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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75. 4. 8. 선고 74노1403 제1부판결 : 상고

[국가보안법위반·반공법위반·간첩피고사건][고집1975형,84]

판시사항

가. 상황증거가 자백의 보강증거로 될 수 있는지 여부

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범죄사실의 일부에만 있는 경우

다. 간첩죄에 있어서 군사상 기밀의 개념

라. 국가보안법 5조 2항 의 금품수수죄와 반공법 5조 1항 의 금품의 제공을 받은 죄와의 관계

판결요지

가.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서는 직접증거뿐만 아니라 상황증거도 증거능력이 있다.

나. 범죄의 전부에 대하여 보강증거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그 일부에 대하여 이를 보강할 증거가 있으면 된다.

다. 군사상 기밀의 개념은 협의의 군사상의 기밀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 걸쳐서 우리나라의 국방정책상 북괴에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기밀사항을 포함한다.

라. 국가보안법 5조 2항 금품수수죄와 반공법 5조 1항 의 금품의 제공을 받은죄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어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와 신구법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한편 같은 행위가 위 양 법조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그 양죄의 관계를 상상적경합이라고 할 것이다.

참조판례

1971.2.23. 선고 71도44 판결 1971.11.23. 선고 71도1548 판결 (판례카아드 9910호, 대법원판결집 19③형47, 판결요지집 형사소송법 제253조(34)1431면) 1969.6.10. 선고 69도146 판결 1968.12.24. 선고 68도1409 판결 (판례카아드 3434호 대법원판결집 16③형85, 판결요지집 형법 제98조(33)1267면) 1971.1.26. 선고 70도2537 판결 (판례카아드 9395호, 대법원판결집 19①형15, 판결요지집 국가보안법 제5조(3)1389면)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등 및 검사

주문

피고인 1에 대한 원판결중 무죄 선고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 구금일수중 175일을 같은 피고인에 대한 위 징역형에 산입한다.

같은 피고인으로부터 금 27,174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2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등에 대한 각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2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2 및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상피고인 1이나 원판시의 공소외 1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이라고 줄여쓴다)에 가담, 활동중인 정을 알지 못하였음에도 원심이 동인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 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는, 원심은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 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즉,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 반공법 제5조 제1항 은 서로 신구법의 관계에 있는 동시에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고, 한편 상상적경합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원판시행위는 신법이며 특별법인 반공법 제5조 제1항 에만 해당할 뿐인데도 원심이 그 판시행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 만을 적용 처단하고 반공법 제5조 1항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나 위 유죄인정사실과 상상적경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않는다고 잘못 판단하였고, 설사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국가보안법 제5조 2항 의 "그 정을 알고"라는 요건은 반공법 제5조 1항 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와 같은 취지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원판시와 같이 반국가단체의 활동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라면 국가보안법의 위 법조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같은 이유 제3점의 요지는 피고인의 범행의 경위와 그 행위전체를 형사정책면에서 관찰할 때에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함에 있다.

그러므로 위 항소이유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1) 그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히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종합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판시 금품을 받았을 때에는 상피고인 1이나 공소외 1이 조총련의 구성원임을 알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판결에는 범의에 관한 사실인정을 그릇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같은 이유 제2점에 관하여,

국가보안법 제5조 2항 의 금품수수죄와 반공법 제5조 1항 의 금품의 제공을 받은 죄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고 있어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신구법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한편 같은 행위가 위 양법조위반이 되는 경우에는 그 양죄의 관계를 상상적경합이라고 할 것이니만큼 이와 다른 견해로 원판결을 비난하는 논지는 이유없고, 또한 국가보안법 제5조 2항 에서 말하는 금품의 수수는 그 목적이 무엇이건 가리지 않고, 상대방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거나 그 지령을 받은자라는 정을 알고 수수하면 성립된다 할 것이고, 소론과 같은 주관적요건이 따로 필요하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 하겠으니 피고인에 대한 위 판시 소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5조 2항 을 적용한 원판결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

