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orange_flag서울행정법원 2012.7.19. 선고 2012구합3095 판결

명예퇴직수당지급거부처분취소

사건

2012구합3095 명예퇴직수당지급거부처분취소

원고

A

피고

법원행정처장

변론종결

2012. 6. 28.

판결선고

2012. 7. 19.

주문

1. 피고가 2012. 1, 17. 원고에 대하여 한 법관 명예퇴직수당 지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989. 3.경 사법연수생으로 임명되었고 2년의 수습기간을 거쳐 1991. 2.경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다음 같은 해 3. 1. 법관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0. 2.경 피고에게 명예퇴직원을 제출하면서 명예퇴직 수당 지급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달 28일 명예퇴직을 하였는데 당시 원고의 나이는 만 51세였고 임기만료일(2011. 2. 28.)까지 1년이 남아있었다(원고는 재직 중 1회 재임용절차를 거쳤다).

나.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1항은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면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대상 범위, 지급액, 지급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고 한다) 제3조는 제1항 본문에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는 법관(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및 16호봉 이상인 법관은 제외한다) · 일반직 공무원 및 기능직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로서 정년퇴직일 전 1년 이상의 기간 중 자진 퇴직하는 자로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5항에서 '정년 잔여기간의 계산은 법관의 경우에는 정년퇴직일 전에 임기만료일이 먼저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을 정년퇴직일로 본다. 다만 법관의 경우 그 기간은 7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의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1항, 제5항 및 [별표 1] 명예퇴직수당지급액 산정표 1.항의 계산방식[월봉급액(봉급표상 봉급액의 81%)의 반액 X 정년 잔여월수]에 따라 정년의 잔여기간을 임기의 잔여기간인 1년으로 하여 산정한 명예퇴직수당 20,703,600원[(4,260,000원 X 0.81 × 0.5) X 12개월]을 지급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2011. 12, 21.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법관 임기제의 본질과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모법인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 2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이므로 위 규칙을 근거로 한 명예퇴직수당의 산정 및 지급 역시 무효이다'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정년의 잔여기간을 7년으로 하여 산정한 명예퇴직수당 153,360,000원에서 기지급 명예퇴직수당 20,703,6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명예퇴직수당 132,656,400원의 지급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마. 이에 피고는 2012. 1. 17. 원고에게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법관 임기제의 본질과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고 모법인 국가공무원법 제74조 의 2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위 규칙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의 산정 및 지급 역시 적절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1)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은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 산정과 관련하여 법관의 경우 '정년의 잔여기간'을 계산함에 있어 '정년퇴직일'을 '임기만료일'로 대체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은 법관의 신분보장을 통하여 사법권의 독립을 확보하기 위해 제105조 제3항에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법관의 임기를 직접 보장하고 있는바, 이러한 법관의 임기와 같은 조 제4항에 의해 법률로 정하게 되어 있는 법관의 정년은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위 규칙 조항은 헌법상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하여 위헌·무효라고 할 것이다.

(2)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1항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은 공무원이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함을 요건으로 하여 지급되므로 본질적으로 '정년'을 전제로 하는 것임에도 같은 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은 법관의 경우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아닌 임기의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칙 조항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이다.

(3) 다른 경력직 공무원의 경우 정년의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 산정이 이루어짐에도 유독 법관의 경우에는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에 의해 임기의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 산정이 이루어지는바 이는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 또한, 같은 법관 사이에서도 정년의 잔여기간이 아닌 임기의 잔여 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 산정이 이루어지는 까닭에 그 기간의 장단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한다. 따라서 위 규칙 조항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헌·무효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명예퇴직수당의 법적 성격

국가공무원법상 명예퇴직수당은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 정년이 되기 전에 공무원 신분을 종료하는 경우 엄격한 요건 아래 공무원으로서의 특별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데 대해 생활보장을 도모하고 자발적인 명예퇴직을 유도하여 공무원의 인사적체를 해소하며 공무원 조직의 능률을 향상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명예퇴직수당이 퇴직위로금, 보상금, 특별상여금 기타 여하한 명목으로 불리더라도 정년까지 근무할 경우에 받게 될 장래 임금을 보전하거나 퇴직 이후의 생활안정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급여는 아니고, 조기 퇴직을 유도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피용자에게 지급하는 금전(특별장려금)이라 할 것이며 퇴직 전 근로에 대한 공로 보상적 성격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명예퇴직수당의 법적 성격 때문에 입법자가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구체적인 지급요건·방법·액수 등을 형성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폭넓은 재량이 허용된다(헌법재판소 2002.12.18. 선고 2001헌바55 결정, 헌법재판소 2007.4.26. 선고 2003헌마533 결정, 헌법재판소 2010. 11. 25. 선고 2010헌바93 결정,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다24646 판결 등 참조).

