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문)
법무부장관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재방)
2011. 10. 28.
1. 피고가 2011. 6. 17. 원고에 대하여 한 출국금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다음과 같이 합계 665,937,580원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다.
순번 | 관할세무서 | 납부기한 | 세목 | 체납금액(원) |
1 | 평택세무서 | 2009. 7. 31. | 양도소득세 | 20,502,510 |
2 | 중부세무서 | 2002. 10. 31. | 양도소득세 | 444,186,710 |
3 | 중부세무서 | 2003. 4. 30. | 양도소득세 | 73,394,160 |
4 | 중부세무서 | 2003. 4. 30. | 양도소득세 | 126,516,050 |
5 | 중부세무서 | 2003. 4. 30. | 양도소득세 | 1,338,150 |
합 계 | 665,937,580 |
나. 국세청장이 위 국세 체납을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의 출국금지를 요청함에 따라 피고는 2011. 6. 17. 원고에 대하여 출입국관리법 제4조 , 제4조의4 제1항 에 따라 국세 체납을 이유로 6개월간 출국을 금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다음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가)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5호 는 5천만 원 이상의 국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해 출국금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당초 체납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된 것이 전적으로 원고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자력이 없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못한 것도 위 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
(나) 국세징수법 제7조의4 제1항 및 동 시행령 제10조의5 제2항 에 따르면 출국금지요청 대상자는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 자’여야 하는데, 원고는 2002년부터 체납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혐의를 받거나 국외에서 재산이 발견되거나 국외로 자금을 송금한 사실도 없어 그와 같은 우려가 있는 자로 인정되어야 할 아무런 사유를 발생시킨 바 없다.
(다) 또한 위 국세징수법령 조항에 따르면 ‘출국금지 요청일로부터 최근 1년간 체납액이 5천만 원 이상인 상태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국외 출입 횟수가 3회 이상인 자’가 출국금지요청 대상자로 규정되어 있으나, 원고는 국내 건설업체들과 중동 건설업계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로서 또는 소외 3 학교법인의 이사장으로서 위 법인이 설치·운영하는 ○○○○○○대학의 국제교류를 위하여 해외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2) 출국금지처분의 목적은 출국을 기화로 국외로 도피하거나 시효기간을 넘기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재산을 국외로 도피하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인데, 이미 장기간의 치밀한 조사를 거쳐 원고가 은닉한 재산이 없다는 것이 밝혀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합목적성이 없다.
(3)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얻을 수 있는, 재산도피 등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목적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처분에 의한 침해의 정도와 목적 사이에 합리적인 비례관계가 있다고도 할 수 없어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국세체납 경위
원고는 1998년경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주식회사 서울은행에 대한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 부동산들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가 근저당권의 양수인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임의경매신청으로 위 부동산들이 매각됨에 따라 2002~2003년 사이에 4건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2009년 1건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었다.
(2) 원고의 재산 현황
위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각 과세관청은 현재 원고 명의로 남아 있는 충남 연기군 남면 (주소 1 생략) 임야 387㎡, 전남 진도군 임회면 (주소 2 생략) 답 476㎡, 경기 가평군 설악면 (주소 3 생략) 답 350㎡, 같은 리 (주소 4 생략) 전 354㎡를 압류해 놓은 상태이다.
