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취소][공2018하,1468]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후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경우,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와 원상회복의 방법 및 사해행위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 이외의 제3자의 법률관계가 영향을 받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이러한 법리는 저당권설정행위 등이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에 사해행위는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해행위 후 변제 등에 의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사해행위의 취소는 취소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취소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당사자 이외의 제3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취소로 인하여 그 법률관계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저당권설정행위 등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채권자가 저당권설정자를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채권자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해행위 취소판결의 효력은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자에게 미치지 아니하므로,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양도행위를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는 앞서 본 법리는 저당권설정행위 등이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된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본인 겸 주식회사 에스비아이2저축은행, 주식회사 에스비아이3저축은행 및 주식회사 에스비아이4저축은행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에스비아이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송평근 외 3인)
피고
피고보조참가인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영일 외 2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SBI코리아홀딩스 주식회사에 대한 연대보증채무, 한화손해보험 주식회사(이하 ‘한화손해보험’이라 한다) 및 주식회사 인성저축은행(이하 ‘인성저축은행’이라 한다)에 대한 각 대출금 채무, 소외 1과 소외 2 등에 대한 각 차용금 채무, 주식회사 하이디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차용금 채무 등은 참가인이 피고와의 공동재산을 형성·유지하는 데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이거나 피고가 용인한 채무에 해당하여 재산분할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분할대상이 되는 소극재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와 참가인 사이에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반면, 피고 명의로 되어 있는 적극재산이 소극재산보다 더 많이 있으므로, 이 사건 재산분할협의는 참가인 명의의 채무 중 피고가 분담하여야 할 범위와 방법을 정하는 것이 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피고로 하여금 참가인 명의의 적극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추가로 취득하게 함으로써 피고 명의의 총재산을 증가시킨 점, ② 피고가 참가인과의 공동재산을 형성·유지하는 데 기여한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재산분할협의 당시 피고와 참가인의 아들들은 이미 성인이었기 때문에 피고가 그들에 대한 부양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④ 피고와 참가인은 약 33년 동안 혼인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여 왔고, 참가인의 구속 등에 따른 피고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는 이외에는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다른 이유도 찾기 어려운 이상 피고가 참가인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포기한 것은 이 사건 재산분할협의의 상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재산분할협의는 그 전부가 상당성을 잃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산분할의 상당성이나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에 사해행위는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해행위 후 변제 등에 의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6711 판결 ,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다235353 판결 등 참조). 한편 사해행위의 취소는 취소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취소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당사자 이외의 제3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취소로 인하여 그 법률관계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7109 판결 등 참조). 저당권설정행위 등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채권자가 저당권설정자를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채권자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해행위 취소판결의 효력은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자에게 미치지 아니하므로,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그 양도행위를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는 앞서 본 법리는 저당권설정행위 등이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된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3. 4. 29. 참가인 앞으로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그리고 같은 날 참가인의 한화손해보험에 대한 2,800,000,000원의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한화손해보험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지는 한편, 참가인의 인성저축은행에 대한 800,000,000원의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인성저축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2) 참가인은 2013. 4. 10. 소외 3으로부터 400,000,000원을, 2013. 5. 7. 소외 4, 소외 5, 소외 6으로부터 각 100,000,000원을 차용한 다음, 위 각 차용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3. 5. 7. 소외 3 앞으로, 2013. 5. 14. 소외 4, 소외 5, 소외 6 앞으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3) 참가인은 2013. 12. 6.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는 내용의 재산분할협의를 하고, 2014. 2. 5. 위 재산분할협의를 원인으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4) 이후 피고는 2014. 3. 24. 소외 7과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5,700,000,000원에 매도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4. 4. 21. 소외 7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5) 그런데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소외 4, 소외 5, 소외 6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들이 2014. 4. 14. 모두 말소되었고, 소외 3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2014. 4. 22. 말소되었다.
(6)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소로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을 상대로, 소외 3과 참가인 간에 2013. 4. 10.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체결된 근저당권설정계약과 소외 4, 소외 5, 소외 6과 참가인 간에 2013. 5. 7. 위 부동산에 관하여 체결된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2016. 3. 22.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제1심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고가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을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그 청구가 인용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저당권설정등기들이 마쳐진 이후 피고가 위 재산분할협약을 원인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이상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에서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 명의로 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위 재산분할협약을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 5,700,000,000원에서 사해행위로 취소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지 아니한 채 한화손해보험과 인성저축은행 명의로 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 합계 3,600,000,000원만을 공제한 후 피고는 원고에게 가액반환으로 2,1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권자취소소송에서의 사해행위의 성립범위나 가액반환의 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