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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8. 10. 02. 선고 2008구합17646 판결

재산취득자금의 증여추정 규정을 적용하여 일정금액을 자금출처조사에서 배제하여야 하는지 여부[국승]

제목

재산취득자금의 증여추정 규정을 적용하여 일정금액을 자금출처조사에서 배제하여야 하는지 여부

요지

직계존비속간 재산양도에 해당하여 당해 재산 자체의 가액을 증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사안에 해당하므로 재산취득자금의 증여추정 규정을 적용할 여지는 없는 것임

관련법령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4조배우자등에 대한 양도시의 증여추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재산취득자금 등의 증여추정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6. 10. 2. 원고에 대하여 한 증여세 38,454,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소장에 기재된 처분일자 2006. 10. 18.은 오기로 보인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5. 5. 6. 아버지 이○윤으로부터 서울 ○○구 ○○동 ○○○○-21 ○○하이츠빌라 103호(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나. 이○윤은 2005. 6. 28. 서초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주택의 취득가액을 3억 5,000만 원, 양도가액을 3억 원으로 각 기재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이 0원인 것으로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증여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았다.

다. 피고는 2006. 10. 2.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 한다) 제44조에 의하여 이○윤이 직계비속인 원고에게 양도한 이 사건 주택의 가액을 원고가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양도 당시 이 사건 주택의 기준시가 2억 2,500만 원에서 직계존비속간 증여재산공제로 3,000만 원을 공제한 1억 9,500만 원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산출한 증여세 2,900만 원{= 10,000,000원 + (195,000,000원 - 100,000,000원) X 20%}에 신고불성실가산세 5,800,000원과 납부불성실가산세 3,654,000원을 합한 38,454,000원의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2, 20, 26호증, 을 제1, 3, 4, 5, 7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피고는 2005. 4. 15. 이○윤과 사이에 이 사건 주택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금 지급에 관하여 계약금 3,000만 원은 계약시에, 잔금 2억 7,000만 원은 2005. 4. 30.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2005. 4. 30. 잔금 2억 7,000만 원을 전세보증금으로 하여 이 사건 주택을 이○윤에게 10년간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이○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이 사건 주택을 취득한 것일 뿐 증여받은 것이 아니다.

(2) 원고는 이○윤이 3억 5,000만 원에 취득한 이 사건 주택을 3억 원에 매수하여 그 차액이 시가의 100분의 30보다 적으므로 이는 저가양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윤이 이 사건 주택을 4억 5,000만 원에 취득한 것처럼 부풀려 원고의 이 사건 주택 취득을 저가양수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보아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5조 제1항,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3) 피고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 제3항에 의하여 30세 이상인 세대주가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2억 원을 자금출처조사에서 배제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주택의 취득자금은 3억 원 전액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실시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원고가 2억 2,500만 원을 증여받아 이 사건 주택을 취득한 것처럼 추정하였다.

(4) 이 사건 주택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6조,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35조 제4항 제4호가 규정한 혼수용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해당하므로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이다.

나. 관련 법령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증여세 과세대상)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조 (증여재산의 범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4조 (배우자등에 대한 양도시의 증여추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3조 (배우자등에 대한 양도시의 증여추정)

다. 인정사실

(1) 이○윤은 2003. 4. 30. 이 사건 주택을 4억 5,000만 원에 매수하여 취득하였다.

(2) 원고와 이○윤은 2005. 4. 15.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을 3억 원에 매수하고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은 계약일에, 잔금 2억 7,000만 원은 2005. 4. 30.에 지급하되 잔금은 전세보증금으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갑 제2호증)를 작성하였다.

(3) 원고와 이○윤은 2005. 4. 30. 이○윤이 이 사건 주택을 보증금 2억 7,000만 원, 기간 2015. 4. 30.까지로 하여 임차하고, 원고는 전세보증금을 연도별 및 분기별로 이○윤에게 분납식으로 지급하되 그 지급일 및 금액은 쌍방이 협의하여 결정한다는 내용의 주택임대차계약서(갑 제14호증, 을 제2호증)를 작성하였다.

(4) 원고는 이○윤에게 2005. 4. 15. 3,000만 원, 2005. 5. 10. 1,020만 원, 2006. 7.경부터 2007. 12.경까지 월평균 약 100만 원씩 합계 1,480만 원을 송금하였다.

(5) 원고는 2005. 5. 6.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고, 같은 날 취득세 및 등록세 등으로 9,717,000원을 납부하였으며, 이 사건 주택에는 아무런 제한물권도 설정되어 있지 않다.

