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반환][집45(3)민,52;공1997.9.15.(42),2687]
[1] 쌍무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그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 권능을 가짐에도 이행거절 의사를 밝히지 아니한 경우,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3] 대금채무에 대한 이행거절 권능을 가지는 매수인이 이를 행사하지 않고 대금채무를 이행한 경우, 매매계약상 할인 효과를 가져오는 납부기한 전의 선납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4] 매매계약상 연체료 약정을 한 경우, 그 약정의 성질 및 연체료 지급의무의 발생 요건
[5]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비채변제의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가부(적극)
[1]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의하여 그 당사자에게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질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3] 이행거절의 권능은 어디까지나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에 지나지 아니할 뿐 당초에 약정된 변제기를 변경시키거나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그 성질을 변경시키는 효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므로 설사 이행거절 권능을 가지는 매수인이 이를 행사하지 않고 대금채무를 이행하였다고 할지라도 납부기한 전에 선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매매계약 당시 매수인들이 대금을 납부 지정일까지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그 체납액에 대하여 연체료를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한 연체료 약정은 일종의 지연배상에 대한 예정으로서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할 때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5] 채무 없는 자가 착오로 인하여 변제한 것이 아니라면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1]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60632, 60649 판결(공1995상, 619) 대법원 1995. 2. 28. 선고 93다53887 판결(공1995상, 1442)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6650 판결(공1996하, 2842)
[2] 대법원 1989. 10. 27. 선고 88다카33442 판결(공1989, 1779) 대법원 1993. 1. 9. 선고 93다11203, 11210 판결(공1994상, 65)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26646 판결(공1995상, 1602) [4] 대법원 1988. 4. 12. 선고 86다카2476 판결(공1988, 825)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6273, 6280 판결(공1989, 1281) [5] 대법원 1988. 2. 9. 선고 87다432 판결(공1988, 498)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17917 판결(공1992, 1019)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52222, 52239 판결(공1997상, 347)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외 1인)
대한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룡)
주위적 청구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제1 예비적 청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1987. 8. 27. 건설부장관으로부터 광명 하안지구에 대한 택지개발계획을 승인받은 다음 같은 해 12. 24. 동 계획의 변경 및 그 실시계획을 승인받았으며 한편 광명시장은 위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지역에 대한 도시설계를 하여 1989. 8. 4. 건설부장관으로부터 그 승인을 받은 사실, 그 후 피고는 위 택지개발계획에 따라 택지조성사업을 시행하면서 도시설계상으로는 유통업무설비지구로 지정된 상업용지 제29호 12,343㎡(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1990. 9. 24. 원고들에게 분양함에 있어서 ① 용도는 도시설계내용에 따라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용지'로 지정하고, ② 매매대금은 금 7,103,000,000원으로 하되 계약금 1,420,600,000원은 당일 지급하고, 중도금 2,130,900,000원은 1990. 12. 23.까지, 잔금 3,551,500,000원은 1991. 3. 23.까지 각 납부하며, ③ 만일 위 각 지정기일 내에 대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그 체납액에 대하여 일반은행 일반대출 연체이율에 의한 연체료를 가산 납부하고, ④ 위 중도금 및 잔금을 선납할 경우에는 납기 15일 이전의 선납기간분에 대하여 1년 이상 정기예금 이자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매대금에서 할인하여 주고, ⑤ 후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지적을 확정한 결과 매매계약 당시의 개산(개산)면적에 비하여 증감이 있을 경우 계약시의 단가에 의하여 그 과부족액을 소유권이전시 정산하고, ⑥ 소유권이전등기는 매매대금을 완납하고 공부가 완료된 후에 이행하며 토지 사용 역시 원칙적으로 매매대금을 완납한 후 피고로부터 승낙을 받아야 가능하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들은 위 계약 당일 계약금을 납부하고 1990. 10. 29. 중도금 중 금 304,520,540원을 그 지정기일 전에 선납하였을 뿐 나머지 중도금 및 잔금은 모두 위 각 지정기일이 도과한 후인 판시 각 일자에 연체료를 가산하여 20회에 걸쳐 분납함으로써 1992. 10. 30.까지 당초의 계약에 따른 원금(다만 계약시 매매대금은 금 7,103,000,000원이었으나 이 사건 부동산의 확지확정 후 면적이 계약시의 개산면적보다 190.9㎡ 감평되었으므로 피고가 1992. 10.경 이 사건 매매대금을 금 6,993,144,680원으로 계산하여 1992. 6. 15.