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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7. 8. 선고 2009도6968 판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50조 의 ‘양벌규정’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 및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직업전문학교 을의 직원인 갑의 행위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병 재단법인이 을의 실질적인 사업주인지 여부 및 병 법인의 을 소속 직원들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피지 아니하고 위 법 제50조 의 양벌규정에 따라 병 법인을 처벌한 원심판결에 양벌조항의 사업주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재단법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이 피고인 1이 ○○학교의 컴퓨터 구입·관리 등 위 학교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학교 사무실에 설치된 업무용 컴퓨터에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 무단 복제하여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것인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피고인 2 재단법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로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폐지되고, 저작권법으로 흡수됨) 제50조 (양벌규정)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6조 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제50조 의 ‘법인 또는 개인’은 단지 형식상의 사업주가 아니라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을 경영하는 실질적인 사업주를 말하고 (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도3570 판결 참조),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학교는 피고인 2 재단법인의 △△동 분원( △△캠퍼스)으로 되어 있다가 공소외 1이 2004. 10. 12.경 피고인 2 재단법인으로부터 학교 재산 및 운영권을 양수하여 명칭을 변경하고, 수입이나 지출에서 피고인 2 재단법인과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2 재단법인과 공소외 1은 ○○학교의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학교 스스로 책임지기로 약정한 점, ③ ○○학교는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기관에 관한 정부부처의 규정요건을 맞추지 못하는 바람에 피고인 2 재단법인으로부터 분사를 하지 못하였던 점, ④ ○○학교는 물품구입은 물론 세무관계도 독자적으로 처리를 하였고, 학교건물에 관한 임차관계도 ○○학교의 대표자 명의로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 재단법인이 ○○학교의 실질적인 사업주이거나 ‘자기의 계산’으로 ○○학교 영업을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나아가 설사 피고인 2 재단법인이 ○○학교의 실질적인 사업주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위 양벌규정에 기하여 피고인 2 재단법인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2 재단법인의 ○○학교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관계 등이 규명되어야 하고, 피고인 2 재단법인이 ○○학교 직원들의 법규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불법복제 금지 등에 관한 교육 실시 및 컴퓨터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관리, 감독하였는지 여부 등 주의의무 위반 여부 등을 심리할 필요가 있으며, 위와 같은 구체적 의무의 내용과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검사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바,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2 재단법인이 부담하는 구체적 주의의무의 내용 및 피고인 2 재단법인이 그러한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피고인 2 재단법인 대표자 공소외 2의 진술서만으로는 검사가 이를 충분히 입증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1의 행위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2 재단법인이 실질적인 사업주인지 여부 및 피고인 2 재단법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피지 아니하고 위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2 재단법인을 처벌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상 양벌조항의 사업주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재단법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09.7.3.선고 2009노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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