(6) 피고는 2006. 2.경 원고에게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4조에 의하여 이 사건 주택을 원고가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므로 만약 실제로 대가를 지불하고 취득하였다면 2006. 2. 17.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2, 12~15, 18~20, 22, 23호증, 을 제2~5, 8~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의 첫째 주장에 관한 판단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4조 제1항은 직계존비속에게 양도한 재산은 그 재산의 가액을 양수인이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윤이 아들인 원고에게 양도한 이 사건 주택은 증여재산으로 추정되고, 원고가 증여세 부과를 면하고자 한다면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4조 제3항 각호가 규정하고 있는 추정배제사유를 주장ㆍ입증하여야 한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4조 제5호,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33조 제3항은 직계존비속에게 대가를 지급받고 양도한 사실이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로서 ①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또는 등록을 요하는 재산을 서로 교환한 경우, ② 당해 재산의 취득을 위하여 이미 과세(비과세 또는 감면받은 경우를 포함한다)받았거나 신고한 소득금액 또는 상속 및 수증재산의 가액으로 그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 ③ 당해 재산의 취득을 위하여 소유재산을 처분한 금액으로 그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를 증여추정배제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윤이 원고로부터 대가를 지급받고 이 사건 주택을 양도하였다고 명백히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상속세및증여세법이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양도한 재산에 관하여 증여추정규정을 둔 것은 양도를 가장한 근친 사이의 증여은폐행위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긴밀한 친족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서는 조세부담의 회피라는 공통된 이해관계하에 외형적인 거래조건을 얼마든지 임의로 만들어 낼 수가 있으므로, 당해 양도행위가 증여추정배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에는 그 거래조건이 친족관계 없는 일반적인 거래당사자들 사이에서도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적인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나) 이○윤은 이 사건 주택을 2003. 4.경 4억 5,000만 원에 취득하여 2005. 5.경 원고에게 3억 원에 양도하였는데, 2년 만에 취득가액에서 3분의 1이나 저감된 가격으로 이를 처분할 만한 객관적인 부동산 시세의 변화 등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다) 원고와 이○윤 사이의 매매계약 내용은 이 사건 주택의 매매대금 중 10%에 해당하는 계약금만 수수하고 나머지를 전세보증금으로 하여 이○윤이 임차인으로서 10년간 이 사건 주택을 계속 점유ㆍ사용한다는 것인데, 근저당 등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주택의 전세가가 매매가 대비 90%에 이르고, 임대차 기간이 무려 10년이며 매매대금의 지급이나 다름 없는 전세보증금의 반환을 10년에 걸쳐 서로 협의하여 분할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은 직계존비속 사이라는 특수한 친족관계가 아니고서는 통상의 부동산 매매거래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거래조건이다.

(라) 매매계약 및 임대차계약을 결합시킴으로써 원고는 3,000만 원에 이 사건 주택을 취득한 셈이고 임대차계약 이후 원고가 이○윤에게 월 100만 원씩을 10년간 지급한다고 해도 합계액은 1억 2,000만 원에 불과하며, 이○윤은 취득가액보다도 낮은 가액으로 이 사건 주택을 처분하여 양도소득세 부담도 회피하였고 장차 이 사건 주택의 상속이 이루어 질 때 원고가 부담하게 될 상속세도 미리 회피하는 결과가 되었다.

(마)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4. 2. 2. 우체국복지보험 만기로 4,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돈이 이 사건 주택의 매매대금으로 이○윤에게 지급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을 제6, 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04. 5. 29. 혼인한 후 2004. 6. 14. 서울 ○○○구 ○○동4가 ○○-80으로 전입한 것으로 나타나 위 돈은 신혼집 마련을 위한 전세보증금으로 쓰였으리라고 짐작될 뿐이며, 달리 원고가 2005. 4. 15. 이 사건 주택의 매매 계약금으로 이○윤에게 지급한 3,000만 원이 원고의 자금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2) 원고의 둘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직계존비속간 재산양도의 증여추정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주택자체를 증여재산으로 보아 과세한 것이지 저가양도에 따른 이익의 증여로 보아 양도가액과 시가와의 차액에 대하여 과세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처분의 사유를 오해한 것으로서 이유 없다.

(3) 원고의 셋째 주장에 관한 판단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는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당해 재산의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는 것과 그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조항으로 이 사건과 같이 직계존비속간 재산양도에 해당하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4조에 의하여 당해 재산 자체의 가액을 증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사안에서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원고의 넷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주택이 혼수용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