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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집49(2)특,359;공2002.5.15.(154),1019]

판시사항

[1] 영업양도의 의미와 영업양도의 경우,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적극) 및 영업의 동일성 여부의 판단 기준

[2] 자산매매계약의 매수인이 매도인인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으로부터 전장사업부문을 영업목적으로 하여 일체화된 물적·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포괄적으로 이전받음으로써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한 사례

[3]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특약의 효력

[4] 근로자가 영업양수기업에로의 승계취업이 확정되기 전에 양수기업에 대한 취업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5] 근로자가 제출한 사직서가 비록 형식적으로는 양도기업을 사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양수기업에 대한 재취업 신청을 철회 또는 포기함과 아울러 양도기업을 사직하는 의사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다.

[2] 자산매매계약의 매수인이 매도인인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으로부터 전장사업부문을 영업목적으로 하여 일체화된 물적·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포괄적으로 이전받음으로써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한 사례.

[3] 영업이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영업양도에 의하여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이지만 근로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는 것이고, 영업이 양도되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일단 양수기업에의 취업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승계취업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취업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방법으로 위와 같은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근로자가 제출한 사직서가 비록 형식적으로는 양도기업을 사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양수기업에 대한 재취업 신청을 철회 또는 포기함과 아울러 양도기업을 사직하는 의사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외 1인)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상고인

