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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1. 19. 선고 99다6759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01.3.15.(126),491]

판시사항

[1]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 대리 또는 표현대리의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2]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종중으로부터 임야의 매각과 관련한 권한을 부여받은 갑이 임야의 일부를 실질적으로 자기가 매수하여 그 처분권한이 있다고 하면서 을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를 위하여 위 임야에 대하여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는 종중을 위한 대리행위가 아니어서 그 효력이 종중에게 미치지 아니하고,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의 법리가 적용될 수도 없다고 한 사례.

[2]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승량)

피고,피상고인

피고 종중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 종중은 1996. 4. 22.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 소재 임야 23,369㎡(이하 ' 임야 1'이라 한다) 및 같은 리 소재 임야 2,912㎡(이하 ' 임야 2'라 한다) 2필지를 매각하기로 결의하고 그 결의에 참가한 종중원들의 인감이 날인되고 그들의 인감증명이 첨부된 결의서를 작성하는 한편, 위 임야의 매각과 관련한 권한을 당시 피고 종중 대표인 소외 1, 회장인 소외 2, 총무인 소외 3 등 3인에게 위임하였는데, 소외 3은 피고 종중의 총무 일을 보면서 소지하고 있던 소외 1, 소외 2의 인장을 이용하여 피고 종중의 동의 없이 임의로 임야 2 중 약 880평을 피고 종중으로부터 자신이 매수한 것인 양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한편, 피고 종중의 매각결의에 관한 결의서를 소지하고 있음을 기화로 원고에게 위 매매계약서와 결의서 등을 보여주면서 '이 사건 토지를 피고 종중으로부터 매수하여 처분권한이 있는데 어음을 막는데 자금이 몹시 급하다'고 원고를 속인 다음 1997. 10. 25. 원고로부터 금 400,000,000원을 차용하면서 장차 위 금원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원고와 사이에, 임야 2 중 620평(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에 관하여 대금을 금 600,000,000원(위 대여원금 400,000,000원에 대한 1998. 5. 25.까지 7개월 동안의 이자 금 200,000,000원을 가산한 금액이다.)으로 하고, 소외 3을 매도인으로, 원고를 매수인으로 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종중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1997. 10. 25. 양도담보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소외 3이 피고 종중을 대리하여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 3 개인이 피고 종중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어음을 막을 자금이 급하다면서 원고로부터 금 400,000,000원을 차용하고, 권한 없이 작성한 서류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임야가 마치 소외 3 자신이 피고 종중으로부터 매수하여 처분권한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위 차용원리금에 대한 담보의 목적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점이 인정될 뿐이라고 하여, 소외 3이 피고 종중의 적법한 대리인이라거나 소외 3의 권한유월에 의한 표현대리의 효과가 피고 종중에게 미친다는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있다.

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소외 3이 피고 종중을 대리하여 원고와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임야를 실질적으로 자기가 매수한 것이라고 하여 원고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그 담보를 위하여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도 그와 같이 알고 있었던 이상, 소외 3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 체결이 피고 종중을 위한 대리행위라고 할 수 없어 그 효력이 피고 종중에게 미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의 법리가 적용될 수도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72. 5. 23. 선고 71다2365 판결, 1972. 12. 12. 선고 72다1530 판결, 1992. 11. 13. 선고 92다3332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대표 또는 대리의 효과에 의하여 또는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의 법리에 의하여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의 효력이 피고 종중에게 미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대표 또는 대리 및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이 원고에게 소외 3이 피고 종중을 대리하여 이 사건 임야를 양도담보로 제공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부가적인 판단에 불과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 원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정당한 이유의 존부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는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판단유탈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종중은 민법 제35조에 의하여 그 대표인 소외 3이 외형상 그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기록 501면), 원심이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였음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3이 피고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포함한 피고 종중 소유 임야의 매각과 관련한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 피고 종중의 대표로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피고 종중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원고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조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고, 나아가 피고 종중이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소외 3이 피고 종중의 대표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판단에는 소외 3이 피고 종중의 대표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못 볼 바 아니므로, 원심이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위와 같이 소외 3이 피고 종중의 대표라고 할 수 없는 이상, 소외 3이 피고 종중의 대표임을 전제로 피고 종중이 민법 제35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소외 3은 피고 종중의 총무로서 피고 종중 소유의 임야의 매각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피용자라고 할 것인바,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39930 판결, 1999. 7. 27. 선고 99다6272 판결, 1999. 10. 8. 선고 99다30367 판결,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에서 확정한 바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원고는 소외 3에게 이 사건 임야를 처분할 권한이 있다고 믿고서 어음을 막을 자금이 필요하다는 ' 소외 3 개인에게' 금 400,000,000원을 대여한 것일 뿐이고 피고 종중 또는 피고 종중을 대리한 소외 3에게 위 금원을 대여한 것이 아님은 물론 그 자금의 용도가 피고 종중을 위한 것도 아닌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소외 3 개인의 위 금원 차용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종중의 직무범위에 속한다거나 피고 종중 총무로서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 종중이임야 1 및 2 임야를 매도하기 위하여 작성한 결의서를 소외 3으로 하여금 계속 보관하도록 방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결의서는 소외 3의 이 사건 불법행위 및 원고의 손해발생과는 무관하다고 할 것이고, 소외 3이 보관하고 있던 피고 종중 임원들의 인장을 사용하여 자신이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한 양 매매계약서를 위조한 다음 개인적으로 금원을 차용하면서 이를 원고에게 제시한 행위도 소외 3의 개인적 차원의 범죄일 뿐 위 소외 3의 종중 총무로서의 본래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며, 종중이 그 총무에게 종중 임원들의 인장을 보관하게 하는 것은 통상 있을 수 있는 일로서 피고 종중이 소외 3에게 종중 임원의 인장을 보관하게 한 것이 이 사건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를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배척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인의 불법행위 또는 사용자책임에 있어서의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11.11.선고 99나1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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