(3) 같은 이유 제3점에 관하여,

이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및 범행 후의 정황등 원심이 적법히 조사한 양형의 조건의 되는 여러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변호인이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양형은 적당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므로, 결국 피고인 2의 위 각 항소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1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1의 변호인 함정호의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원판시사실(판시 제(15)사실제외)중 그 판시 제(3)(4)(13)(14)사실에 관하여는 원심법정에서 부인하였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자료가 없으며, 그 나머지 사실은 자백하였으나 원심이 들고있는 다른 증거들은 위 관계판시사실에 부합하는 점이 없는 내용의 것으로서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판결은 채증법칙을 어겨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함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같은 이유 제2점 및 이 논점에 관한 변호인 태윤기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판시 제(3)(4)사실에 있어서 피고인은 가족을 만나기 위하여 일시 귀국한 것이지 그 판시와 같이 공소외 2로부터 지령을 받고 귀국한 것이 아니며, 의식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바 없을뿐더러 피고인이 탐지, 수집하였다는 정보내용은 우리나라에서 공지된 사실이므로 북괴에 알려져서 우리나라에 불이익을 초래할 정도의 중요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의 기밀이 아님이 명백하고, 최근 대법원판례( 73도2178호 74도1477호 판결 )의 경향도 간첩죄에 있어서의 국가기밀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그 판시의 정보를 수집하였다 하여 피고인을 간첩죄로 처단하였음은 간첩의 개념에 관한 법률해석 또는 판례해독을 잘못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같은 이유 제3점의 요지는, 원판시 제(15)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원판시와 같은 말을 하게된 전후사정을 고려하면 북한공산집단을 찬양한 것이라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이 이부분을 유죄로 처단하였고,

변호인 태윤기의 다른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판시 제(2)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2를 만나 귀국에 관한 상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반국가단체 또는 국외 공산계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았다고 볼 자료가 없는데도 원심은 피고인을 회합죄로 처단하였다는 것으로서 어느 것이나 원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허물이 있다는 취지이고, 같은 이유 제4점 및 이 점에 관한 변호인 태윤기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1968.봄경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북괴가 무장봉기를 행동으로 표시해옴을 알고부터는 전향하였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등 정상을 생각할 때에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량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함에 있으므로 위 각 항소이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1) 항소이유 제1점 및 제3점(채증법칙위반 및 원판시 제(2)(15)사실에 관한 사실오인의 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은 원판시 제(3)(4)(15)사실에 관하여 일부 부인하고 있을 뿐 그 나머지 사실은 모두 원심법정에서 자백하고 있으며, 검찰에서는 위 제(3)(4)마저 자백하였음을 알 수 있고, 한편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서는 직접증거뿐 아니라 상황증거도 증거능력이 있다 할 것이고, 또한 범죄사실의 전부에 대하여 증거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그 일부에 대하여 이를 보강할 증거가 있으면 된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채택한 증인 공소외 3의 증언 및 동인이 작성한 진술서중 "자기는 동경대학 농학부에 유학중이던 1964.10.말경부터 약 1년간 피고인 1과 함께 생활한 일이 있는데 1964.10.월경 피고인의 소개로 그의 친구라는 공소외 2와 인사를 한 바 있고, 그해 12월경 공소외 2가 피고인을 찾아와서 피고인의 방에서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때 공소외 2는 북한농업의 기계화가 잘되었고, 북한의 발전과정을 후진국들이 따르려 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는 요지의 진술기재등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 증거들을 포함한 원판결이 채택한 다른 증거들은 피고인이 자백한 원판시사실(판시 제(15)사실 제외)을 인정하는데 보강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이 있다고 할 것으로서 나아가 원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건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는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으므로 증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인정하였다거나 일부 사실오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같은 이유 제2점에 관하여,

군사상 기밀의 개념은 협의의 군사상의 기밀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 걸쳐서 우리나라의 국방정책상 북괴에게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포함한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주도의 변모상, 도민의 생활상태 및 민심동향들을 면밀히 파악, 보고하라는 지령을 받고 잠입하였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지령에 의하여 탐지한 제주도의 발전상, 제주도민의 생활실태와 민심동향, 재일교포의 왕래 및 재산반입상황등에 관한 원판시와 같은 정보는 위에 말한 바와 같은 기밀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판시행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제1항 을 적용한 조처는 정당하고, 논지가 지적하는 판례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호 소정의 국가기밀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되지 못한다 할 것이어서, 위 논지 역시 이유없다.

