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등)][미간행]
[1] 약식명령에 대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불이익변경 여부의 판단 기준 및 방법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등) 범행에 대하여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는데, 제1심 및 원심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한 사안에서,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형과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새로 이수명령을 병과한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변호사 박원경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직권판단
가.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 이때 그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기준으로 하되 이를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지 아닌지를 보아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6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약식명령과 동일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하는 이수명령을 병과하였으며,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였다.
원심은, 제1심판결 중 피고인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라고 판단한 부분에 법리오해가 있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면서 제1심과 동일하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피고인에게 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하는 이수명령을 병과하였다.
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은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수명령은 이른바 범죄인에 대한 사회내 처우의 한 유형으로서 형벌 그 자체가 아니라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의무적 이수를 받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신체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된다.
이를 앞서 본 법리와 종합하여 보면,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 제1심 및 원심이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형과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새로 이수명령을 병과한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사건은 이 법원이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 제1항 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직접 판결한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성매수를 위해 김○○(여, 15세)을 만나러 나간 사실은 있으나 김○○을 만나지 못한 채 숙소로 돌아와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직권으로 살피건대, 제1심판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 및 제1심판결 중 피고인이 신상정보등록대상자라고 판단한 부분에 법리오해가 있다는 원심의 직권판단과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를 파기한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99조 ,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률에 비추건대, 피고인의 행위는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에 해당하는바, 정해진 형 중 벌금형을 선택하여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하고,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형법 제70조 , 제69조 제2항 에 의하여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