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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다29138 판결

[전부금][공2004.5.1.(201),709]

판시사항

[1] 이른바 가장납입에 의한 주금납입의 효력(유효) 및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고 주금을 납입한 경우, 실질상의 주식인수인으로서 주주가 될 자(=주금을 납입한 명의차용인)

[2] 주금납입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상법 제332조 제2항 이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및 가장납입에 의한 주금상환채무를 부담하여야 하는 자(=실질상 주주인 명의차용인)

판결요지

[1]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일시적인 차입금으로 주금납입의 외형을 갖추고 회사 설립절차를 마친 다음 바로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이른바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주식인수인이나 주주의 주금납입의무도 종결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주식을 인수함에 있어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출자하여 주식대금을 납입한 경우에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여 그 대금을 납입한 명의차용인만이 실질상의 주식인수인으로서 주주가 된다고 할 것이고 단순한 명의대여인은 주주가 될 수 없다.

[2] 주식회사의 자본충실의 요청상 주금을 납입하기 전에 명의대여자 및 명의차용자 모두에게 주금납입의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인 상법 제332조 제2항 은 이미 주금납입의 효력이 발생한 주금의 가장납입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한 주금의 가장납입이 일시 차입금을 가지고 주주들의 주금을 체당납입한 것과 같이 볼 수 있어 주금납입이 종료된 후에도 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체당납입한 주금을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이러한 주금상환채무는 실질상 주주인 명의차용자가 부담하는 것일 뿐 단지 명의대여자로서 주식회사의 주주가 될 수 없는 자가 부담하는 채무라고는 할 수 없다.

원고,상고인

박수영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최성주)

피고,피상고인

정광열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피고의 주금상환의무의 점)에 대한 판단

상법 제332조 제2항 은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그 타인과 연대하여 납입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주식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한다는 취지에서 주금의 납입을 완료하기 전에 실질상 주주인 명의차용자와 외관을 창출한 명의대여자 모두에게 주금납입의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주금납입이 완료된 경우에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일시적인 차입금으로 주금납입의 외형을 갖추고 회사 설립절차를 마친 다음 바로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이른바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주식인수인이나 주주의 주금납입의무도 종결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다20649 판결 참조), 한편 주식을 인수함에 있어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출자하여 주식대금을 납입한 경우에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여 그 대금을 납입한 명의차용인만이 실질상의 주식인수인으로서 주주가 된다고 할 것이고 단순한 명의대여인은 주주가 될 수 없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75. 9. 23. 선고 74다804 판결 , 1998. 4. 10. 선고 97다5061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주식회사의 자본충실의 요청상 주금을 납입하기 전에 명의대여자 및 명의차용자 모두에게 주금납입의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인 상법 제332조 제2항 은 이미 주금납입의 효력이 발생한 주금의 가장납입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한 주금의 가장납입이 일시 차입금을 가지고 주주들의 주금을 체당납입한 것과 같이 볼 수 있어 주금납입이 종료된 후에도 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체당납입한 주금을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이러한 주금상환채무는 실질상 주주인 명의차용자가 부담하는 것일 뿐 단지 명의대여자로서 주식회사의 주주가 될 수 없는 자가 부담하는 채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인수주식에 대한 주금 1억 원을 납입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외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피고에 대하여 위 주금납입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가사 피고가 주주명의를 대여한 명목상의 주주라고 할지라도 상법 제332조 제2항 에 의하면, 자기 명의로 주식을 인수할 것을 승낙한 자는 실제 주식인수인과 연대하여 주금을 납입할 의무가 있으며, 원고가 그 중 90,000,000원을 전부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외 1, 소외 2가 피고를 비롯한 다른 주식인수인들이 인수한 주식을 포함하여 발행주식 전부에 대한 주금을 가장납입함으로써 주금납입의 절차는 일단 완료되어 명의사용을 승낙한 피고의 위 주금납입의무는 소멸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전부받은 주금납입청구채권이 위와 같은 주금의 가장납입에 있어서 그 절차가 완료된 후에 소외 회사가 주주에 대하여 가지는 주금상환청구채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소외 회사에 대한 주금상환채무는 실질상의 주주가 부담하는 것일 뿐 단지 명의대여자에 불과하여 소외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없는 피고로서는 소외 회사에 대하여 주금을 상환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처분문서의 증명력이나 입증책임의 분배 또는 주금상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제2점(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소외 회사의 이사로서 원고 등 투자자에게 소외 회사가 실제로는 주금의 가장납입으로 자본금이 전혀 없음에도 자본금 10억 원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선전하는 등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투자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사로서 대표이사인 소외 1 등의 사기행위 등을 저지함으로써 소외 회사가 원고와 같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저버리거나 적어도 방조하여 원고가 투자금 상당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상법 제401조 민법 제750조 에 따라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혼자서 또는 소외 1, 소외 2 등과 공모하여 소외 회사가 자본금 10억 원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선전하는 등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한편 주식회사의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아니한 평이사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것이 그 임무라고 할 것이므로 평이사가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함을 알았거나 또는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사의 감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사건에서 평이사인 피고가 공동대표이사인 소외 1, 소외 2의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행위 등의 부정한 업무집행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일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제3점(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소외 회사의 이사로서 자신과 같은 주식인수인들로 하여금 인수한 주식의 주금을 납입하도록 함으로써 소외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해태하여 소외 회사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소외 회사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소외 회사를 대위하여 그 손해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업무담당이사가 아닌 평이사에 불과한 피고에게 주금납입독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공동대표이사인 소외 1, 소외 2의 주금 가장납입으로 인하여 소외 회사의 자본금이 사실상 없어졌음을 알면서도 공동대표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2002.4.19.선고 2001나1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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