의 내부에 조립되어 기능하는 부품에 표시된 표장으로서 그 상품의 유통이나 통상적인 사용 혹은 유지행위에 있어서는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고, 오로지 그 상품을 분해하여야만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은 그 상품에 있어서 상표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상표법에서 말하는 상표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리고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거나 상품의 기능이 적용되는 기종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424 판결 , 2001. 7. 13. 선고 2001도1355 판결 2003. 10. 10. 선고 2002다636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판매한 원격조정기(리모콘)의 내부에 조립되어 기능하는 부품의 일종으로서 원격조정기의 유통이나 통상적인 사용 혹은 유지행위에 있어서는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고, 오로지 위 원격조정기를 분해하여야만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내부회로기판 위에 표기된 위 'SONY' 표장을 가리켜 이를 상표로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을 것이며, 나아가 위와 같이 내부회로기판에 위 표장을 표기하였다는 사정에 더하여, 통상 원격조정기(리모콘)의 경우 하단 부위에 그 상표가 표시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피고인이 판매한 제품에는 제조자의 표시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제5860호 등록상표 "SONY"가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라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판매한 원격조정기의 표면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는 표장을 표기한 것은 '여러 가지 기기에 손쉽게 사용될 수 있는 원격조정기로서 소니에서 나온 기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위 원격조정기의 용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을 뿐, 제5860호 등록상표 "SONY"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상표의 사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심급 사건
-서울서부지방법원 2005.2.3.선고 2004노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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