(2) 헌법상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명예퇴직수당제도는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년 이전의 퇴직을 유도하여 조직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자 하는 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 반면에 임기제를 통한 법관의 신분보장은 기본적으로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않는 등의 법관으로서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고 퇴직하는 법관의 경우 퇴직 당시의 잔여 임기의 장단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이 달리 산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헌법상의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모법의 위임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1항은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것을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요건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같은 조 제4항은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대상 범위·지급액 · 지급절차에 관하여 이 사건 규칙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즉, 위 각 규정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공무원에게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위 규정의 내용만으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이 반드시 정년의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오히려 명예퇴직수당이 조기 퇴직을 유도하거나 퇴직 전 근로에 대한 특별보상금의 성격을 갖고 있어 입법자가 구체적인 지급요건을 형성함에 있어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고, 위 제4항이 그 지급 대상 범위나 지급액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 사건 규칙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이 법관의 경우 임기의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일반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평등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평등원칙은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기본권이다.

또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즉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차별적 취급이 존재하는지와 차별적 취급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지의 2단계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이때 차별적 취급의 헌법적 정당성에 대한 심사에 있어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 완화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 또는 입법의 위임을 받은 행정부에 인정되는 형성의 자유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헌법이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아니 되는 기준 또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영역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기준을 근거로 한 차별이나 그러한 영역에서의 차별인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에는 입법형성권이 축소되어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비례의 원칙)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고, 그 외의 경우에는 완화된 심사기준, 즉 차별의 기준 또는 방법의 합리성 여부가 헌법적 정당성 여부의 판단기준이 된다(헌법재판소 1999. 12. 23. 선고 98헌마363 결정, 헌법재판소 2001. 6. 28. 선고 2001헌마132 결정, 헌법재판소 2004, 10. 28. 2002헌마328 결정, 헌법재판소 2008. 9. 25. 선고 2005헌마586 결정 등 참조).

(나) 차별적 취급의 존부 및 심사기준

살피건대,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 때문에 법관과 다른 경력직 공무원 사이에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 산정의 기준이 달라지는 차별적 취급이 존재하고, 퇴직하는 법관 사이에서도 잔여 임기의 장단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액에 차이가 생기므로 차별적 취급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차별적 취급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명예퇴직수당의 법적 성격상 입법자 또는 입법의 위임을 받은 행정청에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구체적인 지급요건 · 방법 · 액수 등을 형성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폭넓은 재량이 허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규칙 조항에 대한 평등심사에 관하여는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다) 다른 경력직 공무원과의 차별이 평등원칙 위반인지 여부

살피건대, 법관의 경우 법률로 규정된 정년 이외에 그 임기가 헌법에 직접 규정되어 있고 탄핵 등에 의하지 않는 한 임기 동안 파면과 같은 신분 박탈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며 각 법관이 독립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므로 일반 경력직 공무원과 비교하여 신분 보장이나 수행하는 업무에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두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명예퇴직수당의 법적 성격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직급이 높다고 하여 우대해야 할 당위성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에 의하여 법관이 다른 경력직 공무원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퇴직하는 법관 사이의 차별이 평등원칙 위반인지 여부

1) 차별의 징표

원고가 같은 시기에 퇴직하는 법관 중 원고보다 잔여 임기가 긴 법관들에 비해 명예퇴직수당을 적게 받는 불이익을 입게 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와 같은 불이익 처우의 이유로 임기만료일까지의 잔여기간 이외에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따라서 퇴직하는 법관 사이에 발생하는 차별의 징표는 잔여 임기의 장단이고 위와 같은 징표가 차별의 합리적인 기준으로 용인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2) 법관의 신분보장

법관은 국가의 통치권인 입법·행정·사법의 주요 3권 중 사법권을 담당하여 그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이고 다른 국가기관이나 그 종사자와는 달리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기관으로서 법관 하나하나가 법을 선언 · 판단하는 독립된 기관이며, 그에 따라 사법권의 독립을 위하여 헌법에 의하여 그 신분을 고도로 보장받고 있다(헌법재판소 2002. 10. 31. 선고 2001헌마557 결정 참조). 즉, 헌법제103조에서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규정하여 법관의 독립을 선언하고 있고, 법관독립의 방편이 되는 법관의 신분보장을 위하여 법관자격의 법정주의(헌법 제101조 제3항), 법관의 임기제(헌법 제105조 제1항 내지 제3항), 법관정년의 법정주의(헌법 제105조 제4항)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106조 제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 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신분상 불리한 처분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105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구 법원조직법(2011. 7. 18. 법률 제108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5조 제4항은 대법원장 및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법관(판사)의 정년을 63세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5조의2는 판사의 연임 및 그 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3) 신분보장의 예외 사유

가) 헌법 제65조의 탄핵심판

헌법 제65조 제1항,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에 의하면, 법관이 그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에는 피소추인을 당해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탄핵심판절차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로서 국민에 의하여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하는 경우 다시 그 권한을 박탈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당해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문리적으로는 위 규정이 헌법 제65조 제1항의 탄핵사유가 인정되는 모든 경우에 자동적으로 파년결정을 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직무행위로 말미암은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파면해야 한다면 이는 피청구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의 요청 즉, 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니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말하고, 이때 '법 위반이 중대한지' 또는 '파면이 정당화되는 지'의 여부는 그 자체로서 인식될 수 없으므로 '법 위반이 어느 정도로 헌법 질서에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을 미치는지의 관점'과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경우 초래되는 효과'를 서로 형량하여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지의 여부 즉, 파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결정).