자로 상계처리함으로써 감평에 따른 정산을 하였다) 및 연체료 금 780,118,960원을 합한 금 7,768,743,100원을 납입한 사실, 그런데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은 관련 법규상 유통업무설비지구인 이 사건 토지에 설치할 수 없는 시설이어서 원고들로서는 위 도시설계가 변경되기 전에는 이 사건 토지를 분양 당시 지정받은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던 사실, 이와 같이 관계 법령에 위반된 분양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광명시장이 도시설계를 함에 있어서 착오로 유통업무설비지구 내에는 대부분 설치할 수 없는 자동차관련 시설을 유치하도록 작성한데다가 사업시행자인 피고가 이를 간과한 채 이 사건 토지를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용지로 잘못 분양한 데에서 비롯되었고 원고들은 이러한 법령상의 장애사유를 1992. 2.경 신문보도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 그 후 경기도지사가 1992. 12. 10. 이 사건 택지개발지구 내에 포함되어 있던 기존의 유통업무설비지구를 폐지하는 택지개발사업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하여 같은 달 16. 이를 고시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토지가 단순한 일반상업지역 내의 토지로서 위 매매계약에서 지정한 대로 그 위에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을 개설할 수 있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이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이 변경될 때까지 원고들은 형평의 원칙이나 신의칙상 피고에 대하여 매매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권능을 가지는 것으로 보되, 원고들이 1992. 12. 10. 이전에 피고에게 납부한 중도금 및 잔금조의 각 금원은 위 일자를 기준으로 매매대금을 선납한 셈이 되고 감평된 면적에 따라 확정된 매매대금이 금 6,993,144,680원이므로 선납 할인약정과 정산약정에 따라 이 사건 매매대금을 정산하면 결국 원고들은 1992. 4. 4.까지 이 사건 매매대금인 금 6,993,144,680원을 초과한 금 6,993,678,118원을 지급한 것이 되므로 그 이후에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급한 각 금원 합계 금 1,416,843,100원은 원고들이 그에 대한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피고의 위협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지급하여 피고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므로 그 반환을 구한다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는, 원고들이 그 지급거절권을 포기하고 이를 납부하였으므로 선납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의 감평으로 인한 정산도 피고가 당초에 제시한 방식을 그대로 수용한 것일 뿐 피고가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중고자동차 매매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고 그 설치가 가능하다고 원고들을 기망한 것이므로 피고는 위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금으로 원고들에게 위 금 1,416,843,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들의 다른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중고자동차 매매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으며, 또한 피고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한 위 1992. 12. 10.까지는 지연손해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연체료를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그 때까지 일방적으로 충당해 간 위 연체료 합계 금 780,118,960원은 수익을 보유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원고들의 급부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법률상 원인없는 이득에 해당하므로 그 반환을 구한다는 제1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도, 원고들이 1992. 12. 10.까지 당초 매매계약에서 정한 매매대금의 선이행을 거절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별다른 이의 없이 이러한 거절권을 포기하고 위 매매계약에 따른 이행을 한 것이므로 피고가 매매계약에 따라 징수한 위 연체료는 적법한 권원 없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마찬가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의하여 그 당사자에게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 질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이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않지만, 이러한 이행거절의 권능은 어디까지나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에 지나지 아니할 뿐 당초에 약정된 변제기를 변경시키거나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그 성질을 변경시키는 효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므로 설사 이행거절 권능을 가지는 매수인이 이를 행사하지 않고 대금채무를 이행하였다고 할지라도 납부기한 전에 선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매수인인 원고가 매매계약상의 대금지급의무를 1991. 3. 23.까지 분납하기로 한 반면 매도인인 피고는 매매대금을 전액 완납받은 후에 매매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토지인도를 하여주기로 약정한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대금지급의무를 먼저 이행하여야 하지만, 매매 목적물인 이 사건 토지를 당초에 지정한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는 법령상의 제한이 있어 현 상태로는 계약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할 뿐더러 도시설계의 변경을 피고 혼자서 임의로 할 수 없어 장래에도 그 목적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 있었던 이상, 원고들은 그 목적 달성에 장해가 되는 법적 규제가 해소된 1992. 12. 10.