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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4도191 판결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가에관한법률위반]〈공인회계사 토지 감정평가 사건〉[공2016상,97]

판시사항

공인회계사법 제2조 에서 정한 ‘회계에 관한 감정’의 의미 및 타인의 의뢰를 받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행하는 것이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공인회계사가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업으로 행하는 것이 같은 법 제43조 제2호 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인지 여부(적극) 및 위 행위가 형법 제20조 가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공인회계사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회계정보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를 정하고 있는 공인회계사법 제2조 의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이 정한 ‘회계에 관한 감정’이란 기업이 작성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 회계서류에 대한 전문적 회계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분석과 판단을 보고하는 업무를 의미하고, 여기에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측정하여 기록한 회계서류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정확하고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에 대한 판정뿐만 아니라 자산의 장부가액이 신뢰할 수 있는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제시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타인의 의뢰를 받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공시법’이라 한다)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행하는 것은 회계서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과는 관계가 없어 ‘회계에 관한 감정’ 또는 ‘그에 부대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공인회계사가 행하는 다른 직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공인회계사가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부동산공시법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업으로 행하는 것은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법 제20조 가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송평근 외 3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서(보충)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관하여

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공시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 내지 제9호 , 제43조 제2호 는 감정평가란 토지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여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하고, 감정평가업자란 제27조 에 따라 신고를 한 감정평가사와 제28조 에 따라 인가를 받은 감정평가법인을 말한다고 정의하면서,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자가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감정평가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공인회계사법 제2조 는 공인회계사가 타인의 위촉에 의하여 행하는 직무의 범위를 ‘회계에 관한 감사·감정·증명·계산·정리·입안 또는 법인설립 등에 관한 회계’( 제1호 ), ‘세무대리’( 제2호 ), ‘ 제1호 제2호 에 부대되는 업무’( 제3호 )로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회계정보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를 정하고 있는 위 규정의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이 정한 ‘회계에 관한 감정’이란 기업이 작성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 회계서류에 대한 전문적 회계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분석과 판단을 보고하는 업무를 의미하고, 여기에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측정하여 기록한 회계서류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정확하고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정뿐만 아니라 자산의 장부가액이 신뢰할 수 있는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제시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타인의 의뢰를 받아 부동산공시법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행하는 것은 회계서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과는 관계가 없어 ‘회계에 관한 감정’ 또는 ‘그에 부대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공인회계사가 행하는 다른 직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공인회계사가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부동산공시법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업으로 행하는 것은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형법 제20조 가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공인회계사인 피고인 2, 피고인 3은 감정평가업자가 아님에도 피고인 1과 공모하여 2009. 7. 초경 공소외 주식회사로부터 위 회사가 보유한 사업장 부지 등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이하 ‘국제회계기준’이라 한다)의 도입에 따른 공정가치의 평가를 의뢰받고, 이 사건 토지와 용도지역·이용상황 등이 동일 또는 유사한 인근 지역에 소재하는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여 토지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요인, 개별요인 등을 비교·분석하여 필요한 조정을 거치는 방법으로 이 사건 토지의 공정가치를 7,215,142,128,981원으로 표시한 ‘공소외 주식회사 보유 토지 공정가치 산정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후, 2009. 10. 30.경 위 검토보고서를 위 회사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1억 5,4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20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동산공시법’이라 한다) 제21조 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은 감정평가업자가 아니면서도 감정평가업자가 타인의 의뢰를 받아 토지를 개별적으로 감정평가할 때의 감정평가방법을 규정한 구 부동산공시법 제21조 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여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였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부동산공시법이 정한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업으로 행한 것으로서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위 피고인들이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이를 형법 제20조 가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는 없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 제4항 에 따라 제정된 국제회계기준이 토지의 장부가액을 재평가일의 ‘공정가치’를 토대로 한 재평가금액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토지의 공정가치 평가 업무가 공인회계사법 제2조 가 정한 ‘회계에 관한 감정’에 해당한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에,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의 죄를 구성하지만 공인회계사의 직무로 행한 것이어서 형법 제20조 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인회계사법 제2조 에 정한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및 답변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의 행위가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에서 금지하고 있는 감정평가업을 영위한 것에 해당할 뿐 아니라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심의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있지만, 원심의 위와 같은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부동산공시법 제43조 제2호 의 해석, 정당행위의 적용범위, 법률의 착오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검사의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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