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다9358,9365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2008하,1293]

판시사항

[1]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 때문에 인근 주택 거주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 주택법상 주택건설기준보다 환경정책기본법상 환경기준을 우선 고려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 때문에 인근 주택의 거주자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생활이익의 침해를 당한 경우, 그 주택의 분양회사에게 소음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분양회사가 위 소음과 관련하여 수분양자에게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판결요지

[1]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 때문에 인근 주택의 거주자에게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 침해가 있는지 여부는, 주택법 등에서 제시하는 주택건설기준보다는 환경정책기본법 등에서 설정하고 있는 환경기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 때문에 인근 주택의 거주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생활이익의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택을 건축하여 분양한 분양회사는 도로의 설치·관리자가 아니고 그 주택의 건축으로 인하여 소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주택의 거주자들이 분양회사를 상대로 소음 때문에 발생한 생활이익의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다만 분양회사는 주택의 공급 당시에 주택법상의 주택건설기준 등 그 주택이 거래상 통상 소음 방지를 위하여 갖추어야 할 시설이나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또는 민법 제580조 의 담보책임을 부담하거나, 수분양자와의 분양계약에서 소음 방지 시설이나 조치에 관하여 특약이 있는 경우에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거나, 또는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분양하는 주택의 소음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은폐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신의칙상의 부수의무를 게을리한 경우에 그 책임을 부담할 뿐이다.

원고, 상고인

부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옥봉)

원고, 피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강남)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1외 55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승)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부산광역시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에 정하여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라 함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 즉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상태라 함은 당해 영조물을 구성하는 물적 시설 그 자체에 있는 물리적·외형적 흠결이나 불비로 인하여 그 이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영조물이 공공의 목적에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상태 및 정도가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할 것이 기대되는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다1424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수인한도의 기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침해되는 권리나 이익의 성질과 침해의 정도뿐만 아니라 침해행위가 갖는 공공성의 내용과 정도, 그 지역환경의 특수성, 공법적인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려는 환경기준, 침해를 방지 또는 경감시키거나 손해를 회피할 방안의 유무 및 그 난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등 참조), 특히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인근 공동주택의 거주자에게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 침해가 있는지 여부는 주택법 등에서 제시하는 주택건설기준보다는 환경정책기본법 등에서 설정하고 있는 환경기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도로의 하루 통행 차량이 약 86,361대에 이르는 등 공공도로인 점과 피고들이 이 사건 도로가 개통된 이후에 건축된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한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피고들이 거주하는 세대의 야간 등가소음도가 65㏈ 이상으로 환경정책기본법이 요구하는 도로변 주거지역의 야간 소음기준(55㏈)을 훨씬 초과함으로써 피고들에게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피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면 원고 부산광역시의 이 사건 도로 설치·관리상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공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에 관한 법리오해, 소음피해로 인한 수인한도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인근 공동주택의 거주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생활이익의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동주택을 건축하여 분양한 분양회사는 도로의 설치·관리자가 아니고 위 공동주택의 건축으로 인하여 소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공동주택의 거주자들이 분양회사를 상대로 소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생활이익의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다만 분양회사는 공동주택의 공급 당시에 주택법상의 주택건설기준 등 그 공동주택이 거래상 통상 소음 방지를 위하여 갖추어야 할 시설이나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또는 민법 제580조 의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을 부담하거나, 수분양자와의 분양계약에서 소음 방지 시설이나 조치에 관하여 특약이 있는 경우에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거나, 또는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소음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은폐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신의칙상의 부수의무를 게을리한 경우에 그 책임을 부담할 뿐이다.

원심의 인정 사실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을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소음도는 64.7㏈로서 주택법상의 주택건설기준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음기준을 충족하고 있었고, 달리 이 사건 아파트의 사용승인 또는 분양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방음시설이 통상 갖추어야 할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으며, 원고 회사가 수분양자인 피고들과의 사이에 소음 방지 시설이나 조치에 관한 별도의 특약을 체결하였다거나, 피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소음 상황 등에 관하여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이러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피고들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생활이익의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분양회사인 원고 회사로서는 피고들에 대하여 담보책임이나 특약에 의한 책임, 또는 신의칙상 의무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원심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 다소 명확하지 아니한 부분은 있으나,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 대하여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 기타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

그 밖의 상고이유는 사실심법원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상고심에서 새롭게 주장한 것이거나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