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red_flag_2서울고등법원 2010. 12. 16. 선고 2009나121776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엔조이더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문형우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예술의전당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변론종결

2010. 11. 11.

주문

1.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10,682,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7. 11.부터 2010. 12.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9분하여 그 중 4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98,263,845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12. 12.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일부를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고쳐 쓰는 부분

○ 제1심 판결문 제9쪽 제20행

‘인정할 수 있으며’를 ‘인정할 수 있고, 갑 제20, 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고’로 고친다.

○ 제1심 판결문 제10쪽 제16행 이하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4) 국립오페라단이 피고의 이행보조자라는 주장에 대하여

(가) 민법 제391조 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가 또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 등 참조). 다만 이행보조자의 행위가 채무자에 의하여 그에게 맡겨진 이행업무와 객관적, 외형적으로 관련을 가지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고, 채무의 이행에 관련된 행위이면 가사 이행보조자의 행위가 채권자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면책될 수는 없다( 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다카1034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대관계약에 따라 2008. 1. 22.부터 2008. 2. 14.까지 원고에게 오페라극장을 대관할 의무, 즉 인도하여 사용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위하여 민법 제374조 에 따라 오페라극장을 원고에게 인도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여야 할 의무 역시 부담한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오페라극장의 보존 및 인도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원고의 대관기간 전에 피고로부터 오페라극장을 대관받아 공연을 하는 주1) 국립오페라단 은 피고의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관의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었음은 명백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이행불능에 관하여 피고 자신은 물론 이행보조자인 국립오페라단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채무불이행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스프링클러의 설치 및 관리상의 과실, 공연 중 요구되는 안전관리의무위반의 과실 또는 방염성능 등 안전기준 검사·관리의무위반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7, 19,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국립오페라단원 소외 1이 실화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아래에서 보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하여 피고 및 그 이행보조자인 국립오페라단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화재는 국립오페라단의 공연 도중 성냥으로 종이 원고에 불을 붙이는 시늉을 하는 장면 직후 발생한 것으로서 방화 기타 전기, 기계적 결함보다는 출연배우들의 부주의에 의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이는 점 주2) , ② 이 사건 화재는 벽난로와 무대소품인 벽면 사이에 놓여 있던 종이 원고에서 발화하여 벽난로 상부로 올라온 화염이 무대 커튼, 조명시설 등으로 급격히 옮겨 붙어 무대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보이고, 국립오페라단은 공연에 사용하는 무대소품에 관하여 미리 피고에게 방염검사필증을 제출하였으나 이 사건 화재 후 벽난로, 벽면 등 무대소품에 관한 방염성능시험결과 서초경찰서로부터 불합격판정을 받았는바, 이와 같이 국립오페라단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방염처리가 되지 않은 무대소품을 사용한 것도 이 사건 화재가 급속하게 번져 피해가 확대된 요인 중의 하나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연 과정에서의 국립오페라단의 부주의가 이 사건 화재의 발생 및 확대의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대관계약의 이행불능에 의하여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5)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가)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7, 8, 9, 12, 갑 제6호증의 1 내지 9, 11 내지 16, 18, 23 내지 28, 34 내지 36, 갑 제11,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연을 위하여 별지 표 기재와 같이 홍보비 등 명목으로 2007. 8. 21.경부터 2007. 12. 31.경까지 합계 410,682,375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로서는 원고가 지출한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위에서 인정된 금액 이외에도 이 사건 공연과 관련하여 416,119,970원을 더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든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4호증의 11, 갑 제6호증의 10, 17, 19 내지 22, 29 내지 33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주3) ,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하기로 했던 공연도 무산되어 성남아트센터에 지급한 대관료 71,461,500원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대관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공연과는 별도의 공연을 위하여 성남문화재단과 대관계약을 체결하고 대관료를 지불하였는바, 위 대관료 상당의 손해는 특별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사정을 피고가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한편 피고는 대관규약 제19조 제3항에 따라 입장권의 교환과 환불에 관련된 사항으로 손해배상의 범위를 한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은 ‘전당의 고의나 부주의가 아닌 예측하지 못한 기계결함 등으로 공연이 취소되거나 중지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대관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하여 피고의 귀책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10,682,375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08. 7. 11. 주4) 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0. 12. 16.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범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표 생략]

판사 김동오(재판장) 심연수 김익환

주1) 국립오페라단은 2007년 송년오페라 ‘라 보엠’ 공연을 위하여 피고와 2007. 11. 21. 체결한 계약(갑 제23호증)에 의하여 공연을 하는 동안 선량한 관리자로서 오페라극장을 보존할 의무를 부담한다(위 계약 제8조).

주2) 피고 역시 이 사건 화재는 국립오페라단의 공연 도중 ○○○ 역을 맡은 소외 1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주3) 갑 제6호증의 10에 의하면 원고가 미디어탱크에 2007. 11. 12. 199,100,000원을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갑 제4호증의 5, 갑 제11호증에 비추어 보면, 이는 같은 날 지급한 140,429,625원과 중복된 것으로 보인다. 갑 제4호증의 11, 갑 제6호증의 17에 의하면 원고가 문화방송에 광고료 8,800만 원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으나 갑 제11호증에 의하면 이를 반환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갑 제6호증의 19 내지 22, 29 내지 33은 원고의 회식비나 법인세 등 이 사건 공연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주4) 원고는 이 사건 대관계약이 이행불능이 된 2007. 12. 12.부터 상법 소정의 연 6%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전에 원고가 피고에게 이행청구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