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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11. 24. 선고 88다카16294 판결

[보험금][집37(4)민,55;공1990.1.15(864),110]

판시사항

가. 자격을 갖춘 선장이 승선하지 아니한 채 출항한 사실을 알지 못한 선박소유자에게 감항능력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을 인정한 사례

나.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상법규정이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선박소유자에게는 자기소유의 선박이 발항할 당시 안전하게 항해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적, 물적 준비를 하여 감항능력을 확보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것이고, 이러한 감항능력 주의의무의 내용에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를 하는데 필요한 자격을 갖춘 인원수의 선장과 선원을 승선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선박의 출항당시 관할 항만 당국으로부터 취직공인을 받은 선장이 승선하지 아니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위 선박의 소유자가 알지 못하였으며, 보수교육을 받지 아니하여 어로장으로서의 취직공인마저 받지 못한 어로장이 위 선박의 항해를 지휘하다가 그 항해상의 과실로 사고를 일으켰다면, 비록 그 어로장이 선장과 동종의 해기면황을 보유하고 있었더라도 위 선박은 출항당시 인적 감항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선박의 소유자에게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항능력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상법 제746조 , 제747조 의 규정들은 선하증권상 면책약관이나 책임제한 약관을 둔 경우가 아니면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당사자 사이에 이를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이상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경우에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 상고인

동원어업합명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정관

피고, 피상고인

럭키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주명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 소유의 어선인 제53 한성호가 시계 30미터가량의 농무상태에서 운항하던 중 진로전방에서 운항중이던 제105 동원호의 좌현기관실 부분을 우현선수로 충격하여 동 선박을 침몰케 한 사실, 위 선박충돌사고는 제53 한성호의 어로장으로서 선장직무를 대행하고 있던 소외 2의 항해과실과 제105 동원호의 선장인 소외 3의 항해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사실, 피고와 위 소외 1 사이에 제53 한성호가 선박충돌사고를 일으켜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될 경우에 그에 따른 손해를 피고가 소외 1에게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4/4 충돌 약관부 선박보험계약을 체결한 바 있었고, 소외 1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에 대하여 갖게 된 위 선박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고 그 채권양도사실을 피고에게 통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가 제53 한성호의 소유자인 소외 1 자신에게 과실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 다시 말하자면 한 광의가 임명한 선장이 승선하지 아니하였음을 알지 못한채 선박을 출항하도록 함으로써 인적감항능력유지의무를 해태한 과실도 경합하여 발생하였으니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에 관한 상법규정들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이러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보험자의 면책을 내세우는 피고의 주장(위와 같은 사유가 인정될 경우에 대비한 예비적 항변으로 보여진다)에 대하여, 소외 1은 제53 한성호의 출어에 앞서 소외 4를 선장으로, 소외 2를 어로장으로 임명하였는데, 소외 4는 관할 항만당국으로부터 선장으로 취직공인을 받았으나, 소외 2는 보수교육미필로 어로장으로서의 취직공인을 받지 못하였는 바, 소외 4가 자신의 결혼식관계로 선주인 소외 1에게는 알리지 아니한채 임의로 어로장인 소외 2에게 선장직무를 대행하여 줄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소외 2가 선장인 소외 4가 승선하지 아니한 상태로 출항하여 항해를 지휘하던중 원심판시와 같은 항해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선주에게 매항차마다 선장 및 선원들의 전원승선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어로장 소외 2는 선장 소외 4와 동종의 해기면장(어선 을종 1등 항해사)을 약 4년 앞서 취득 보유하고 있었고, 승선경력도 소외 4 보다 5년가량 더 오래되었으니 인적 감항능력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이를 배척하였다. 그리하여 원심은 제53 한성호의 소유자인 소외 1에게는 상법 제746조 제1호 소정의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그 손해배상의 범위는 상법 제747조 소정의 유한책임한도액 범위내로 제한되는데 이 사건 사고로 제105 동원호가 침몰됨으로써 입은 손해액이 위 유한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사실은 피고도 인정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유한책임한도액인 금 1,665,787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선박소유자에게는 자기 소유가 선박이 발항할 당시 안전하게 항해를 감당할수 있도록 필요한 인적, 물적 준비를 하여 감항능력을 확보하여야 할 주위의무가 있는 것이고, 이러한 감항능력주의의무의 내용에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를 하는데 필요한 자격을 갖춘 인원수의 선장과 선원을 승선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상법 제787조 제2호 , 선박직원법 제3장 참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제53 한성호의 출항당시 동 선박에 관할 항만당국으로부터 취직공인을 받은 선장이 승선하지 아니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위 선박의 소유자가 알지 못하였으며, 선박직원법 제16조 의 규정에 따른 보수교육을 받지 아니하여 어로장으로서의 취직공인마저 받지 못한 어로장이 위 선박의 항해를 지휘하다가 그 항해상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면, 비록 그 어로장이 승선하지 아니한 선장과 동종의 해기면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선장과 어로장의 직무내용이 상이하고, 더구나 그 어로장은 해기사의 자질과 기술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보수교육을 받지 아니한 자임에 비추어 위 선박은 출항당시 적격인 선장이 승선하지 아니함으로써 인적 감항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사항이 이 사건 사고발생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위 선박이 인적 감항능력을 갖추지 아니한 상태로 출항한 사실을 알지 못한 선박의 소유자에게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항능력주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선박소유자의 과실 또한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선박소유자의 위와 같은 과실을 부정한 원심판결에는 선박소유자의 감항능력주의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있다.

2. 다음 원심판결의 상법 제746조 제1호 , 제747조 에 대한 해석 적용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원심은 위에서 본바와 같이 제53 한성호의 소유자와 그 피용인들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삼은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동 선박소유자의 과실을 부정하고 그 피용인인 선박사용인의 직무상 과실을 부정하고 그 피용인인 선박사용인의 직무상 과실을 인정하여 동 선박소유자에게 상법 제746조 제1호 , 제747조 의 규정에 따른 한도내의 손해배상책임만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상법상의 위 규정들은 선하증권상에 면책약관이나 책임제한약관을 둔 경우가 아니면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당사자 사이에 이를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이상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경우에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 당원의 판례( 당원 1987.6.9.선고 87다34 판결 ; 1989.4.11. 선고 88다카11428 판결 등)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상법규정들을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가해선박의 소유자에게 민법상 사용자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경우에는 위 상법규정들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이와 반대의 취지이므로 위법임을 면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원심판결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것 없이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을 환송하기로 하는 것이다.

이에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8.5.10.선고 87나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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