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법위반][공1990.7.1.(875),1298]
선박의 입항신고를 함에 있어서 선장으로부터 받은 해외에서의 엔진수리에 관한 메모지를 찢어버리고 신고하지 아니한 행위가 관세법 제180조 소정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관세법 제180조 소정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결과적으로 탈세를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사위, 부정으로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적극적 행위(작위)뿐만 아니라 소극적 행위(부작위)도 포함한다고 할 것인 바, 선주인 피고인이 입항신고한 이 사건 선박의 수리부분이 선박내부에 있는 엔진 등으로서 외관상 드러나지 아니하는 부분이었다면 수리사실의 신고가 없는 경우 그에 대한 관세의 부과징수는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선박의 입항신고를 함에 있어서 선장으로부터 싱가포르에서 선박의 주엔진부분 등을 수리했다는 내용이 적힌 쪽지와 함께 수리사실을 보고받고도 위 쪽지를 찢어버리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사회통념상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피고인 1 외 1인
각 검사
변호사 박경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관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관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케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어떤 다른 행위에 수반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아니한 것은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아니하는 것인 바, 피고인 1은 원판시 선박 대봉1호의 입항신고를 함에 있어서 선장으로부터 싱가포르에서 위 선박의 주엔진부분 등을 수리했다는 내용이 적힌 메모지(쪽지)와 함께 수리사실을 보고 받았으나 그 판시와 같은 의도 아래 선박수리에 관한 수입신고는 누락한 채 입항신고만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단순히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한 행위를 가리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위 메모지는 선장이 단지회사에 수리시설을 보고할 요량으로 임의로 작성한 쪽지에 불과하여 그것이수리내역에 관한 근거서류가 될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찢어버렸다 한들 미신고행위에 수반된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된다고도 볼 수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법 제180조 소정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결과적으로 탈세를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사위, 부정으로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적극적 행위(작위)뿐만 아니라 소극적 행위(부작위)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87.11.24. 선고 87도1571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선박의 수리부분은 선박내부에 있는 엔진 등으로서 외관상 드러나지아니하는 부분인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 1로부터 수리사실의 신고가 없으면 그에 대한 관세의 부과징수는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 할 것이고, 원심인정과 같이 피고인 1이 선장으로부터 수리내용이 적힌 쪽지와 함께 수리사실을 보고받고도 위 쪽지를 찢어버리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사회통념상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관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을 그 판시와 같이 해석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은 관세법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나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