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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8. 20. 선고 94다39598 판결

[손해배상(기)][공1996.10.1.(19),2779]

판시사항

주권발행 전 주식양도 사실을 통지받은 회사가 그 주식에 관하여 임의로 제3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마치고 주권을 발행한 경우, 주주권의 귀속관계

판결요지

주권발행 전의 주식양도라 하더라도 회사성립 후 6월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있으므로 그 주식양수인은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의 주주가 되고, 그 후 그 주식양도 사실을 통지받은 바 있는 회사가 주식양도인의 회사에 대한 채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주식에 관하여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절차를 마치고 나아가 그에게 기명식 주권을 발행하였다 하더라도, 그로써 그 제3자가 주주가 되고 주식양수인이 주주권을 상실한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두현)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을지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완희)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보충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되었으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에서) 본다.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은 1989. 10. 17. 소외 주식회사 금강정공(이하 소외 회사라고만 한다)을 설립하여 위 회사의 주금액 5,000원의 주식 54,600주를 보유하다가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을 당시인 1990. 5. 9. 그 중 30,000주를 원고들과 소외 2에게 각 10,000주씩 그 액면가로 매도하면서 그 주식에 관한 명의변경은 같은 해 12. 31. 이내에 하기로 약정하고, 같은 날 그 대금을 전부 수령하였으며 그 무렵 위 소외 2는 자신이 매수한 주식 10,000주를 다시 원고 1에게 양도한 사실, 그 후 원고들과 위 소외 1은 같은 해 7. 26. 소외 회사의 이사로서 업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던 피고 2에게 위 30,000주의 보관을 요청하였으나, 동인의 제의로 결국 같은 달 27. 위 회사의 다른 이사인 피고 1과 사이에 원고들이 위 소외 1로부터 매수한 주식 30,000주를 같은 피고가 보관하고, 위 주식에 대한 주권이 발행되면 원고들에게 교부하기로 약정하여 이에 따라 위 소외 1이 30,000주를 피고 1에게 매도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위 피고 1에게 교부한 사실, 그런데 위 약정 직후 위 소외 1은 원고들로부터 이미 주식대금을 전부 받았음에도 아직 받지 않은 것처럼 피고들을 기망하여 피고들에게 원고들로부터 위 주식대금을 받고 주권을 발행하여 주도록 요청하여 피고들이 이에 응하기로 한 사실, 그 후 위 소외 1이 같은 해 8. 6. 부도를 내고 잠적하자 같은 달 13. 피고 2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피고 1은 위 소외 1의 소외 회사에 대한 금 270,000,000원 상당의 채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 이사들과 협의를 거쳐, 같은 해 9. 30.경 위 소외 1이 보유하였던 주식 54,600주 전부에 관하여 위 회사의 이사인 소외 3 명의로 주주명부상 명의개서절차를 마치고, 같은 해 11. 1. 동인에게 기명식 주권까지 발행한 사실, 그 후 원고들이 피고 1에게 위 주식 30,000주에 관하여 명의개서절차를 요구하자 주식대금 상당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사실, 이어 피고 1은 대표이사인 피고 2와 협의하여 1992. 3. 2. 위 소외 3 명의의 주식 중 20,000주를 매도하여 위 소외 1의 채무에 충당하였고, 1993. 3. 26. 나머지 34,600주에 관하여도 위 소외 3으로부터 주권을 회수하고 그에 관한 주주명부상 명의개서절차까지 마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1로서는 소외 회사의 위 소외 1에 대한 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을 뿐 아니라, 위 소외 1의 잘못된 확인에 의하여 원고들로부터 위 주식대금 상당액을 받을 때까지는 주권을 교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오신하게 되었고, 원고들이 맡긴 30,000주를 소외 3에게 명의신탁하여 이를 회수할 수 있는 인도청구권을 계속하여 보유하고 있었고, 그 후 실제로 34,600주에 대한 주권을 회수하고 명의개서까지 마쳤으므로, 원고들이 그 주권의 인도를 구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의 행위는 보관약정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보여지지 않고, 피고 2는 위 약정의 당사자가 아니라 하여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먼저 기록에 의하여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은 나아가 불법행위책임의 성부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피고 1의 행위는 원고들과의 위 약정에 위반한 것이 아니며, 피고 2는 그와 같은 약정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시하였으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양도는 회사성립 후 6월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짐으로써 주권발행 전의 주식양도라 하더라도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있으므로, 원고들은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 여부와 관계없이 소외 회사의 주주가 되었다 할 것이고, 그렇다면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주권발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원고들과 위 소외 1로부터 위 주식양도 사실을 통지받은 바 있는 피고 2와 원고들과 사이에 원고들 명의로 명의개서를 해 주고, 주권을 발행해 주겠다고 약속한 피고 1로서는 원고들이 양수한 30,000주에 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인 원고들에게 주권을 발행하도록 하여야 할 것임에도 위 소외 1의 소외 회사에 대한 채무이행을 확보한다는 이유를 들어 위 회사의 이사인 소외 3 명의로 주주명부상 명의개서절차를 마치고, 나아가 동인에게 기명식 주권까지 발행한 것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나머지 사유들도 이를 정당화할 근거가 되지 못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타당치 않다.

그러나 원고들은 위 소외 1로부터 주식을 양수함으로써 그로부터 양수한 30,000주에 관하여는 회사의 주주가 되었다 할 것인데, 그 후 소외 회사가 위 주식에 관하여 주주가 아닌 소외 3에게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절차를 마치고 나아가 동인에게 기명식 주권을 발행하였다 하더라도 그로써 위 소외 3이 주주가 되고 원고들이 주주권을 상실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들은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주주권 상실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주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결국 기각될 수밖에 없어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결국 이유 없고, 그 밖에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이유모순이나 주주권, 주식양도 및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6.28.선고 92나58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