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미간행]
[1]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하는 경우
[2] 동업으로 인한 배임죄의 신분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배임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자에 대하여 심리 결과 동업관계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동업관계가 없는 자가 비신분자로서 신분이 있는 자와 공모하여 배임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면 공소장 변경 없이도 비신분자에 대하여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배임죄의 공범으로 처단할 수 있다
[1] 형사소송법 제254조 , 제298조 [2] 형법 제33조 , 제355조 제2항
[1] 대법원 1990. 10. 26. 선고 90도1229 판결(공1990, 2475) 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676 판결(공1991, 1831)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도3058 판결(공1994상, 587)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공1995하, 3652) 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755 판결(공1996하, 1952)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2234 판결(공1997상, 841)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3674 판결(공1999하, 2549)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도4013 판결(공2002상, 324)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도3881 판결(공2003상, 109)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419 판결(공2003상, 262)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공2003상, 1411)
[2] 대법원 1965. 8. 24. 선고 65도493 판결(집13-2, 형9) 대법원 1990. 11. 13. 선고 90도1848 판결(공1991, 134)피고인
검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1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2000. 4. 3. 이 사건 임야를 오성건, 오윤숙, 정용부, 최옥순, 최항선(2001. 7. 25. 최옥순으로 지분이전)으로부터 3억 6,000만 원에 매입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임야를 전원주택단지로 조성하여 분양대금 등으로 잔대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계약 당일 매매계약금 4,000만 원을 지급한 후, 같은 해 5. 20. 최항선 외 4인을 수허가자로 하여 형질변경허가를 받았으나 자금부족으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2000. 6. 일자불상경부터 공소외 1과 동업으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한 택지개발조성사업을 추진하였으나 매매잔금 및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매도인 및 공사수급인으로부터 변제독촉에 시달리자, 공소외 1과 택지개발 대상토지를 분양하여 매매잔금 및 공사대금에 충당하기로 마음먹고, 2001. 5. 2. 공소외 1이 '공사기간은 2개월로 하고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는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조건하에 이 사건 임야 9,197㎡ 중 494㎡(가분할 택지 5호)를 피해자 서재수에게, 578㎡(가분할 택지 7호)를 피해자 정보배에게 각 6,000만 원에 매도하여 매매대금 전액을 교부받고, 2001. 12. 5.경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이 사건 임야의 매도인들에게 등기명의를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2 앞으로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공소외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다음, 택지개발조성을 완료하여 피해자들에게 분양택지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같은 날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무자를 공소외 2, 근저당권자를 수원새마을금고, 채권최고액을 7억 원(2002. 2. 5. 채권최고액을 5억 6,000만 원으로 변경)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2002. 2. 5. 박경애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무자를 피고인, 근저당권자를 박경애,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 합계 8억 6,000만 원 중 가분할 택지 5, 7호에 해당하는 피담보채무액인 채권최고액 약 9,296만 원 상당의 담보가치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들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으로부터 가분할 택지 5호, 7호를 매수한 피해자 서재수, 정보배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관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동업관계가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다음,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419 판결 ,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공소외 1이 2000. 4. 3. 오성건, 오윤숙, 정용부, 최옥순, 최항선(2001. 7. 25. 최옥순에게 지분을 이전하였다)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3억 6,000만 원에 매수하여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1. 5. 2. 이 사건 임야 중 피해자 서재수에게 가분할 택지 5호를 6,000만 원에, 피해자 정보배에게 가분할 택지 7호를 6,000만 원에 각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받은 사실, 공소외 1은 2001. 5. 11.경 이 사건 임야에 관한 택지개발조성공사를 최석영에게 도급주었으나 공사진척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2001. 10. 26.경 공유지분권자인 오성건 등은 공소외 1 앞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내고, 최석영에게 택지개발조성공사 및 분양을 위임한 사실, 이에 공소외 1은 공유지분권자들에게 "계약해제는 불가하고, 약정대로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냈고, 피고인, 공소외 1, 최석영과 공유지분권자인 오성건 외 3인은 2001. 12. 5.경 택지개발조성에 따른 공사대금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최석영과 사이에 해결하고,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등기명의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요구하는 대로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2 명의로 이전하기로 약정하여, 2001. 12. 18.경 공소외 2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고, 같은 날 이 사건 임야를 담보로 채무자를 공소외 2로 하여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최고액 7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대출금 중 3억 2,000만 원을 매매잔금으로 지급한 사실, 그리고, 피고인은 2002. 2. 5. 박경애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공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임야의 매도인들에게 요청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그의 형인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받아 공소외 2 명의로 수원새마을금고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최고액 7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대출금 중 3억 2,000만 원을 매매잔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피고인 명의로 2002. 2. 5. 박경애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채권최고액을 3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줌으로써 피해자 서재수, 정보배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공소외 1의 배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라 할 것이고, 한편 원심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여 이를 분양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한 후 피해자 서재수에게 가분할 택지 5호를, 피해자 정보배에게 가분할 택지 7호를 각 매도하여 그 대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위와 같이 배임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과 공소외 1과의 공모관계도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신분관계가 없는 자는 형법 제33조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공동정범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65. 8. 24. 선고 65도493 판결 , 1990. 11. 13. 선고 90도1848 판결 등 참조), 동업으로 인한 배임죄의 신분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배임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자에 대하여 심리 결과 동업관계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동업관계가 없는 자가 비신분자로서 신분이 있는 자와 공모하여 배임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면 공소장 변경 없이도 비신분자에 대하여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배임죄의 공범으로 처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은 객관적 사실관계는 대체로 동일하고 다만 그 법률적 평가를 달리한다는 점과 이 사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공소외 1의 배임행위에 가공한 것으로 처벌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단순히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임행위에의 가담정도가 아주 무거운 피고인을 처벌하지 아니하는 것은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따로 공소사실의 변경이 없었더라도 피고인을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배임죄로 처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만연히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동업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만을 심리한 끝에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장 변경 없이 심판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