3.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2에 대한 항소이유 및 피고인 1에 대한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원판결에는 법리 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즉,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건 공소사실중 제(3)사실인 원판시 공소외 4의 부탁에 의한 그 부모에의 금전교부행위 및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중 제(3)(4)사실인 공소외 1 및 상피고인 1의 신동아잡지 또는 국민학교 교과서등의 금품송부행위에 관하여 어느것이나 위 고병운과 상피고인의 공산계열로서의 목적수행을 위한 활동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 일부무죄의 선고를 하였으나 반공법 제7조 의 편의제공죄의 성립요건으로서 편의제공행위 이외에 원판시와 같은 공산계열의 목적수행을 위한 활동과의 관련성이라는 별도의 이적적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위 법조의 문리해석상 있을 수 없을뿐더러 그 입법취지에도 어긋나는 해석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은 반공법 제7조 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고, 가사 원심의 해석에 따른다 하더라도 피고인 1의 행위는 조총련의 이른바 연고자포섭공작활동에 협력한 것이며 피고인 2의 행위는 조총련의 대남공작활동에 도움을 준 것이니 모두 조총련의 목적수행을 위한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이 점에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 1에 대한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는, 원심은 동 피고인에 대한 공소 제(1)사실에 관하여 반공법 제4조 제1항 으로 기소된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하였으나 검사는 위 공소사실을 국가보안법 제1조 2호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다만 사무착오로 그 적용법조의 기재가 누락된 것이 분명하거늘 원심이 석명권을 행사하여 이 점을 밝히지 않은채 위와 같이 판단하였음은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며, 같은 이유 제3점의 요지는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함에 있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등에 대한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논지는 피고인등의 각 행위가 반공법 제7조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원심이 판단한 기준으로서 편의제공죄는 공산계열의 목적수행을 위한 활동과 관련성이 있어야 성립되는양 판시한 것임을 전제로 하여 이론을 전개하고 있으나, 원심판시를 자세히 검토하면 반드시 그러한 취지라고는 볼 수 없고, 다만 위와 같은 활동과 아무런 관계없이 순수한 인도주의적 의미에서 도움을 주거나 또는 공산계열로서의 활동을 포기시키기 위한 계몽의 의도로 자료를 제공하는 행위등은 반공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위 법조위반의 범죄행위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여 설시한 뜻으로 보여지는 바, 이 사건에서 피고인등이 한 각 행위를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비추어 따져보면 피고인 1은 피고인이 귀국당일 그 6촌형인 공소외 고병운에게 전화를 걸어 귀향기회에 부탁할 것이 없느냐고 묻자 동인이 부모에게 미화 100달러 상당을 드리고 오면 갚아주겠다는 부탁에 따른 심부름을 한 것이고, 한편 피고인 2가 그 숙부인 공소외 1에게 신동아잡지를 우송하게된 것은 자신이 일본체류당시 동인과의 대화중에 동인이 조총련에 기울어져 있는 것은 한국의 실정을 너무도 모른때문이라고 느낀 나머지 동인으로 하여금 한국의 실정을 알도록 함으로써 조총련과의 관계를 끊게 하려는 의도에서였으며, 또한 상피고인 1에게 국민학교 1,2학년 교과서를 우송하게 된 것은 동창생이며 과거의 친구이었던 상피고인으로부터 자기 자식들이 일본의 국민학교에 다니기때문에 일본말 밖에 모르니 그들에게 우리말을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 교과서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거절치 못하여 한 것임을 알 수 있고,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와 같은 원심의 사실확정에 어떤 잘못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등의 위와 같은 행위는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목적수행을 위한 활동과는 전혀 다른 의도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여지므로 위에 말한 바와 같은 견지에서 반공법 제7조 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 대법원 1974.2.12. 선고, 73도2186 판결 참조) 나아가 피고인들의 행위가 소론과 같이 공산계열의 활동에 도움을 주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검사의 무죄부분에 대한 위 논지는 이유없다.

4. 검사의 항소이유 제2점에 관련하여 직권으로 피고인 1에 관한 원판결을 살피건대, 동 피고인에 대한 이건 공소장에는 그 제(1)공소사실을 국가보안법 제1조 2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어 기재하고서도 위 적용법조를 빠뜨린 것이 뚜렷한 바, 검사는 당심에서 위 적용법조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신청을 하여 당원이 이를 허가하였고 그 공소시효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음은 기록과 역수상 명백하므로 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한 원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있다 할 것으로서 원판결중 피고인 1에 대한 무죄부분을 뺀 부분은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즉, 이에 관한 위 논지(심리미진의 점)나 피고인과 검사의 위 각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할 것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2항 , 6항 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당원이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하기로 하며, 한편 위에서 본바와 같이 피고인 2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등에 대한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위 같은법 제364조 4항 에 따라 각 기각하는 것이다.

