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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9. 10. 14. 선고 2009나55299 판결

[계약해제무효확인][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채무자 우정건설 주식회사의 관리인 우교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임장호)

피고, 항소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박기웅)

변론종결

2009. 9. 23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우정건설 주식회사와 한국토지공사(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되어 2009. 10. 1. 피고가 성립되었다. 이하 '피고'라 한다) 사이에 2005. 11. 30. 체결된 인천 서구 청라경제자유구역 A-23 블록 19,800㎡에 대한 용지매매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2008. 3. 13. 우정건설 주식회사에게 한 계약해제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5조 소정의 포괄적 금지명령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의 법적 성격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농협은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피고 및 우정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협약, 대출약정, 각서를 작성하였고, 위 약정들에 따라 우정건설은 농협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될 경우 우정건설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게 되는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을 양도하였다. 그렇다면 이는 위 매매대금반환청구권에 대하여 농협의 양도담보권을 설정한 것이고, 농협의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통지를 하게 함으로써 위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을 확정적으로 발생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에 해당한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농협과 사이에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내용에 따라 피고와 우정건설 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될 경우 피고가 농협에게 계약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곧바로 반환하기로 한 것은 피고가 위 매매대금에 한하여는 우정건설에 대한 보증인으로서의 채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피고에 대한 의무이행 청구일 뿐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라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채권의 양도담보는 양도성이 있는 현재의 채권이든 장래의 채권이든 이를 가리지 아니하고, 타 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채무자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그 채무자의 채권자에게 신탁적으로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건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농협과 피고는 2005. 8. 16.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면서 농협의 대출채권의 보전을 위하여 매수인이 납입한 토지분양대금의 반환청구권의 채권양도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는 경우 피고는 이에 응하기로 한 사실, 우정건설은 2006. 6. 1. 농협과 사이에 대출약정을 체결한 후 곧바로 농협과 사이에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에게 위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이 농협으로 양도되었다는 내용의 통지를 한 사실, 농협이 매수인의 대출약정에 관한 기한의 이익 상실을 이유로 피고에게 매매계약 해제를 요청하는 경우 피고는 이에 반드시 응하여야 하고, 매매계약이 해제되어 매매계약의 상대방인 우정건설에게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이 발생하면 피고는 이를 그 계약의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농협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관계에다가 우정건설의 농협에 대한 대출금채무가 소멸한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의 매매대금반환채무가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는 등 우정건설의 대출금채무와 피고의 매매대금반환채무는 부종성을 가지지 아니하는 점, 피고가 농협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함으로써 우정건설에 대한 매매대금반환의무도 자동적으로 면하게 되어 통상 보증인의 구상관계와는 다른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우정건설의 보증인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채권양도는 결국 농협의 우정건설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우정건설이 2006. 6. 1. 농협과 사이에 대출약정을 체결한 후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을 양도함으로써 위 매매대금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양도담보권이 설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피고로 하여금 우정건설에게 매매계약 해제통지를 하게 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점, 피고가 우정건설에 위 매매계약 해제통지를 할 경우 우정건설의 재산인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이행청구권은 매매대금반환청구권으로 바뀌는 점, 이와 같이 발생한 우정건설의 매매대금반환청구권 상당의 금원은 피고가 곧바로 농협에게 지급하게 되어 있고, 우정건설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2)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과 포괄적 금지명령의 관계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우정건설에 대하여 2008. 2. 29. 포괄적 금지명령이 발령된 이상 그 효과로서 채권자인 농협은 자신의 채권실현을 위한 집행행위를 할 수 없고,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이 있은 후 피고의 이 사건 매매계약 해제통지가 있기 전에 포괄적 금지명령이 발령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위 포괄적 금지명령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었다.

2) 피고의 주장

포괄적 금지명령이 된 경우 민사집행법상의 절차에 의한 권리실행이 금지될 뿐 그 외의 방법에 의한 권리실행 전반이 금지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가사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가 포괄적 금지명령에 의하여 그 개시나 속행이 중지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2008. 2. 29. 이전에 있었던 것이므로 포괄적 금지명령에 반한다고 볼 수 없어 여전히 유효하다.

