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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7. 9. 선고 2000두937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2002.9.1.(161),1958]

판시사항

정리해고의 요건 및 그 정당성 인정 여부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바,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피상고인

재단법인 예술의전당의 소송수계인 예술의전당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피고,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1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2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헌)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 2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공연사업 이외에 공익자금 및 정부보조금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는 재단법인 예술의 전당{예술의 전당이 2000. 9. 9. 문화예술진흥법(2000. 1. 12. 법률 제6132호로 개정된 법률) 부칙 제4조 및 제5조에 의하여 재단법인 예술의 전당의 모든 권리의무 및 재산과 직원들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 이하 '원고 법인'이라 한다}이 문화관광부장관으로부터 1998년 예산 삭감 및 인건비 삭감 요청을 받은 데 이어 1998. 7. 23.경 인원을 1998년에 20%, 1999년에 30% 가량 삭감하라는 지시를 받고, 1998. 8. 7.부터 같은 해 9. 23.까지 8회에 걸쳐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1998. 9. 23. 노동조합과 사이에 1998. 9.말까지 정원 168명을 135명으로 감축하되 실제로는 당시 현원 155명 중 20명(임원 1명, 3급 이상 9명, 4급 이하 5명, 계약직 4명, 정년퇴직예상자 1명)을 감축하기로 하고, 감축할 4급 이하 직원 5명을 선정하는 방법으로는 1 - 3급 직원 중에서 각 1명, 4 - 6급 직원 중에서 각 2명씩 직제개편위원을 선발하여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직제개편위원회에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며, 직제개편위원들은 각자 아래와 같은 선정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직원 10명을 무기명투표의 방법으로 뽑아 그 중 최다득표를 한 순서대로 해고대상자를 정하고, 그 선정기준은 ① 기구개편에 따른 보직이 없어진 경우, ② 직원 누구나 공감하는 비생산적인 인력, ③ 업무의 전문성과 그에 상응하는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인력, ④ 창의력, 업무추진력, 업무의 적극성이 결여된 인력, ⑤ 분파의식에 합류하여 조직원으로서의 공동체의식이 결여된 인력, ⑥ 조직에 적응치 못하는 무소신 인력, ⑦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전문적인 개발노력 의지가 없는 인력으로 합의하였는데, 그 후 노동조합측에서 선정한 직제개편위원들이 그 직책을 고사하는 등으로 직제개편위원 선발이 지연되자 원고 법인이 1998. 10. 7. 이미 선정된 1 - 3급 3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직제개편위원을 노동조합과의 합의하에 선발하고, 1998. 10. 8. 직제개편위원회를 개최하여 무기명투표를 한 결과, 소외 1(5급 기술직),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2(6급 사무직)이 각 9표, 소외 2(5급 사무직), 참가인 1(5급 사무직)이 각 7표, 소외 3이 6표, 소외 4, 소외 5, 소외 6이 각 5표를 득표하자, 직제개편위원회는 5표 이상을 얻은 자들 중 해고대상자를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선정하도록 위임하는 결의를 한 뒤 원고 법인 이사장에게 위 결과를 보고하였고, 원고 법인은 4급 이하 직원 중 1명이 희망퇴직을 함으로써 위 득표자 중 4명을 해고하기로 하되 6표 이상 득표자 5명 중 위 소외 2는 영어를 전공한 자로서 전시안내, 전화업무 및 텔레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이라는 이유로 제외하고 소외 1과 참가인들 및 소외 3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여 1998. 10. 10. 이들에 대하여 대기발령하였고, 그 후 소외 1과 4급 이하 직원 1명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하자, 원고 법인은 참가인들과 소외 3에게 3인이 합의하여 1인을 선출하면 선출된 사람은 정리해고 대상에서 구제하여 주겠다고 제의하였으나 3인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1998. 12. 19. 이들을 모두 정리해고하였고, 원고 법인은 평소 직원들의 인사고과자료나 출근상황부를 작성해 오지 아니하였고, 상벌 및 포상관계도 직원의 업적을 가리는 요소로서는 불합리하다는 노동조합의 반대로 인하여 해고대상자 선정시 고려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측과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고 법인이 1997년도 공연사업 등에서 적자와 1998년의 외환위기상황으로 정부보조금이 삭감됨으로써 인건비 등 세출예산을 감액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부가 인원 감축을 요구함에 따라 원고 법인으로서는 정부의 그러한 요구에 대처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객관적 합리성이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그에 대한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기에 앞서 자체경비를 줄이고 계약직 근로자와 재계약을 중단하여 희망퇴직을 실시한 점 등은 원고의 설립목적 및 성격, 그 재정수입원 등에 비추어 보아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고,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기준 및 방법에 대하여는 근로자의 업무능력만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생활사정, 근로자 사이의 공평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여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고, 특히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결정된 선정기준 및 방법은 