당원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다음의 사실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시와 같고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도 원판결의 그것과 같으므로(새로 추가하는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는 원판시 제(1) 내지 (14)사실에 대한 것과 같음) 위 같은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하는 범죄사실)

(16)1960.6.일자미상 19:00경 "도오꾜오도 신주꾸 이다바시"에 있는 도오꾜오대학 법정대학에서 개최된 재일본조선인유학생동맹 "간또오"지방 본부주최의 조선인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여 동 동맹이 조총련의 산하단체로서 그의 지령과 사주를 받아 활동중인 반국가단체라는 정을 알면서 동 동맹에 자진가입한 다음 그해 11.하순경 동 동맹 도오꾜오대학 교양학부지부장인 공소외 5의 지시에 따라 동 동맹맹원 공소외 6 및 공소외 7등과 함께 신문, 잡지등에서 4.19당시의 사진과 화보등을 수집하여 "우리나라는 민족도 하나요, 문화도 하나인데 왜 싸워야 하는가, 이 정권은 독재로 영구집권을 위하여 유혈탄압을 하고 있다"라는등 내용의 설명서를 붙여 동 대학 대학제에 출품 전시하고 동년 11.말경"도오꾜오도 아라가와구"에 있는 조선초중급학교 강당에서 개최된 조총련중앙위원회 주최의 학습회에 참석하여 이른바 연방제 통일방안의 정당성등에 관한 그들의 교양을 받고 1961.3. 일자미상경 "도오꾜오도 기가구오지"에 있는 조선고급학교 강당에서 개최된 동 동맹 중앙위원회 주최의 이른바 간부학습회에 참석하여 조총련중앙본부 간부 성명미상자 2명과 조선대학교수 성명미상자로부터 "우리의 갈 길은 북반부의 강력한 사회주의 역량에 의하여 조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하는 것이다" 라는등 요지의 교양을 받는등으로 동 동맹의 각종활동에 적극참가하는 한편 사상적, 이론적 토대를 공고히 하여 오던중, 1961.4. 일자미상 19:00경 도오꾜오대학 학부지하식당에서 개최된 신입생환영회에서 동 동맹맹원 약 50여명의 지지로 동동맹 도오꾜오대학 교양학부지부장으로 피선되자 동 지부를 대표하여 동지부 소속 맹원들을 지휘 통솔하면서,

(가) 1961.8.초 일자미상경 동 동맹중앙본부의 지시에 따라 "도오꾜오도 고다이라시"에 있는 조선대학 기숙사에서 개최된 동 중앙본부 주최의 이른바, 하기공작대원 학습회에 참석하여 동 동맹맹원 약 50여명과 함께 1주일간에 걸쳐 조총련 중앙본부간부 성명미상자와 조선대학교수 성명미상자로부터 이른바 연방제 통일방안의 정당성, 북한의 발전상 4.19 이후의 한국실정에 관한 교양을 받는 한편 재일본 대한민국 거류민단(이하 민단이라고 약칭한다)에 대한 와해공작을 전개하여 반 박정권파와 반 권일파를 이탈시켜 조총련 조직에 흡수토록 하라는 요지의 이른바, 민족단합사업에 관한 교육을 받은 다음 위 학습회에 같이 참가하였던 동 동맹맹원인 공소외 8 및 공소외 9등과 함께 조를 짜서 "흑까이도 오따루"지방에 가서 동 지방 조총련간부 공소외 10 및 공소외 11등의 주선으로 2주일간 민단산하 교포들을 상대로 포섭활동을 전개하여 동 지부사무실에서 교포자녀들에게 국어교습을 실시하는 등으로 민단와해공작활동에 종사하고,

(나) 그해 8.하순 일자미상경 공소외 8 및 공소외 9등과 함께 "니이가다"항에서 개최된 이른바 북송자 환송식에 참가하여 북송선을 견학하고 북한적십자사 단장이라는 김명미상자로부터 "조국의 통일은 조선노동당과 공화국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바와 같이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남북조선에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기초위에 남북총선거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 공화국 북반부에는 남조선 사회와 달리 빈부의 차가 없고 실업자는 물론 외국군대도 없다. 사회주의는 국가에서 합리적으로 생산과 소비를 조정하기 때문에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반하여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생산의 무정부성이 지배하기 때문에 경제발전 속도가 늦다."는 요지의 북한의 통일방안과 북한의 우월성에 대한 선전연설을 들은 후 북송선이 출발할 때에 환송을 하고,

