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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6두52378 판결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취소청구의소][공2017하,1479]

판시사항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은 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에 대하여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 의 대외적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 제39조 제2항 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대상을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법인 또는 단체 등’으로 규정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대상을 해당 부정당행위에 관여한 자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6. 9. 12. 기획재정부령 제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계약사무규칙’이라 한다) 제15조 제4항 (이하 ‘위 규칙 조항’이라 한다)은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은 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에 대하여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부정당행위에 관여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법인 등의 대표자 지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률에 규정된 것보다 처분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 에서 부령에 위임한 것은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일 뿐이고, 이는 규정의 문언상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면서 그 기간의 정도와 가중·감경 등에 관한 사항을 의미하는 것이지 처분대상까지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규칙 조항에서 위와 같이 처분대상을 확대하여 정한 것은 상위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대외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계약사무규칙 제2조 제5항 이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에 관하여 계약사무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한 계약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케이알티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오정면 외 2인)

원고, 피상고인

원고 2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김호철 외 5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 2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나머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나머지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주식회사 케이알티씨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 주식회사 케이알티씨(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의 임원인 소외 1, 소외 2가 철도노선 실시설계 계약기간 중에 담당자인 피고 직원에게 각각 금품교부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한 뒤, ① 그 금품교부 행위는 경위, 시기, 금액 등에 비추어 단순한 친분관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뇌물공여에 해당하고, ② 나아가 이러한 뇌물공여는 해당 계약 이행의 충실성은 물론 추후에 있을 다른 입찰의 공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고 한다) 제39조 제2항 이 규정한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뇌물공여,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고는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6. 9. 12. 기획재정부령 제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계약사무규칙’이라 한다) 제15조 제6항 제7항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은 전자조달시스템 게재를 매개로 법률의 근거 없이 피고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침익적 효과를 다른 기관에 확대하는 조항으로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고 있는 원고 회사에 대한 처분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은 공공기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에 대한 후속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그 조항에 의하여 최초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효력이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다른 공공기관에 당연히 확장되는 것도 아니므로 위 조항의 위헌·위법성 여하에 따라 원고 회사에 대한 처분 자체의 적법성이나 효력이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5두392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법률상 근거 없이 침익적 효과를 다른 기관에 확대하는 것이라는 전제의 원고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같은 취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률유보 원칙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뇌물공여 행위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치는 전형적인 행위인 점, 법령이 정한 처분기준의 범위 내에서 제재기간이 정해진 점, 뇌물공여의 동기, 내용, 금액 등에 비추어 특별한 감경사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대상을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법인 또는 단체 등’으로 규정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대상을 해당 부정당행위에 관여한 자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 (이하 ‘이 사건 규칙 조항’이라고 한다)은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은 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에 대하여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부정당행위에 관여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법인 등의 대표자 지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률에 규정된 것보다 그 처분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 에서 부령에 위임한 것은 ‘입찰참가자격의 제한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일 뿐이고, 이는 그 규정의 문언상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면서 그 기간의 정도와 가중·감경 등에 관한 사항을 의미하는 것이지 처분대상까지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규칙 조항에서 위와 같이 처분대상을 확대하여 정한 것은 상위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그 대외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두1058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계약사무규칙 제2조 제5항 이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에 관하여 계약사무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원심은, 이 사건 규칙 조항의 대외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규칙 조항이 원고 회사의 대표자인 원고 2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고, 나아가 피고가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을 직접적인 근거로 삼아 원고 2에 대하여 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 2에 대한 처분은 그 처분의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및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임규정의 존부,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 제3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