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44542 판결

[저작권침해금지등][공2011상,198]

판시사항

[1] 사진저작물이 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수술 장면 및 환자의 환부 모습과 치료 경과 등을 충실하게 표현하여 정확하고 명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실용적 목적을 위하여 촬영된 사진들은 구 저작권법상의 사진저작물로서 보호될 정도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3] 저작권의 보호 대상

[4]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에 정한 ‘영업비밀’이 되기 위한 요건 중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의 의미

[5]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이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에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고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므로, 사진저작물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어야 그러한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가 있다.

[2]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수술 장면 및 환자의 환부 모습과 치료 경과 등을 충실하게 표현하여 정확하고 명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실용적 목적을 위하여 촬영된 사진들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상의 사진저작물로서 보호될 정도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3]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이 보호하는 것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에 관한 사상·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는 구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며, 특히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의 경우 그 학술적인 내용은 만인에게 공통되는 것이고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그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는 것이지 학술적인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다.

[4]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여기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5]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이 그에 관한 문서에 비밀유지의무가 부과되지 아니하였고, 고주파 수술기의 부품 구성 및 부품 소자의 규격 값이 용이하게 파악될 수 있는 등 그 제조방법이 영업비밀로 유지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에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오네스트메디칼 주식회사

원고, 상고인

원고 2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쿨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윤 외 1인)

피고 주식회사 쿨투의 인수참가인, 상고인

주식회사 썸텍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윤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및 피고 주식회사 쿨투의 인수참가인 주식회사 썸텍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사진이 저작물인지 여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고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므로, 사진저작물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어야 그러한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 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 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3130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 판시 별지 1 내지 5의 각 사진(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 한다)은 원고 오네스트메디칼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가 생산한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하여 치핵절제시술을 하는 과정을 촬영한 것, 고주파 응고법에 의한 자궁질부미란 치료의 경과를 촬영한 것, 고주파 원추절제기를 이용한 시술방법을 촬영한 것, 고주파 원추절제기를 사용한 절제 직후의 환부 모습과 경과를 촬영한 것 및 고주파 원추절제기로 절제한 표본들을 촬영한 것 등으로 모두 촬영 대상을 중앙 부분에 위치시킨 채 근접한 상태에서 촬영한 것이고, 이는 모두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수술 장면 및 환자의 환부 모습과 치료 경과 등을 충실하게 표현하여 정확하고 명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실용적 목적을 위하여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진들이 구 저작권법상의 사진저작물로서 보호될 정도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들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저작권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은 없다.

나. 이 사건 그림 및 설명기재가 저작물인지 여부

구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에 관한 사상·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는 구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며, 특히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의 경우 그 학술적인 내용은 만인에게 공통되는 것이고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그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는 것이지 학술적인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시 별지 6 그림(이하 ‘이 사건 그림’이라 한다)은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고주파 응고법의 치료원리, 응고 깊이·범위 등에 있어서의 특징을 도형을 이용하여 단순하게 도식화한 것이고, 원고 회사가 발행한 팸플릿에는 이 사건 사진 및 그림과 함께 원고 2 등을 비롯한 의사들이 발표한 논문 등에 있는 고주파 수술기의 사용방법과 치료원리 및 효과를 설명한 기재(이하 ‘이 사건 설명기재’라 한다)가 있어, 이 사건 그림과 설명기재는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고주파 응고법의 치료원리와 효과 등을 나타내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그 학술적인 내용은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고, 그 표현형식에 있어 저작자의 독자적인 개성이 나타나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창작적 표현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그림과 설명기재가 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들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2.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가. 피고들 및 피고 주식회사 쿨투의 인수참가인 주식회사 썸텍(이하 ‘피고 인수참가인’이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여기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 2는 1993년경 원고 회사와 원심 판시 MGI-201 고주파 수술기(이하 ‘MGI-201 제품’이라 한다)에 관한 수입판매계약을 체결하고 MGI-201 제품을 수입·판매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쿨투는 1995년 2월경 피고 2로부터 위 수입판매업자의 지위를 승계받아 1999년경까지 MGI-201 제품을 수입·판매한 사실, 원고 회사는 1997년 4월경부터 1999년 2월경까지 피고들에게 MGI-201 제품 및 원심 판시 MGI-202 고주파 수술기(이하 ‘MGI-202 제품’이라 하고, 위 두 제품을 합하여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라 한다)의 회로구성, 부품사양과 제조방법이 기재된 제조공법 문서 및 제품표준서 등을 제공한 사실, 피고 주식회사 쿨투는 2001년 3월경부터 ‘닥터오텔 ST-501’이라는 고주파 수술기를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위 제품은 원고 회사의 MGI-202 제품과 동일한 구성을 하고 있는 사실, 원고 회사는 피고들에게 위 수입판매계약이나 문서들을 제공하면서 비밀유지의무에 관한 규정을 두거나 약정을 하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에 관한 기술이론과 소자 구성의 대부분은 공개되어 있고,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를 구성하는 부품 소자의 규격 값은 부품에 기재된 수치를 판독하거나 또는 각 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여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게 그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원심 판시 별지 7 기재와 같은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 등에 관한 문서들을 제공하면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는 국내 등에서 널리 판매되었고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부품의 구성 및 부품 소자의 규격 값은 부품에 기재된 수치를 판독하는 방법 등에 의하여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 역시 이를 암호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밀유지를 위하여 어떤 조치를 취하였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을 영업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설령 원고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그 직원들에게 일반적인 비밀유지의무와 문서 배포금지의무를 부과한 바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이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앞서 본 영업비밀로서의 나머지 요건에 관하여 살펴볼 것도 없이 이를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을 터인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고주파 수술기의 제조방법이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들 및 피고 인수참가인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원고 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피고들 및 피고 인수참가인의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 회사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1항 에 따른 손해액을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같은 조 제5항 에 따라 손해액을 인정하였고 그 금액도 상당하지 아니하므로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 법리오해,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영업비밀의 침해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상고이유의 주장은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및 피고 인수참가인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1.27.선고 2003가합57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