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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1. 11. 29. 선고 99헌마713 공보 [행형법시행령 제62조 등 위헌확인 (수용자규율및징벌에관한규칙 제3조 제21호 및 제35호, 제7조 제3항)]

[공보(제63호)]

판시사항

가.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직접성 요건

나.수용자가 국가기관에 서신을 발송할 경우에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수용자가 발송하는 서신이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 청원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여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려면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법령 그 자체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당해야 할 것인바, 구 수용자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와 제7조 제3항 단서는 각 교도소장의 금치처분이

라는 집행행위와 조사기간의 연장결정이라는 집행행위가 예정되어 있는 규정으로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교도소 수용자로 하여금 제한 없이 서신을 발송할 수 있게 한다면, 서신교환의 방법으로 마약이나 범죄에 이용될 물건을 반입할 수 있고, 외부 범죄세력과 연결하여 탈주를 기도하거나 수용자끼리 연락하여 범죄행위를 준비하는 등 수용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많으므로 이들의 도주를 예방하고 교도소내의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여 구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신에 대한 검열이 불가피하며, 만약 국가기관과 사인에 대한 서신을 따로 분리하여 사인에 대한 서신의 경우에만 검열을 실시하고, 국가기관에 대한 서신의 경우에는 검열을 하지 않는다면 사인에게 보낼 서신을 국가기관의 명의를 빌려 검열 없이 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검열을 거치지 않고 사인에게 서신을 발송하는 탈법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게 되므로 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부득이 할 뿐만 아니라 유효 적절한 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이며, 통신비밀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헌법상 청원권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청원권의 구체적 내용은 입법활동에 의하여 형성되며 입법형성에는 폭넓은 재량권이 있으므로 입법자는 수용 목적 달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도소 수용자에게 청원권을 보장하는 합리적인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서신을 통한 수용자의 청원을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한다면 수용자가 이를 악용하여 검열 없이 외부에 서신을 발송하는 탈법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이에 대한 검열은 수용 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것으로서 청원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18조

행행법시행령(1997. 12. 31. 대통령령 제15572호로 개정되고, 2000. 3. 28. 대통령령 제16759 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참조판례

가. 헌재 1994. 1. 7. 93헌마283 , 판례집 6-1, 1

헌재 1996. 2. 29. 94헌마213 , 판례집 8-1, 147

나. 헌재 1998. 8. 27. 96헌마398 판례집 10-2, 416

다. 헌재 1994. 2. 24. 93헌마213 등, 판례집, 6-1, 183

당사자

청 구 인 이○진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 중 구 수용자규율및징벌에관한규칙(1995. 8. 11. 법무부령 제411호로 전문 개정되고, 2001. 1. 18. 법무부령 제5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1호 중 ‘서신’에 관한 부분은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98. 8. 21. 강도강간죄 등으로 징역 5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군산교도소에 수감중인 자로서 1999. 9. 일자불상경 대구교도소 수용 중 교도소장의 허가 없이, 교도소 내의 청구인에 대한 폭행가혹행위, 부당처우행위, 권리행사방해행위, 직무유기행위를 조사하여 달라는 서신을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감사원 등에 제출하여 위 민원에 대한 처리 회신을 1999. 10. 11.에 받았으나, 대구교도소는 위 서신의 내용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청구인을 1999. 10. 11.부터 14일 동안 구금하였고, 교도소장의 허가 없이 서신을 다른 사람에게 발송한 혐의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2월의 금치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21호 중 ‘서신’에 관한 부분, 제4조 제1항 제2호, 제7조 제3항 단서(청구인은 구 시행령 제62조, 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35호, 제7조 제3항 본문도 이 사건 심판대상으로 기재하고 있으나, 이 규정들은 청구인과 관련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가 청구인의 통신비밀의 자유, 청원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과 관련규정은 다음과 같다.

구 수용자규칙 제3조(규율) 수용자는 교도소등의 안전과 내부질서를 존중하고 다음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20. 생략

21.허가 없이 서신·접견·전화 등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우편물 등을 이용하여 소지가 금지된 물품을 취득하여서는 아니된다.

22.~35. 생략

제4조(징벌양정기준)①수용자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규율을 위반하였을 때에 과하는 징벌의 양정은 다음의 기준에 의한다.

1. 생략

2.제3조 제3호 내지 제10호, 제20호 내지 제22호, 제34호 또는 제11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자는 1월 이상 2월 이내의 금치에 처한다.

3.~9. 생략

②~④ 생략

제7조(조사절차) ①~② 생략

③조사기간은 수용자의 규율위반사실이 있었음을 알게 되어 조사에 착수한 날부터 7일 이내로 한다. 다만, 소장은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7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의 연장을 허가할 수 있다.

④ 생략

〔관련 조문〕

① 수형자 또는 미결수용자(이하, “수용자”라 한다)는 그 처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법무부장관 또는 순회점검공무원에게 청원할 수 있다.

② 수용자가 법무부장관에게 청원을 하고자 할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당해 소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교도관은 청원서를 개봉하지 못한다.