한국오므론전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길법률특허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용철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9. 28. 선고 99누 1317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다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2680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동해 주식회사(이하 '동해'라고만 한다)는 자동차에 필요한 릴레이, 유니트, 카스테레오 등 전기기계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인데, 1986. 12.경부터 일본의 오므론 주식회사와 기술 제휴하면서 1991. 12. 12. 동해가 35%, 일본의 오므론 주식회사가 65%의 자본금을 각 출자하여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를 설립한 사실, 동해의 영업부문은 자동차부품 중 릴레이, 유니트 등을 생산하는 전장사업부와 카스테레오를 생산하는 전자사업부로 구분되는데, 동해는 1996.경부터 전자사업부의 생산라인을 중국 남양사로 이전하기 시작하여 1996. 8.경에는 전자사업부 소속 생산직 사원 전원을 전장사업부로 배치한 이후 자재부 직원 일부가 자재 충당을 위하여 전자사업부의 업무까지 병행하였을 뿐 국내에서의 카스테레오 생산을 사실상 중단한 사실, 동해는 1997.말부터 시작된 외환위기와 고금리 및 자동차 수요의 감소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부도위기에 직면하자, 1998. 3. 20.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동해의 전장사업부문과 관련된 일체의 자산을 271억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자산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매매물건으로 동해는 참가인 회사에게 그 판시 별첨 1의 토지, 건물, 기계장치, 공기구·비품, 차량운반구, 재고자산, 리스자산, 이전기술 및 영업권 등을 매도하고 참가인 회사는 동해로부터 이를 매수하되 다만 차재전장사업의 운영에 직접 관련된 물건은 별첨 1에 기재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를 매매물건에 포함된 것으로 하고, 영업권이란 동해의 차재전장사업부문이 장기간 영업을 계속함으로 인하여 가지게 된 고객관계, 거래상의 기법, 소비자인식 등을 포함하여 차재전장부문사업에 관한 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말하고, 이전기술에는 차재전장사업에 관한 모든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등 지적재산권 및 제조·판매·보수 등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 등이 포함되며, 매매물건에 부대하는 등록에 관한 권리와 인허가를 매매물건과 함께 이전하는 것으로 하고, 참가인 회사는 동해의 부채가 차재전장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든 아니든 일체의 부채를 인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되, 다만 매매물건이 담보로 제공된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 및 리스 회사에 대한 리스료 지급의무는 참가인 회사가 금융기관 및 리스 회사와 협의하여 본 계약의 조건에 따라 매매대금의 일부로서 이를 인수할 수 있으며,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쌍용자동차 주식회사와의 제품공급계약관련 각종 계약은 동 회사들의 동의하에 참가인 회사가 동해의 지위를 인수하기로 하고, 참가인 회사는 이 회사들의 동의를 받기 이전에 인수할 계약 등을 동해로부터 개시받아 인수의 범위를 결정하기로 하며, 동해는 전장사업부 소속 종업원을 대상으로 참가인 회사로의 입사희망 여부를 조사하여 그 결과를 채용 전형에 필요한 인사자료와 함께 참가인 회사에게 통보하고, 참가인 회사는 직무조사를 통하여 매매물건의 운영에 필요한 기준인원을 산정하고 소요인력을 충원함에 있어서 공개채용절차에 의거 기준인원의 범위 내에서 신규채용하되 동해가 통보한 입사희망자를 가급적 위 매매물건 인수 전에 채용하도록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동해는 참가인 회사의 채용 전형에 합격한 자에 대하여 자신의 비용과 책임하에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 퇴직금 등 모든 금전사항을 1998. 4. 30.까지 정산처리하여야 하나 참가인 회사는 위 매매물건 인수와 관련하여 동해의 종업원을 인수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참가인 회사의 위탁에 따라 동해가 전장사업부문에 종사하는 것을 제외하고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동해는 1998. 3. 20.부터 10년 간 양도하는 영업과 동종 또는 유사한 영업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기로 한 사실, 동해 노동조합은 위 자산매매계약 체결사실을 알고 1998. 3. 23. 동해와 사이에 노사협의회를 갖고 근로관계, 노조 승계 및 단체협약 유지 등을 요구하였으나 노사간의 의견차이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되자, 동해는 1998. 3. 25. 사내통신문을 통해 전장사업부 소속 근로자들에게 '동해에 대한 사직서, 참가인 회사로의 입사신청서 및 동해가 체불한 설 상여금 100% 삭감동의서가 함께 있는 서면(이하 '재취업신청서'라 한다)을 개인별로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통보하였고, 다시 동해 노동조합이 1998. 3. 26. 및 1998. 3. 27. "동해가 근로자들로 하여금 개별적으로 취업신청을 하게 하거나 일방적으로 사직 및 상여금 삭감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전 조합원의 일괄 고용승계를 요구하였으나, 동해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1998. 3. 30.까지 모두 176명으로부터 개별적으로 재취업신청서를 제출 받아 이를 참가인 회사에 통보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동해로부터 근로자 176명이 제출한 재취업신청서를 넘겨받아 선별 없이 1998. 4. 1.자로 모두 신규채용한 사실, 그런데 동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인 원고들을 포함한 9명은 동해에 대하여 일괄 고용승계, 상여금 삭감 반대 등을 주장하며 연장된 기한인 1998. 3. 31.까지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1998. 4. 4.에 이르러 비로소 이를 제출하였으나, 동해는 제출기한 도과를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9명의 신청서를 모두 반려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9명은 참가인 회사에 입사할 수 없게 된 사실, 참가인 회사는 위 자산매매계약에 기하여 동해의 전장사업부문의 모든 자산을 양수하는 한편, 동해 소속 근로자들만을 신규채용의 형식으로 다시 고용하여 그들이 동해에서 일하고 있던 부서와 동일한 부서(그 명칭은 상이하나 업무 내용은 동일하다)에 같은 직급으로 발령하여 이전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으며, 그 후 동해의 2부문 10팀의 조직체계를 5센터 19그룹 1팀으로 변경하고 인원, 설비, 사무실을 재배치하는 등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도입하여 동해가 생산하던 품목에 70개를 추가하여 총 462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는 동해로부터 전장사업부 영업에 필요한 일체의 유형·무형의 재산을 모두 양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래처에 대한 계약자로서의 지위까지 양수함으로써 거기에 동해의 인적 조직만 결합하면 곧바로 이전 영업과 동일한 물적·인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계약상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동해의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소정의 인원만을 입사전형절차를 거쳐 신규채용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동해의 근로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새로 입사하는 형식을 취하였지만, 실제로는 입사시험을 치르는 등 실질적인 입사절차는 거치지 않은 채 소정의 기한 내에 입사의사를 표시한 동해의 근로자 전부를 채용하였던 점, 참가인 회사가 신규채용의 형태로 다시 고용한 동해의 근로자는 199명 중 176명에 달하여 대부분의 근로자가 다시 채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는 동해 소속 근로자들만을 신규채용의 형태로 고용하였을 뿐 실제 공개채용의 형태로 동해 소속 근로자 이외의 근로자를 신규채용하지는 않았던 점, 동해 소속 근로자들이 동해에서의 직급에 상응하는 직급을 참가인 회사에서 부여받아 그 이전에 수행하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동해의 전장사업부문의 인적 조직 역시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참가인 회사에게 승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일부 근로자들이 자진 사직하였다 