지나치게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합리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하고, 원고 법인에는 노동조합의 반대로 인하여 인사고과자료나 출근상황부가 존재하지 않았고, 상벌 및 포상관계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할 수 없었으므로 직제개편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르는 것이 자의적이고 불합리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직제개편위원회는 직급별로 구성되었고 그 위원 선발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으며, 원고 법인의 직원은 150여 명에 불과하고 1-2년 간격으로 보직을 순환하여 직원들 상호간에 다른 직원의 업무능력 내지 개인사정을 잘 알 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직급별로 일정한 수의 직원을 선발하여 직제개편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합리적이고, 직제개편위원들이 평소 획득한 정보를 토대로 하여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므로 회의 개최 하루 전에 선발되었다고 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 사건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비록 그 내용이 추상적이기는 하나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내용은 없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방법 및 기준은 합리성과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 법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재심판정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내지 제3항 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고 법인은 공연사업수익금 이외에 공익자금을 포함한 정부보조금을 수입원으로 하는 비영리공익법인으로서 손익의 개념을 일반기업과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사정이 있고 또 계약직 직원은 인건비 예산범위 내에서 급여의 지급가능 여부에 따라 채용되는 것으로 현원이 정원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계약직 직원의 수를 포함하여 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 법인이 1998년 손익계산서상으로 5억 1,517만 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당시 정규직 직원의 수가 정원에 미달된다는 사유만으로는 인원감축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정리해고는 IMF 관리체제하에서 문화관광부장관의 정부보조금 삭감조치와 인원감축요구에 따른 것으로서 인원감축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는 때에 해당되어 이 사건 정리해고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이 부분 참가인 1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해고회피의 노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임금삭감이나 무급휴직조치는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 법인이 임금삭감이나 무급휴직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한 것은 원고 조합 노동조합이 1998. 5.경 총액대비 5.6% 인상된 임금인상안을 제시하는 등으로 이에 반대하였기 때문임을 알 수 있고, 또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정리해고 후 하우스매니저 2명, 주차관리요원 3명을 계약직으로 신규채용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직 23명 중 15명에 대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들의 업무는 사무직 직원들에 의하여 대체가능한 업무가 아니었던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 법인이 임금삭감이나 무급휴직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거나 계약직 직원을 신규채용한 사유만으로는 원고 법인이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해고회피노력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 등은 없다. 이 부분 참가인 1의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자 선정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고 법인이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정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이 다소 애매모호한 점은 있으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평소 작성된 인사고과자료 등이 없고 상벌관계도 노동조합의 반대로 인하여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할 수 없었던 원고 법인으로서는 노동조합과 합의한 방법, 즉 직원들 중에서 직급에 따라 직제개편위원을 선발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고 달리 해고대상자를 선정할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없었다 할 것인데, 원고 법인의 직원들이 상호간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등을 잘 알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직제개편위원들이 노동조합의 동의 아래 선발된 이상 그 선발이 위원회의 개최 하루 전일에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해고대상자 선정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원심의 판단 또한, 정당하고 거기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자 선정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 등은 없다. 이에 관한 피고 및 참가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 2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11.8.선고 2000누5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