③~④ 생략

제18조(접견과 서신의 수발)①수용자는 소장의 허

가를 받아 타인과 접견하거나 서신을 수발할 수 있다.

②수용자의 접견과 서신수발은 교화 또는 처우상 특히 부적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

③수용자의 접견과 서신수발은 교도관의 참여와 검열을 요한다. 다만 제66조의 규정에 의한 변호인 접견의 경우를 제외한다.

④수용자가 수발하는 서신의 검열·발송 및 교부는 신속히 하여야 한다.

⑤~⑥ 생략

구 시행령 제62조(서신의 검열)①소장은 수용자가 수발하는 서신을 검열하여야 한다.

②수용자가 발송하는 서신은 봉함을 하지 아니하고 교도소 등에 제출하게 하며, 수용자가 수령할 서신은 교도소 등에서 개봉하여 검인을 찍어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법무부장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교도소 수용자가 수용생활 중 부당한 대우를 당하여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감사원 등과 같은 관공서(이하, ‘국가기관’이라 한다)에 이에 대한 조사와 시정을 요구할 목적으로 서신을 보내는 경우, 이를 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2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른 사람과의 연락으로 보아 사전에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청구인에게 보장된 통신 비밀의 자유와 청원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허가 없이 이러한 서신을 위 기관들에 발송하였다고 하여 1월에서 2월 사이의 금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2)교도소 내 수용자가 규율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를 받아 그 조사를 받을 때, 1주를 연장하여 최대 2주 동안 구금할 수 있도록 한 구 수용자규칙 규정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에 관한 부분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은 행정부가 제정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들로 모두 구체적인 집행행위, 예를 들어 서신검열이나 발송거부 또는 조사기간 연장이나 징벌처분 등이 있을 때에 비로소 국민의 기본권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킨다 할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2) 본안에 관한 부분

(가)모든 국민은 통신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징역형 등이 확정되어 교정시설에 수용중인 자도 통신의 자유를 가진다고 할 것이나, 통신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가 아니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해 제한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속하는바, 수용자에게 서신 수발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외부 범죄세력과 연결하여 탈주를 기도하거나 마약이나 범죄에 이용될 물건을 반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형자의 도주를 예방하고 교도소 내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신에 대한 검열은 불가피한 조치라 할 것이어서 서신의 검열을 규정하고 있는 규정들은 청구인의 통신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나)수용자가 교도소 내 규율을 위반한 경우 징벌을 부과하는 것은 교도소 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징벌을 부과할 경우에도 징벌 대상자에게 충분한 변명의 기회를 주고 있고, 징벌 결정은 징벌위원회의 의결로써 하는 등 그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3. 판 단

가.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1)구 수용자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 및 제7조 제3항 단서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기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받는 자만이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위 규정에 의하여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려면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법령 그 자체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당한 경우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4. 1. 7. 93헌마283 , 판례집 6-1, 1, 5).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6. 2. 29. 94헌마213 , 판례집 8-1, 147, 154).

그런데 구 수용자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는 수용자가 교도소 내에서 준수하여야 할 규율을 위반하였을 경우 그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를 하여 일정한 혐의가 인정되면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월에서 2월 이내의 금치 처분을 할 수 있다는 징벌 양정의 기준에 관한 규정으로서 구체적으로 교도소장의 금치처분이라는 집행행위의 매개를 예정하고 있는 규정이다.

또한 징벌혐의자에 대한 조사시 필요할 경우 조사기간을 1주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구 수용자규칙 제7조 제3항 단서도 법규 자체에 의해 직접적으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교도소장의 조사기간 연장 결정이라는 집행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위 규정들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2)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21호 중 ‘서신’에 관한 부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요구되는데, 위 규정은 수용자가 교도소 내에서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외부와 서신 등의 수단으로 연락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법령 자체에서 청구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21호 중 ‘서신’에 관한 부분을 이하에서는 ‘이 사건 심판대상’이라 한다).

나. 본안에 대한 판단

(1) 통신 비밀의 자유 침해 여부

헌법재판소는 수형자에 대한 서신 검열에 관하여 1998. 8. 27. 96헌마398 사건에서 교도소장의 서신 검열행위는 합헌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즉, 헌법 제18조에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통신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으므로 서신의 검열은 원칙으로 금지되지만, 수형자 구금의 목적은 수형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그 자유를 박탈함과 동시에 그의 교화·갱생을 도모함에 있고, 구금시설은 다수의 수형자를 집단으로 관리하는 시설로서 규율과 질서 유지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해 수형자의 교화·개선에 해로운 물질이나 서신의 수발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되는바, 수형자는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관련된 고소·고발인, 경찰·검찰 및 법원의 공무원, 피해자, 증인, 감정인 등에 대하여 원망과 분노를 가질 수 있으므로 만일 수형자로 하여금 이들에게 서신을 제한 없이 발송할 수 있게 한다면 출소 후의 보복 협박, 교도소 내에 있는 동안 뒷바라지 강요 등 일반 국민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서신교환의 방법으로 마약이나 범죄에 이용될 물건이 반입될 수도 있고, 외부 범죄세력과 연결하여 탈주를 기도하거나 수형자끼리 연락하여 범죄행위를 준비하는 등 수용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많으므로 수형자의 도주를 예방하고 교도소 내의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여 구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형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은 불가피하며, 법 제18조는 수형자의 서신수발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교도관의 검열을 요하기는 하되 서신의 검열이나