까지는 대금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었다 할 것이지만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중도금 및 잔대금을 납부하였다고 하여 매매대금의 할인 효과를 가져오는 선납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토지의 감평으로 인한 정산도 처음부터 소유권이전시에 하기로 약정한 것이므로 그 이전에 확정된 매매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납입하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로 선납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는바, 원심판결은 같은 취지로 판시하면서도 원고들이 대금납부한 경위를 거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다음 그 지급거절권을 포기하고 대금을 납부한 것으로 선납으로 볼 수 없다고 설시함으로써 마치 지급거절권을 포기하지 아니하고 대금을 납부하였더라면 선납에 해당하는 것처럼 오인될 여지가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관계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중고자동차 매매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그 설치가 가능하다고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4.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원고들이 대금을 납부지정일까지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그 체납액에 대하여 연체료를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연체료 약정은 일종의 지연배상에 대한 예정으로서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할 때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 인바( 대법원 1988. 4. 12. 선고 86다카2476 판결 ,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6273, 88다카6280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이 사건 대금지급의무가 원래는 선이행관계에 있었지만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반대급부의 이행이 불투명하여 동시이행관계에 서게 된 이상 원고들로서는 당초에 지정된 납부기일에 대금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행지체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으므로 아울러 이행지체를 전제로 하여 약정된 위 연체료를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이 이행거절 권능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중도금 및 잔대금을 납입하였다고 할지라도 발생하지도 아니한 연체료채무에 대하여는 이행거절권의 포기라는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로서도 원고들이 납부한 금원의 일부를 임의로 연체료에 충당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다만 원고들이 피고에게 연체료임을 명시하여 납입한 금원에 대하여는 비채변제 여부가 문제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채무없는 자가 착오로 인하여 변제한 것이 아니라면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고 할 것인데(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52222, 52239 판결 ,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1791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유통업무설비지구 내의 토지에 대하여 자동차관련 시설의 설치가 허가되지 아니하여 민원이 제기되었음을 알고서도 1991. 2. 27. 원고들에게 그 분양대금의 납부를 독촉하기 시작하여 여러 차례 매매대금 및 연체료 등 체납금의 미납을 이유로 위 분양계약의 해제를 통보하고 1991. 9. 20.에는 해제에 따른 부수절차로서 환불금의 수령에 관하여 안내통보를 한 사실, 원고는 그 때마다 매매대금의 일부씩을 납부하여 1991. 11. 1.까지 선납 할인액을 포함하여 금 5,043,900,000원이 지급된 상태에서 1992. 2. 초순경 신문보도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를 그 지정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음을 알게 되자 건설부장관 및 피고에게 분양계약의 용도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통업무 설비구역 지정을 해제하여 줄 것을 호소한 사실, 이에 건설부장관은 피고에게 위 민원내용에 대하여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수립할 것을 지시하고 피고도 그 처리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1992. 5. 30. 다시 원고에게 매매대금의 미납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니 위약금을 공제한 잔액을 수령하여 갈 것을 통보한 사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인도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반대급부의 이행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여전히 매매대금을 완납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면서 계약해제를 전제로 위약금을 공제한 환불금을 수령하여 갈 것을 거듭 통보하여 원고들이 부득이 1992. 10. 30.까지 피고가 요구한 금액을 매매대금 및 연체료로 완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원고들이 연체료 명목으로 지급한 위 금 780,118,960원은 채무 없음을 모르고 변제하였거나 채무 없음을 알고서도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그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부득이 변제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로서는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에 중고자동차 매매시설의 설치가 가능하여진 1992. 12. 10.까지 당초 매매계약에서 정한 매매대금의 선이행을 거절할 수 있음을 알고서도 별다른 이의 없이 이러한 거절권을 포기하고 매매계약에 따른 이행을 한 것이므로 피고가 위 매매계약에 따라 징수한 위 연체료는 피고가 적법한 권원 없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이행거절의 항변권이 부착된 채권에 있어서 이행지체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연체료약정의 효력 및 비채변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제1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