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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9도4894 판결

[위증][미간행]

판시사항

[1] 상고심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원심판결 후에 나타난 사실이나 증거가 상고이유서 등에 첨부된 경우 이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에 정한 재심사유에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의 의미 및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피고인이 상고이유서에 첨부하여 제출한 자료들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 의 상고이유로서 같은 법 제420조 제5호 에 정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이고, 원심판결 이유와 상고이유를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는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상고심은 사후심으로서, 원심까지의 소송자료만을 기초로 삼아 원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직권조사 기타 법령에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증거조사를 할 수 없을뿐더러, 원심판결 후에 나타난 사실이나 증거의 경우 비록 그것이 상고이유서 등에 첨부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용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피고인은 상고이유로, 98고제190호 사건기록이 폐기처분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원심판결 선고 후 청주지방법원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에 위 98고제190호 사건기록의 사본이 편철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2009년 6월경 청주지방검찰청 담당검사에게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의 등사를 신청하였으나, 2009. 6. 25.경 기록등사 일부 불허처분을 받았으므로, 상고심 법원으로서는 문서송부촉탁 등의 적절한 방법을 통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 중 불허처분된 부분을 열람·등사한 후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 상고심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다음으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 소정의 상고이유로서 같은 법 제420조 제5호 에 규정된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선해할 경우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등에 첨부한 서류들을 살펴보아야 하는바, 피고인은 상고이유서 뒷부분에 대법원 사건내역 출력물, 2009. 6. 25.자 재판확정기록등사 불허(제한)통지 사본, 청주지방법원 99고단2272, 2000고단2639(병합) 소송기록 표지 사본, 공소외 1 및 공소외 2 작성의 1997. 2. 19.자 각 진술서 사본, 공소외 2 작성의 1996. 12. 10.자 확인서 사본, 공증인가 청주합동법률사무소 공증담당변호사 작성의 인증서 사본, 피고인에 대한 2002. 7. 15.자 검찰진술조서( 공소외 1, 2 진술 부분 포함) 및 공소외 2에 대한 2002. 11. 4.자 검찰진술조서 사본을 첨부하여 이를 제출하였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에 정한 재심사유인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라 함은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로서 이를 새로 발견하였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하고,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의 소송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또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새로 발견된 증거만을 독립적·고립적으로 고찰하여 그 증거가치만으로 재심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심대상이 되는 확정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 단순히 재심대상이 되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새로운 증거는 위 조항에서의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위 각 서류의 대부분이 원심판결 선고 전에 작성된 것으로 원심의 소송절차에서 제출되었거나 피고인이 제출할 수 있었던 증거에 해당할 뿐 아니라, 그 전부가 단순한 사건내역이나 기록표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가림에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행정처분에 관한 자료, 피고인 및 공소외 1, 2 사이의 기존 소송 등에서 사용되거나 만들어진 진술자료 등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이 앞서 본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상고이유로서의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선해된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