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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다200771 판결

[분양대금][공2017상,1093]

판시사항

[1]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의 효력

[2]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인정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미치는 범위 및 소송절차 진행 중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경우, 소송물 외의 권리관계에도 효력이 미치기 위한 요건

[3]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및 이러한 법리가 소송당사자 사이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후 결정사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그 결정은 재판상의 화해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민사조정법 제30조 , 제34조 참조) 이는 창설적 효력을 가지므로,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다툼 있는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결정된 내용에 따른 새로운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2]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인정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은 소송물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만 미치므로, 소송절차 진행 중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경우에 소송물 외의 권리관계에도 효력이 미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관계가 결정사항에 특정되거나 결정 중 청구의 표시 다음에 부가적으로 기재됨으로써 결정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소송물인 권리관계가 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경우에 조정담당판사나 수소법원이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신청취지 내지 청구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하는 결정이므로( 민사조정법 제30조 참조), 그 효력이 소송물 외의 권리관계에 미치는지는 더욱 엄격하게 보아야 한다.

[3]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과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후 결정사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인텔로그디앤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영훈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목 담당변호사 오동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그 결정은 재판상의 화해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민사조정법 제30조 , 제34조 참조) 이는 창설적 효력을 가지므로,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다툼 있는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결정된 내용에 따른 새로운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5다32814, 32821 판결 등 참조).

한편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인정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은 소송물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만 미치므로, 소송절차 진행 중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경우에 소송물 외의 권리관계에도 효력이 미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관계가 결정사항에 특정되거나 결정 중 청구의 표시 다음에 부가적으로 기재됨으로써 그 결정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소송물인 권리관계가 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다78732 판결 ,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78225 판결 등 참조). 특히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경우에 조정담당판사나 수소법원이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신청취지 내지 청구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하는 결정이므로( 민사조정법 제30조 참조), 그 효력이 소송물 외의 권리관계에 미치는지 여부는 더욱 엄격하게 보아야 한다.

또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1604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된 후 그 결정사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155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동대문중부상권시장 재건축사업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고 한다)은 구 동대문 흥인시장 및 덕운시장 부지인 서울 중구 (주소 생략) 대 4,144.3㎡에서 ‘○○○○’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를 신축하는 사업을 시행한 사업시행자이고, 원고는 2002. 9. 12. 소외 조합과 사이에 위 상가의 임차권을 취득하여 이를 분양하기로 하는 총괄시행대행계약을 체결한 시행대행사이다.

나. 원고는 2008. 5. 21.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 2층 1구좌(전용면적 3.9㎡, 총 분양면적 13.22㎡)에 관하여 총 분양대금을 125,950,000원으로 정하여 임대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0. 2. 23.경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에 따라 점포 위치 추첨을 하여 이 사건 상가 중 지상 2층 △△△호(이하 ‘이 사건 점포’라고 한다)에 당첨되었는데, 이 사건 점포의 전용면적은 3.89㎡이고, 공용면적은 7.87㎡로 총 분양면적은 11.76㎡이다.

라. 원고는 2010. 3. 19. 피고를 비롯한 임대분양계약자들에게 임대분양대금의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분양대금은 전용면적(3.9㎡ 기준)에 따라 정산되고, 임대보증금은 분양면적(13.22㎡ 기준)에 따라 정산한다고 알리면서 구체적인 정산내역을 교부하였고, 정산하여야 할 임대분양대금 잔금을 잔금청산일인 2010. 4. 30.까지 반드시 납입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고지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분양대금 중 81,082,500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지 않았다.

마.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상가의 다른 임대수분양자들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40822호 로 원고와 소외 조합, 주식회사 대우건설 및 주식회사 애드라인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허위·과장광고의 기망행위를 이유로 한 분양계약 취소에 따른 분양대금반환을, 예비적으로 허위·과장광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이하 ‘선행사건’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4. 1. 2. 피고를 포함한 위 사건의 원고들 353명 중 329명과 원고 및 소외 조합 사이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에는 ‘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되면 상호 간에 제기한 민·형사상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이 사건 상가의 임대분양계약과 관련하여 상호 추가적인 소송, 강제집행, 형사고소 등 일체의 분쟁을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 및 소외 조합과 피고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이의하지 않음으로써 이들 사이에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되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제1항은 원고와 수분양자들 사이에 임대분양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향후 다시 분쟁을 야기하여 임대분양계약의 효력 여부를 다투는 취지의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보일 뿐, 분양대금 납부 등 임대분양계약의 내용에 좇은 의무이행을 청구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라고 해석되지는 않는다.

가. 선행사건의 청구원인은 피고를 포함한 임대수분양자들이 허위·과장광고에 의해 이 사건 상가 임대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기망을 이유로 한 계약취소에 따른 분양대금의 반환을 구하거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에 따라 추첨된 점포의 면적 증감에 따른 임대분양대금의 정산이나 그것을 포함한 분양대금 잔금의 지급 여부는 다툼의 대상 내지 소송물이 아니었다.

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결정사항에 임대분양대금 정산이나 분양대금 잔금 지급에 관한 권리관계가 특정된 바 없고, 결정문의 청구의 표시 다음에 위 권리관계가 부가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도 않다.

다.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은 나머지 결정사항에서 상가수입의 분배비율 및 임대료의 납부(제2항), 임대차기간의 연장(제3항), 관리비의 정산 및 분담방법(제4항), 상가관리단운영위원회 등의 구성(제5항), 피고 등 수분양자의 나머지 청구 포기(제7항)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임대분양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만일 원고가 분양대금 잔금을 포기하기로 하였다면 그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라. 선행사건에서는 임대분양계약의 효력 여부가 다투어졌을 뿐이므로 제1항 후단의 ‘임대분양계약과 관련된 추가적인 소송’에 임대분양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임대분양계약상 본래의 의무이행을 청구하는 소송까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피고를 비롯한 수분양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분양대금의 액수는 적게는 백여 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억 단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였다. 원고가 이를 일률적으로 포기하려 하였다고 쉽게 단정할 수도 없거니와 만일 그러한 취지라면 자칫 수분양자들 사이에 불공평을 초래하여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등 서로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였던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제1항은 부제소합의로서 그 효력이 점포의 면적 증감에 따른 정산금을 포함한 분양대금 잔금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도 미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의 효력 범위, 부제소합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