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무효(상)][미간행]
[1] 결합상표 중 일부 구성 부분이 식별력을 인정하기 곤란하거나 공익상으로 보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독립하여 요부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상표의 구성 부분 전부가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경우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2] 갑 외국회사가 ‘노인성기억감퇴증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등록상표 “
[1]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후2453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후912 판결 (공2006하, 1187)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후2447 판결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후2697 판결 (공2018상, 841)
이탈파마코 에스.피.에이.(ITALFARMACO S.P.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외 1인)
대웅바이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영선 외 1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둘 이상의 문자 또는 도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 중 어느 부분이 사회통념상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인정하기 곤란하거나 공익상으로 보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요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후912 판결 등 참조). 만일 상표의 구성 부분 전부가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경우에는 그중 일부만이 요부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표 전체를 기준으로 유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후2453 판결 ,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후2447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등록상표인 “
나. 양 표장 중 앞부분의 ‘글리아(GLIA)’ 부분은 ‘신경교(신경교, neuroglia)’ 또는 ‘신경교세포(glia cell)’를 의미하고, 뒷부분의 ‘타민’과 ‘TILIN(티린)’은 조어로서 의약품 작명 시 다른 용어에 붙어 접사와 유사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 ‘신경교(neuroglia)’ 또는 ‘신경교세포(glia cell)’는 백과사전 및 과학용어사전 등에 ‘중추 신경계의 조직을 지지하는 세포로 뇌와 척수의 내부에서 신경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신경세포의 활동에 적합한 화학적 환경을 조성하는 기능을 하는 세포를 일컫는 용어’라고 설명되어 있다.
라. 의학 및 약학 교재인 ‘신경해부생리학’, ‘인체해부학’, ‘인체생리학’, ‘신경학’ 등에 ‘GLIA(신경교 또는 신경교세포)’에 대한 설명이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의학 및 약학 관련 신문 등에는 ‘GLIA(글리아)’ 연구를 통해 치매, 파킨슨씨병, 간질, 불면증, 우울증, 자폐증 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다수 게재되어 있다.
마. 의약품은 오용·남용될 우려가 적고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더라도 안전성 및 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일반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약사법 제2조 제9 , 10호 ).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는 ‘노인성기억감퇴증치료제, 외상퇴행성대뇌증후군치료제, 원발퇴행성대뇌증후군치료제, 혈관퇴행성대뇌증후군치료제, 우울증치료제’ 등과 같은 전문의약품과 ‘소염제’ 등과 같은 일반의약품이 있고,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이 모두 포함될 수 있는 ‘약제, 약제용 연고, 약제용 정제’ 등이 있다.
바. 전문의약품의 경우는 의사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의약품을 처방하면 약사가 처방에 따른 조제를 하므로 사실상 일반 소비자가 의약품의 선택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전문의약품은 광고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어[ 약사법 제68조 제6항 ,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2018. 4. 25. 총리령 제1455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2항 ] 의사, 약사 등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이에 대한 정보를 알기도 쉽지 않다.
일반의약품의 경우는 일반 소비자가 약국에서 직접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부분 환자가 증상을 설명하면 약사가 그에 맞는 의약품을 골라주는 것이 거래실정이다. 그리고 약사는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약사법 제2조 제12호 , 제24조 제4항 ), 대개는 약사의 개입하에 구매가 이루어진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 또는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글리아(GLIA)’의 의미 및 사용실태, 의약품에 관한 거래실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중 ‘글리아(GLIA)’ 부분은 그 지정상품인 의약품과의 관계에서 뇌신경질환 관련 치료제로 수요자에게 인식되어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할 뿐만 아니라 공익상으로 보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으므로 요부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위 상표들 중 뒷부분에 위치한 ‘타민’과 ‘TILIN(티린)’은 조어이기는 하나 의약품 작명 시 다른 용어에 붙어 접사와 같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독립하여 요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위 상표들의 전체를 기준으로 유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비록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중 ‘글리아(GLIA)’ 부분이 공통되기는 하지만, 수요자는 뒤의 두 음절인 ‘타민’과 ‘TILIN(티린)’의 외관과 호칭의 차이로 혼동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의 표장은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중 각 일부인 ‘글리아(GLIA)’ 부분은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볼 수 없고, 위 상표들은 호칭이 유사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표장이 서로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상표의 유사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