(다) 그해 11.초순 일자미상 19:00경 "도오꾜오도 신주꾸 이다바시"에 있는 조총련 중앙교육회에서 동 교육회 간부 공소외 12와 접선 회합하고 동인에게 동 동맹 도오꾜오대학 교양학부지부와 조선문화연구회원의 합작으로 동 대학 대학제에 "5.16. 이후의 남조선실태와 조국통일문제"에 관한 각종자료를 출품전시코자 계획중임을 설명하고 그 자료수집비를 지원하여 주도록 요청하여 동인으로부터 일화 금 7,000엔을 제공받은 다음, 공소외 7등 5명과 같이 남한의 정치정세를 비난할 수 있는 일본신문, 잡지등의 각종 화보와 사진을 수집하고 "현 남조선의 군사정권은 모든 민주주의적 자유와 권리를 박탈하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송두리채 탄압하고 있다. 조국통일을 위하여 싸우는 남조선의 학생과 청년지식인, 혁신계정치인, 기자들을 무참히 탄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군사독재정권을 우리민족이 이름으로 항의 규탄한다. 북반부정부와 조선노동당이 제시한 남북민족대표최고회의를 구성하여 외국군대를 철수시키고, 외세간섭없이 우리의 힘으로 총선거 후 조국통일을 해야 한다."라는 설명서를 첨부하여 그달 20부터 22일 까지 3일간 위 대학제에 출품 전시하여서 남한의 정치정세를 왜곡하여 비방선전하고,

(라) 그해 11. 중순 일자미상 13:00경 동 동맹중앙본부 위원장인 공소외 13의 지령에 따라 공소외 7외 5명을 인솔하고 도오꾜오도에 있는 "하네다"공항 광장에서 조총련 주최로 감행된 당시 방일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규탄 농성시위에 참가하여 그 시위에 참가한 만여명의 조총련계열과 함께 약 3시간동안 "남조선의 애국적 인민을 탄압하는 박정권 일당을 규탄한다."는 "프래카드"를 들고 농성 시위를 전개하는 등으로 반국가단체에 가입하여 위 교양학지부장으로 피선된 때부터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것이다.

(법령적용)

법률에 비추건대, 피고인 1의 판시 각 소위중 제(1)(2)의 각 소위, 제(3) 내지 (5)의 각 소위중 회합의 점 및 제(6) 내지 (14)의 각 소위는 각 반공법 제5조 1항 에, 제(3)소위중 금품수수의 점은 동시에 국가보안법 제5조 2항 , 반공법 제5조 1항 에, 지령을 받고 잠입한 점은 반공법 제6조 4항 , 3항 에, 제(4)소위중 간첩의 점은 포괄적으로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1항 에, 제(5)소위중 찬양등의 점 및 제(15)소위는 어느 것이나 반공법 제4조 1항 에, 제(16)소위는 국가보안법 제1조 2호 에, 각 해당하는 바, 판시 (3)의 반공법위반죄와 국가보안법위반죄(모두 금품수수의 점)는 하나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이므로 형법 제40조 , 제50조 3항 에 의하여 죄질과 범정이 무거운 판시 반공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기로 하고, 판시 제(3)의 지령잠입의 죄, 판시 제(4)의 간첩죄 및 판시 제(16)의 국가보안법위반의 죄(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점)에 대하여는 각 그 소정형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위 각죄는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이므로 동법 제38조 1항 2호 , 제50조 에 의하여 형기 및 죄질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4)의 지령잠입죄에 정한 형에 경합가중을 하고 국가보안법 제11조 에 의하여 자격정지형을 병과하기로 하여 그 형기 범위안에서 피고인을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에 처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하고, 피고인이 판시 (3)의 금품수수죄를 범하여 받은 금원인 일화 20,000엔(원판결에는 200,000엔으로 되어 있으나 그 인정사실에 비추어 이는 오기 내지 착오인듯함)은 이미 소비되어 이를 몰수할 수 없으므로 국가보안법 제12조 1항 후단 을 적용하여 동 금원의 한화상당 금원인 금 27,174원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하기로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정진(재판장) 정현식 김종배

심급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74고합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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