발송 및 교부를 신속하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형자가 수발하는 서신에 대한 검열로 인하여 수형자의 통신의 비밀이 일부 제한되는 것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부득이 할 뿐만 아니라 유효 적절한 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이며, 통신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1998. 8. 27. 96헌마398 , 판례집 10-2, 416, 427-429)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청구인은 서신 발송에 있어 검열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이 서신을 발송한 곳은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감사원 등의 국가기관이므로 이는 구 수용자규칙 제3조 제21호의 ‘다른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에 대해 사전 검열을 하는 것은 청구인의 통신 비밀의 불가침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위 서신검열제도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이에 대해서 본다.

수용자의 경우 교화, 갱생이라는 행형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일반인들에 비해 보다 많은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구인의 주장처럼 국가기관에 대한 서신 발송시 사전에 검열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용자들의 교화, 갱생의 목적 달성에 전혀 지장이 없다면 사전 검열 없이 서신 발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서신 검열은 단지 누구에게 언제 서신을 보낸다는 확인 정도를 위해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라 수용자가 발송하는 서신에 대해 발송 전 그 내용을 일일이 살펴 수용질서 유지에 저해되거나 새로운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미리 그 발송을 차단함으로써 수용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수용자를 적절하게 교화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만약 국가기관과 사인에 대한 서신을 따로 분리하여 사인에 대한 서신의 경우에만 검열을 실시하고, 국가기관에 대한 서신의 경우에는 검열을 하지 않는다면 사인에게 보낼 서신을 국가기관의 명의를 빌려 검열 없이 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검열을 거치지 않고 사인에게 서신을 발송하는 탈법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게 되고, 종국에는 위 96헌마398 사건의 판시에서 열거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불러 올 것이다.

따라서 수용자가 국가기관에 발송하는 서신에 대해 검열을 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부득이할 뿐만 아니라 유효, 적절한 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이므로 서신검열제도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2) 청원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수용자들이 국가기관에 보내는 서신 중에는 그 내용이 주로 교도 행정과 관련된 것으로 교도소 내의 부당한 처우의 시정을 호소하는 것들이 있는데, 교도소 측이 검열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미리 파악하여 발송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아무리 교도소 측에서 수용자들에 대해 부당한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게 되므로 수용자가 발송하는 서신이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검열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헌법 제26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고 하여 청원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은 공권력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 의견, 희망 등에 관하여 적법한 청원을 한 모든 국민에게, 국가기관이 청원을 수리할 뿐만 아니라, 이를 심사하여 청원자에게 그 처리결과를 통지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헌재 1994. 2. 24. 93헌마213 등, 판례집 6-1, 183, 189), 청원권의 구체적 내용은 입법활동에 의하여 형성되며 입법형성에는 폭넓은 재량권이 있다(헌재 1999. 11. 25. 97헌마54 , 판례집 11-2, 583, 588). 따라서 입법자는 수용 목적 달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도소 수용자에게 청원권을 보장하는 합리적인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은 청원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교도소 수용자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자유롭게 청원할 권리가 보장된다. 그러나 위에서도 본 바와 같이 수용자 구금의 목적은 수용자를 일정한 장소에 구금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그 자유를 박탈함과 동시에 그의 교화·갱생을 도모함에 있고, 구금시설은 다수의 수용자를 집단으로 관리하는 시설이므로 규율과 질서 유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의 경우 이에 대한 아무런 제한 없이 청원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를 이용하여 검열 없이 외부에 서신을 발송하는 탈법수단으로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된 위에서의 이유는 여기에서도 그대로 타당할 것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에 의하면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을 내용으로 하는 수용자의 서신도 교도소장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구 행형법 제18조(현재의 행형법 제18조의 2)는 서신수발의 경우 교화 또는 처우상 특히 부적당한 사유가 없는 한 교도소장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고 하여 청원을 내용으로 하는 서신이라

하더라도 검열을 거친 후에는 발송을 보장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 일일이 검열을 받아야 하므로 검열이 행해지는 동안 발송이 지연될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이것은 수용 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더구나 행형법은 교도행정에 관해 지휘, 감독권을 가진 법무부장관에게 청원하는 경우는 검열을 금지하고 있는데, 수용자가 법무부장관에게 청원하는 청원서는 이를 봉한 채로 교도소장에게 제출하여 개봉 없이 법무부장관에게 발송(행형법 제6조)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교도소 내의 부당한 처우에 관해서는 법무부장관에게 직접 청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 교도소 내의 수용자에 대한 부당한 행위의 발생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가기관에 대한 청원 내용이 담긴 교도소 수용자의 서신에 대해 검열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질서유지 등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최소한의 제한으로서 청원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 결 론

이에 관여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한대현(재판장)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