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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18 판결

[보증채무금][공2002.12.15.(168),2847]

판시사항

[1] 신용보증기금과 은행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은 피보증인이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되 은행이 이에 위반하였을 때에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채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특약을 한 경우, 특약의 목적 및 은행의 주의의무의 성질

[2] 은행이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권 확보를 위한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 사례

판결요지

[1] 신용보증기금이 은행에게 신용보증서를 교부하여 은행과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은 피보증인이 은행으로부터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당해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고, 은행이 이에 위반하는 경우 신용보증기금은 은행에 따로 통지한 면책기준에 의하여 보증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특약을 하였다면, 위 특약의 목적은 보증인인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인 은행으로서는 위 특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2] 은행이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권 확보를 위한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 사례.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조흥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일신 담당변호사 송재헌 외 2인)

피고,피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근)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2. 5. 3. 선고 200 1나2372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97. 8. 25. 산업기술개발융자사업 운용요령(통상산업부 1996-6호 고시)에 따라 첨단기술제품개발사업 융자사업자로 선정된 소외 한국정보기술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게 산업기술자금 496,000,000원(연구인건비 148,000,000원, 연구기자재 구입비 340,000,000원, 기타 비용 8,000,000원)을 대출한 사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 은행과의 사이에 소외 회사의 원고 은행에 대한 위 대출원리금 상환의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사항으로 이 사건 기계시설(INFORMIX 40 USER, 20 USER 각 1Set 및 KODAK EOS DCS 5. 1Set)을 설치하는 즉시 확정일자부 양도담보 취득할 것을 명기한 사실, 이 사건 신용보증약관 제16조에서는 보증서 앞면의 특약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 피고는 보증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17조 및 피고가 정하고 있는 면책기준에 의하면, 특약사항을 위반한 경우의 면책범위는 특약사항에 위반된 보증부 대출금액 및 동 종속채무로 하고 있는 사실, 한편 이 사건 대출 당시 소외 회사가 위 시설 중 INFORMIX 40 USER는 변경사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연구용기자재를 "INFORMIX 20 USER, MPEG Board, Realtime Encoder & Decoder PC, ATM Switch & Adaper, Digital Camera"로 대체시켜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원고 은행은 이를 받아들여 연구용기자재를 위와 같이 대체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한 사실, 그런데 소외 회사는 1997. 말경부터 경영이 악화되어 결국 1998. 2. 28. 도산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원고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이 사건 자금을 유용함으로써 이 사건 기계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한 채 부도에 이른 관계로, 원고 은행은 그 때까지 이 사건 기계시설 또는 변경된 기계시설에 관한 양도담보권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사실, 이에 피고는 원고의 신용보증채무 이행 요구에 대하여 연구인력인건비 및 기타경비와 관련된 대출채무금 합계 156,000,000원 및 그 이자에 대한 보증채무는 이행하였으나, 연구기기구입과 관련된 대출채무금 340,000,000원 및 그 이자에 대하여는 위 특약위반을 이유로 한 면책을 주장하여 그 지급을 거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그 지급을 거절한 연구기기구입과 관련된 대출금 340,000,000원에 대한 부분은 이 사건 신용보증서나 여신거래약정서에서 사용한 명칭에 관계없이 시설자금대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것이므로, 원고 은행은 이를 시설자금으로써 대출 및 관리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소외 회사가 시설자금을 유용하여 당해 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할 경우 원고 은행이 위 특약에 따른 담보를 취득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므로 담보취득특약이 있는 신용보증 아래 시설자금을 대출하는 원고 은행으로서는 그 대출금이 유용되지 않도록 관계 증빙서류뿐만 아니라, 직접 현물 또는 시설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계획된 용도 및 시기에 맞추어 대출을 실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판시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그 담보취득을 위하여 원고 은행이 취한 조치 정도로는 원고 은행이 대출을 전액 실행한 후에 위 기계시설의 취득여부에 대한 소극적인 확인을 한 것에 불과하고, 그 밖에 원고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매매계약 체결 여부, 그 매매대금의 지급 여부 등을 확인하여 위 대출금이 유용되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함으로써 위 기계시설에 관하여 물적담보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반면,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은행은 이 사건 대출을 하면서 그 시설자금이 피고가 보증의 목적으로 승인한 이 사건 기계시설이 아니라 이 사건 변경된 기계시설의 구입자금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대출을 시행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기재된 특약사항을 위반하여 예정된 양도담보를 당초부터 취득할 수 없게 하였고 나아가 원고에게 이러한 특약위반에 관한 귀책사유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의 면책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다.

2. 신용보증기금이 은행에게 신용보증서를 교부하여 은행과 사이에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은 피보증인이 은행으로부터 융자된 시설자금에 의하여 당해시설을 설치하는 즉시 이에 대하여 공정증서에 의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기로 하고, 은행이 이에 위반하는 경우 신용보증기금은 은행에 따로 통지한 면책기준에 의하여 보증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특약을 하였다면, 위 특약의 목적은 보증인인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인 은행으로서는 위 특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신용보증기금이 그 보증채무의 이행에 따른 구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9942 판결 , 1995. 7. 28. 선고 95다18734 판결 , 1997. 9. 9. 선고 96다693 판결 , 2001. 6. 12. 선고 2001다16678 판결 , 2001. 9. 28. 선고 2001다37576 판결 등 참조),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처분문서인 신용보증서 및 여신거래약정서의 문언해석과 증명력, 시설자금, 신용보증약관 및 면책기준에 관한 해석, 원고의 귀책사유, 피고의 손해와 원고의 위반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보증채무의 부종성, 약관의 설명의무, 신의칙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