하더라도 인적 조직의 동일성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점들에다가 참가인 회사가 동해로부터 승계한 물적·인적 조직을 이용하여 동해가 영위하던 전장사업부문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를 토대로 그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동해로부터 전장사업부문을 영업목적으로 하여 일체화된 물적·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포괄적으로 이전받음으로써 영업을 양수하였다 할 것이며, 참가인 회사가 동해로부터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산만을 인수할 뿐 인적 조직을 인수하지 아니할 것을 명시적으로 밝혔다거나,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 사직 및 신규채용의 절차를 밟았고, 채권의 전부와 채무의 일부를 인수하지 않았으며, 조직의 일부가 영업양도 이후에 달라진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영업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영업이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들이 지정된 기일 내에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원고들이 조합원으로 있던 동해 노동조합이 "동해가 근로자들로 하여금 개별적으로 취업신청을 하게 하거나 일방적으로 사직 및 상여금 삭감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전 조합원의 일괄 고용승계를 요구하다가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제출기한이 지난 이후에 비로소 이를 제출한 것에 불과할 뿐 재취업 의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면 일괄 고용승계를 주장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취업 신청과 상여금 삭감을 연계시킬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동해가 재취업 신청을 받는 것을 기화로 상여금 삭감에 대한 동의도 함께 받으려 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원고들의 귀책사유라고 볼 수도 없는 점,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한 전원이 다시 채용된 것으로 보아 재취업신청서의 제출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지정된 기일로부터 4일이 지난 뒤에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들이 지정된 기일 내에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원고들이 참가인 회사에로의 근로관계 승계를 거부하였거나 또는 근로관계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이 원고들이 1998. 4. 4.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한 후인 1998. 4. 6. 이후에 각각 동해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하고서도, (1) 이 사건 계약은 그 실질이 영업양도에 해당하여 원고들의 동해에 대한 근로계약관계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가인 회사가 영업을 양수한 1998. 4. 1. 참가인 회사에 대한 근로계약관계로 이전되었으므로, 이미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취득한 원고들이 그 후 동해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영업양도 이전에 이미 동해를 사직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어, 참가인 회사의 고용승계 대상에서 원고들을 제외시킬 수는 없고, (2) 나아가 원고들이 참가인 회사에 대한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한 직후 재취업 의사를 포기할 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원고들이 사직서를 자진해서 제출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회사측의 권유로 제출하게 되었고, 특히 나이가 어린 원고 3, 원고 2의 경우에는 같은 원고들의 아버지를 동원한 참가인 회사측의 회유로 인하여 같은 원고들이 사직서 제출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작성, 제출하였다고 보이는 점, 원고들은 상여금 삭감에 반대하면서 사직서 제출 전까지 당연 고용승계를 일관되게 주장한 점, 사직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8. 4. 29.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고용승계를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참가인 회사에 대한 재취업 신청을 포기하는 의사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사직서의 제출을 고용승계 거절사유로 삼는 참가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영업양도에 의하여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이지만 근로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는 것이고, 영업이 양도되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일단 양수기업에의 취업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승계취업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취업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방법으로 위와 같은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들의 사직서가 참가인 회사에 대한 재취업을 포기하는 의사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은 1998. 4. 4. 재취업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제출기한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반려되어 참가인 회사로부터 채용승낙을 받지 못하고 있던 중 같은 달 6. 참가인 회사에 채용된 다른 종업원들이 출근하여 공장가동이 시작되자, 원고 1은 같은 달 6. 참가인 회사의 인사업무 담당자인 소외 1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생계를 위하여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 2는 고용승계를 주장하면서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다른 노조원과 함께 농성을 계속하다가 같은 달 7. 참가인 회사 총무부 계장인 소외 2가 위 원고의 아버지를 상경시켜 그에게 위 원고로 하여금 노조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위 원고를 데리고 귀향하라고 권유함에 따라 아버지와의 의논을 거쳐 같은 날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원고 3은 1998. 4. 1.부터 동해에도 참가인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으면서 참가인 회사의 직원인 소외 3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느 회사에도 더 이상 근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한편 같은 달 8. 위 소외 3이 위 원고의 집으로 찾아가 위 원고의 아버지에게 사직서 용지를 전달하자 2주일 후에 1998. 3. 31.자로 소급 작성한 사직서를 참가인 회사로 우송한 사실, 원고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직원들은 동해에서 근무하다가 참가인 회사에 취업하여 인사업무를 담당하던 사람들인 사실, 원고들은 위 사직서 제출로 인하여 동해로부터 2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추가로 지급받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의 시기와 그 제출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사직서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동해를 사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참가인 회사에 대한 재취업 신청을 철회 또는 포기함과 아울러 동해를 사직하는 의사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심이 들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참가인 회사로의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재취업신청서까지 제출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원심이 원고들의 사직서가 참가인 회사에 대한 재취업 포기의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영업양도에 따른 고용승계 및 사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9.28.선고 99누13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