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2009두12280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에스케이에너지 주식회사
공정거래위원회
서울고등법원 2009. 6. 11. 선고 2008누1766 판결
2011. 7. 28.
원심판결 중 과징금납부명령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시정명령 취소청구 부분
원고는 원심판결 중 시정명령 취소청구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 장과 상고이유서에 아무런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상고는 이유 없다.
2.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청구 부분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어 2005. 4. 1.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49조 제4항 본문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법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종료한 날부터 5년을 경과한 경우에는 당해 위반행위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시정조치를 명하지 아니하거나 과징금 등을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들이 경쟁을 제한할 목적으로 공동하여 향후 계속적으로 가격의 결정, 유지 또는 변경행위 등을 하기로 하면서, 그 결정주체, 결정방법 등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향후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게속적인 회합을 가지기로 하는 등의 기본적 원칙에 관한 합의를 하고, 이에 따라 위 합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수회에 걸쳐 회합을 가지고 구체적인 가격의 결정 등을 위한 합의를 계속하여 온 경우, 그 회합 또는 합의의 구체적 내용이나 구성원에 일부 변경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일련의 합의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조항의 '법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종료한 날'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각각의 회합 또는 합의를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일련의 합의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행위로 보고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또한, 가격 결정 등의 합의 및 그에 기한 실행행위가 있었던 경우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한 날은 그 합의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그 합의에 기한 실행행위가 종료한 날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4두1127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원고 등 8개사는 1994. 3. 24. 사장단 간담회에서 시장질서유지 대책을 논의하면서 가격인상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여 1994. 4. 28. 구체적으로 가격담합을 위한 기본적 원칙에 관하여 합의를 한 사실, 원고 등 8개사가 1994. 4.경부터 2005. 3.까지의 기간 중 사장단회의, 영업본부장회의, 영업부장회의 또는 영업실무자 모임 등을 개최하여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의 합의 당월 판매 마감가격과 다음 달 판매 기준가격을 매월 합의하여 결정하는 등 공동행위를 계속해 온 사실, 가격담합의 실행과정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출이나 회사의 분할 등으로 인하여 가격담합에 참여한 사업자의 구성에 일부 변동이 있기는 하였지만 가격담합의 기본적 틀이나 담합의 태양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사실, 원고가 가격담합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2000. 10. 6.부터 2002. 5.에 이르는 기간 중에도 원고 등 유화사 사이에 실무자회의가 열린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 등 8개사의 이 사건 공동행위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시장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할 목적으로 단절됨이 없이 계속 실행되어 온 것으로 볼 수 있어 전체를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공정거래법 제22조, 같은 법 시행령(2005. 3. 31. 대통령령 제18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제61조 제1항 [별표 2]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경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사업자에 대하여 당해 위반행위 기간 동안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산정하면서 그 전제가 되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상품 또는 용역의 범위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간의 합의의 내용에 포함된 상품 또는 용역의 종류와 성질, 용도 및 대체가능성과 거래지역∙거래상대방∙거래단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두10387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두17035 판결 등 참조).
(2) 차별화제품에 관하여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의 상당수는 원고가 수요처의 요청에 따라 공동 또는 단독으로 제품을 개발하여 독점적으로 생산∙ 공급하는 제품들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수요처의 요청에 따라 공동 또는 단독으로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을 개발하여 독점적으로 생산∙공급한 것인지, 원고가 수요자와 거래를 함에 있어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에 관하여 개별적인 가격협상을 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가격담합으로 인하여 이 사건 차별화제품 시장에 다른 경쟁자들이 진입하는 데 장애를 겪었거나 그 대체재를 생산∙판매하는 데 지장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심리를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이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상품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관한 심리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 전부를 관련 상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차별화제품들의 매출액을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에 포함시켰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포뮬라 방식에 따른 제품에 관하여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수요처와 거래에서 사용한 포뮬라 방식은 합성수지제품에 대한 국제적 시장조사기관인 ICIS 또는 Platts가 자체적으로 조사하여 발표하는 극동아시아 지역의 가격을 참고가격으로 하여 수요처와 개별 협상을 통해 '±α'의 형태로 고밀도 폴리에틸렌 제품의 가격이 책정되는 방식으로서, 포뮬라 방식에 따를 경우 참고가격만이 가격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일 뿐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범용제품의 가격에 관하여 한 이 사건 담합이 포뮬라 방식에 의한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없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수요처와 거래에서 포뮬라 방식에 따라 가격을 결정한 제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원고가 수요처와 거래를 함에 있어 포뮬라 방식 외에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가적인 변수가 있었는지, 이 사건 가격담합으로 인하여 이 사건 포뮬라 방식에 따른 제품들 시장에 다른 경쟁자들이 진입하는 데 장애를 겪었거나 그 대체재를 생산∙판매하는 데 지장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심리를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포뮬라 방식에 따른 제품들이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상품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관한 심리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포뮬라 방식에 따른 제품들 전부를 관련 상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포뮬라 방식에 따른 제품들의 매출액을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에 포함시켰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불량품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불량품은 품질요구 수준이 높지 않은 범용제품의 대체제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 정품보다 다소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거나 저급 플라스틱 용기를 제조하는 가공업체에 판매되기도 하고, 일부는 플라스틱 가공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소진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불량품은 동일한 원료를 가지고 다양한 용도의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의 제조과정상 언제라도 산출될 수 있는 것이어서 전혀 상품화할 수 없는 폐기물이 아니라 정상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여 시장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거래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따라서 이 사건 담합은 불량품의 가격경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령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22조,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61조 제1항 [별표 2]의 규정에 의하면,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은 사업자의 회계자료 등을 참고하여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각각의 범위는 행위 유형별로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폐기물부담금은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하여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합성수지 등의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에게 부과하는 것이어서 원인자부담금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2002. 2. 4. 법률 제66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2002. 12. 18. 대통령령 제17808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8조, [별표 2]}, 이 사건 담합의 대상인 고밀도 폴리에틸렌 제품의 제조업자에게 그 판매가에 대하여 일정한 비율로 부과되는 비용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를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22조 소정의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한 공동행위의 억제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적 성격에 부당이득 환수적 성격이 겸유되어 있는 점,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 소정의 기간인 '5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명령 등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으로서 제척기간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의 처분시효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종료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시정명령이나 과징금납부명령 등 처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일 뿐 과징금부과의 대상이 되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의 기간을 5년으로 한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과징금의 성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6조, 제17조, 제22조, 제24조의2, 제28조, 제31조의2, 제34조의2 등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와 만일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라 할 것이고, 다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에 위배하는 등의 사유가 있다는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두1713판결,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6두422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담합에 가담한 회사들 중 2개 유화사는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04. 4. 1.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4-7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부과고시'라 한다)의 실행일인 2004. 4. 1. 이전에 모두 이 사건 공동행위를 종료하였으므로 당시 시행중이던 2002년 고시에 의하여 부과기준율 3%를 적용한 반면 원고는 이 사건 부과고시가 시행중이던 2005. 4.말까지 나머지 유화사들과 함께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부과기준율 3.5%를 적용한 것이 형평의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형평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과징급납부명령에 관한 부분은 일부의 위법사유만이 존재하지만 소송상 그 일부의 위법사유를 기초로 한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그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양창수
주심 대법관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