(3) 원고의 국세 체납 이후 해외 출국 현황
구분 | 횟수 | 출입국 일정 |
2002년 | 2회 | 4/22~4/27, 6/8~6/18 |
2003년 | 4회 | 4/21~5/5, 6/13~6/22, 8/10~8/25, 11/10~11/18 |
2004년 | 0회 | 미결구금기간 (2004. 1. 8. ~ 2004. 7. 13.) |
2005년 | 2회 | 8/18~8/22, 12/31~ 2006. 1. 5. |
2006년 | 1회 | 9/29~10/9 |
2007년 | 3회 | 3/26~3/28, 8/14~8/16, 12/21~12/22 |
2008년 | 4회 | 1/17~1/22, 3/17~3/21, 6/3~6/13, 9/11~9/16 |
2009년 | 2회 | 8/17~8/24, 12/9~12/14 |
2010년 | 4회 | 1/11~1/18, 3/30~4/1, 8/15~8/19, 12/19~12/22 |
2011년 | 1회 | 4/14~4/18 |
계 | 23회 |
(4) 원고의 해외활동
원고는 2002년경 중국의 남수북조 대수로사업의 수주추진을 위해 중국을 다녀왔고, 2003년 6월경에는 수로공사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하여 아프리카 수단을 방문하였으며, ○○○○○○대학과 홍콩예술대학간의 국제학사교류를 위하여 홍콩을 방문하였고, 그 밖에도 ○○○○○○대학과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 외국 대학들과 다양한 학사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인정근거】앞서 든 증거, 갑 제1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29, 39호증, 을 제1, 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5호 , 동 시행령 제1조의3 , 출국금지업무 처리규칙 제2조 , 제9조 등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면, 5천만 원 이상의 국세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그 국세 체납자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함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지, 단순히 출국을 기화로 해외로 도피하거나 시효기간 동안 귀국하지 아니하고 외국에 체재하여 그 시효기간을 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재산의 해외 도피 우려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일정 금액 이상의 국세 체납 사실 자체만으로 바로 출국금지처분을 하는 것은 출국금지업무 처리규칙 제2조 에 위반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재산의 해외도피 가능성 여부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며, 한편 재산의 해외도피 우려 여부는 국세 체납의 경위, 국세 체납자의 성별·연령·학력·직업·성행이나 사회적 신분, 경제적 활동과 그로 인한 수입의 정도·재산상태와 그간의 국세 납부의 방법이나 수액의 정도, 그간의 국세 징수처분의 집행과정과 그 실효성 여부, 그간의 출국 여부와 그 목적·기간·행선지·해외에서의 활동 내용·소요 자금의 수액과 출처 등은 물론 가족관계나 가족의 생활정도·재산상태·직업·경제활동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두3365 판결 참조).
(2)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을 제3부터 6호증, 을 제8, 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가 전처와 아들을 소외 3 학교법인의 이사로 재직하게 하면서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고 그 급여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의 아들들이 별다른 소득이 없으면서 2006년경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구입한 사실, ③ 원고가 사립학교법에 어긋나게 ○○○○○○대학의 관사에 전입하여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다른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들이나 그밖에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다음의 사정들, 즉 양도소득세 부과 이후 상당 시일이 경과하여 원고 소유의 재산을 찾을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원고가 그 동안 수시로 해외로 드나들었음에도 과세관청이 압류한 재산 외에 추가로 원고 소유 재산을 찾거나 원고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도피시킨 정황을 적발하지 못한 점, 원고가 국세를 체납한 상태에서 해외에 자주 드나들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현재 직책이나 과거 경력, 비교적 짧은(1회 평균 3~5일) 해외체류기간을 감안하면 재산 해외도피 또는 관광 등의 소비목적의 출국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의 아들들은 오래 전에 이혼한 전처들 소생으로 원고와는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여 왔고, 그 모친들도 과거 인기 있는 배우 또는 가수였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재산을 해외에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특히 위 ①, ③의 사실은 소외 3 학교법인의 운영이 부적절함을 시사하는 사정은 될 수 있어도 곧바로 원고가 국외로 재산을 도피하였을 가능성을 추단케 하는 사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또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국세청장의 출국금지요청 전 1년 이내에 3번 출국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모두가 정당한 사유 없는 출국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국세징수법 제7조의4 제1항 및 동 시행령 제10조의5 제2항 에 정한 출국금지요청 요건에 해당하는 사정이 없어 원고에 대한 국세청장의 출국금지요청은 국세징수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비록 출입국관리법 제4조 의 제1항 의 문언상으로는 국세청장의 출국금지 요청이 없어도 피고가 출국금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출국금지 요청이 없는 경우 법무부가 대상자의 국세체납사실이나 재산의 해외도피 가능성을 파악하기 어려워 출국을 금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실제로 그러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의 2011. 9. 16.자 준비서면 참조)에 비추어 보면, 법령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한 출국금지요청에 따라 내려진 이 사건 처분 또한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