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489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1996.6.1.(11),1534]

판시사항

[1]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중요 내용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보험계약자가 상법 제638조의3 제2항 에 정한 기간 내에 계약 취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경우,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2] 상법 제638조의3 제2항 에 의하여 보험자가 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때에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성립일로부터 1월 내에 행사할 수 있는 취소권은 보험계약자에게 주어진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님이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가 소멸되어 이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경수근)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 2점에 대하여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96. 3. 8. 선고 95다53546 판결 , 1995. 8. 11. 선고 94다52492 판결 1992. 3. 10. 선고 91다3188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실제로는 자신의 아들인 소외 1이 이 사건 차량의 주운전자인데도 자신의 처인 소외 2를 주운전자로 허위 고지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중요 사항에 대하여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약관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한편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에게 주운전자제도와 관련된 보험약관의 내용, 특히 그 부실고지의 경우에 입게 되는 계약해지의 불이익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설명을 하여 주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그 판시증거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원고가 주운전자에 관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주운전자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해지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그 해지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효과, 설명의무 위반의 입증책임 및 그 증명 정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상법 제638조의3 제2항 에 의하여 보험자가 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때에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성립일로부터 1월 내에 행사할 수 있는 취소권은 보험계약자에게 주어진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님이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가 소멸되어 이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1월 내에 취소권을 행사한 바가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의 점을 가지고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상법 제638조의3 제2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