나) 심신상의 장해로 인한 퇴직

구 법원조직법(2011. 7. 18. 법률 제108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7조는 '법관이 중대한 심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대법관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판사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이 퇴직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법관의 임기제

헌법은 제헌헌법부터 임기 10년의 법관 임기제를 규정하고 있었고, 제5차 개정헌법(1962년 헌법)에서는 대법원장인 법관의 임기는 6년, 일반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는 임기제 규정을 두고 아울러 법관 정년을 일률적으로 65세로 한다고 헌법에 명시적으로 정년연령을 직접 규정하였다가, 제7차 개정 헌법(1972년 헌법)에 이르러서는 정년 연령을 헌법에 직접 명시하여 규정하지 않은 채 '법률이 정하는 연령에 달한 때에는 퇴직한다'라고 규정하여 정년제를 채택하되 그 구체적인 정년연령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으며, 제8차 개정 헌법(1980년 헌법)에서 현행 헌법과 같이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법관 정년제를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정년연령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아울러 대법원장, 대법관, 그 이외의 일반 법관 사이에 차등을 두는 임기제를 규정하여 현행헌법에 이르게 되었다.

법관 정년제는 통상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육체적·정신적 능력이 쇠퇴해 가는 것이 사실이므로 그에 대처하여 사법이라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사법제도를 유지하고자 하고, 한편으로는 사법 인력의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사법조직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중요한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나아가 정년을 명시함으로써 법관의 신분보장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헌법재판소 2002. 10. 31. 선고 2001헌마557 결정 참조).

그런데 법관의 정년제를 두면서 별도로 임기제를 두는 이유는 법관의 신분을 정년까지 강하게 보장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사법부 독립의 핵심적인 요소는 법관의 독립이고 이를 위해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 선고'에 의하지 않고서는 징계에 의하더라도 법관으로서의 신분이 박탈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신분보장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법관이 그 직무수행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헌법헌법재판소법에 그 절차가 매우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 탄핵절차를 통해서 파면 될 가능성은 희박하여 법관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다. 반면에 법관은 사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사람이므로 주권자로서는 법관의 노령화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능력의 쇠퇴로 말미암은 직무수행능력의 저하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본연의 재판업무에 관한 전문성의 부족이나 업무수행에 있어서 불성실 등을 관찰하고 적절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법관에게는 업무내외적으로 고도의 도덕성과 품위를 갖출 것이 요구된다.

헌법은 법관 지위의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위와 같은 모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법관 임기제 및 연임제를 두고, 정해진 임기 동안에는 법관의 신분을 강력히 보장함으로써 사법권 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되 그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연임심사를 통해 비위행위를 저질렀거나 업무 능력이 부족한 경우 등 법관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평가되는 법관에 대한 연임을 제한함으로써 법관의 일상적인 직무수행의 적법성과 충실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법관 임기제는 법관으로서의 근무기간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시 이루어지기 어려운 법관에 대한 탄핵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일정한 시기마다 그에 상응하는 평가절차를 거침으로써 위 제도를 보완하는 성격을 갖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구 법원조직법 제45조의2 제2항 각 호에서 연임 제한 사유인 정신상의 장해로 인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제1호),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제2호), 판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제3호)도 사실상 탄핵 사유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연임 기간의 만료는 신분보장 기간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법관은 연임 제한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까지 신분을 보장받는 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차별의 기준의 합리성 여부

앞서 본 법관의 신분보장, 법관 임기제 및 연임제의 취지, 법관의 연임 심사의 기준, 탄핵과 연임 심사의 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이 임기의 잔여기간(즉, 다음 연임심사까지 남은 기간)을 법관의 명예퇴직수당 지급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퇴직 법관에게 연임 제한 사유가 있어 임기만료일 이후에는 법관으로서의 신분이 박탈됨을 전제로 하는 것과 같다(이는 일반 공무원의 경우라면 명예퇴직하는 공무원이 정년에 도달하기 전에 면직 등으로 신분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하고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을 축소하여 명예퇴직수당을 산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취급은 법관에게 연임 제한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까지 신분보장을 받는다는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 반하고 연임심사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퇴직 법관과 장래에 연임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거나 연임심사까지 남은 기간이 긴 퇴직법관 사이의 명예퇴직수당 지급액의 차이를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 기준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은 헌법상의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진창수

판사 이강호

판사 홍석현

별지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