(나) 판단 - 포괄적 금지명령의 효력이 양도담보권의 실행절차에도 미치는지 여부

살피건대, 비전형담보권의 실행행위나 전형담보권의 강제집행이나 모두 그 권리의 실현을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고, 만일 근저당권, 유치권 등 법정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의 강제집행 실시만을 금지하거나 중지할 뿐, 이 사건과 같이 양도담보권 등 비전형담보권을 가진 회생담보권자들은 포괄적 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실현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법정담보권보다 비전형담보권이 더 유리하게 되는 등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기는 하나, 한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도산법’이라 한다) 제45조 제3항 이 “포괄적 금지명령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하여진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은 중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에서 위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을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여기에는 '등'이 없다)로 명확히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통합도산법이 제정되기 이전의 종전 법률체계하에서는,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7조 제1항 이 '정리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은 경우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법원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정리절차개시의 신청에 관하여 결정이 있을 때까지 파산절차, 화의절차,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에 기하여 회사재산에 대하여 이미 하고 있는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라고 하여 '개별적 중지명령'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었는데, ‘정리담보권’에 양도담보권을 비롯한 비전형담보권도 포함되지만 개별적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에 대하여는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라고만 규정하여 명시적으로 비전형담보권의 실행행위를 포괄적으로 나열하고 있지 않아서, 개별적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인 위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에 경매절차가 아닌 비전형담보권의 다른 실행행위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논란이 있었고 이를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는바, 통합도산법을 새로 제정하면서 위 개별적 중지명령 외에 새로이 포괄적 중지명령을 도입하면서 그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와 관련하여, 만일 입법자의 의사가 포괄적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에 비전형담보권의 모든 실행행위도 포함시키려는 것이었다면 위와 같은 논란을 고려하여 당연히 포괄적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에 경매절차가 아닌 비전형담보권의 다른 실행행위를 명시적으로 나열하였을 것인데(그와 같은 실행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적절한 표현을 찾기 곤란하였다면 적어도 “ ~ 회생담보권에 기한 ~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 등” 또는 “ ~ 회생담보권에 기한 ~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 및 그 밖의 실행행위 ”라고 하는 등에 의하여 얼마든지 비전형담보권의 모든 실행행위가 포함됨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와 같이 나열하기는커녕 오히려 ‘담보권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등’을 제거함으로써 포괄적 중지명령의 적용대상을 축소하는 듯이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뜻 포괄적 중지명령의 대상 행위에 비전형담보권의 모든 실행행위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과 같이 강제집행이나 경매절차가 아닌 양도담보권 실행행위에 대하여는 포괄적 금지명령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이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라 하더라도, 이는 포괄적 금지명령에 의하여 그 실행절차가 중지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따라 피고가 우정건설에게 한 이 사건 매매계약 해제통지 역시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이 통합도산법 제100조 소정의 부인권의 행사로서 그 효력이 부인되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이 포괄적 금지명령에 의하여 그 실행절차가 중지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의 법적 성격이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인 점에 비추어 이는 통합도산법 제100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부인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원고는 2009. 8. 19.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부인한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률규정 (통합도산법 규정)

- 제100조 (부인할 수 있는 행위)

① 관리인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의 재산을 위하여 다음 각호의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

1. 채무자가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 다만,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채무자가 지급의 정지, 회생절차개시의 신청 또는 파산의 신청(이하 이 조 내지 제103조 에서 "지급의 정지등"이라 한다)이 있은 후에 한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행위와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 다만,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지급의 정지 등이 있는 것 또는 회생채권자나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고 있은 때에 한한다.

3. (생략)

4. (생략)

② (생략)

- 제104조 (집행행위의 부인)

부인권은 부인하고자 하는 행위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는 때 또는 그 행위가 집행행위에 의한 것인 때에도 행사할 수 있다.

- 제105조 (부인권의 행사방법)

① 부인권은 소, 부인의 청구 또는 항변의 방법으로 관리인이 행사한다.

② (생략)

③ (생략)

(3) 판단

살피건대, 구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각 호 (이는 통합도산법 제100조 제1항 각 호 와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다)의 규정에 의하면, 구 회사정리법상의 부인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정리 전 회사의 행위라고 할 것이고, 다만 회사의 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정리 전 회사와의 통모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를 회사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도 부인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4676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고가 채무자인 우정건설이 아니라 채권자인 농협이 피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부인한다고 하고 있으나, 농협이 채무자인 우정건설과 통모하여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달리 농협의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채무자인 우정건설의 행위와 동일시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농협이 피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부인한다고 하면서도 그 부인행위의 상대방을 피고로 지정하고 있으나, 통합도산법에 의하면 부인권의 행사 상대방은 수익자 또는 전득자라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을 한 농협이 그 수익자의 지위에 있어 부인권의 행사 상대방이 된다 할 것인데, 원고가 농협을 상대로 그 부인권을 행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제 및 지급 요청은 통합도산법상의 부인권 행사에 의하여 그 효력이 부인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따라 피고가 우정건설에게 한 이 사건 매매계약 해제통지 역시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성준(재판장) 함석천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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