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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1094 판결

[파면처분취소][공1993.2.1.(937),467]

판시사항

가. 쟁의행위가 조합원의 과반수찬성, 쟁의발생의 사전신고, 냉각기간 등을 규정한 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 제1항 , 제16조 , 제14조 의 각 조항에 위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되는지 여부(소극)

나. 위 "가"항의 각 규정을 위반한 쟁의행위가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결여하는 경우

다. 철도기관사들의 파업이 위 "가"항의 법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또 전국적인 규모로 행하여짐으로써 국민들의 예기치 못한 불편과 국가의 손해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등의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보아 그 파업을 주도한 철도기관사들에 대한 파면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사례

라. 결근일수를 연가일수에 산입하도록 한 공무원복무규정 제17조 제1항의 규정취지

판결요지

가.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 제1항 , 노동쟁의발생의 신고에 관한 같은 법 제16조 와 냉각기간에 관한 같은 법 제14조 의 각 규정을 위반하는 쟁의행위라 하여 일률적으로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위 조항 소정의 절차를 따를 수 없는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정당성의 유무를 가려야 한다.

나. 쟁의행위가 위 "가"항의 각 규정을 위반함으로 말미암아 국민의 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다.

다. 철도기관사들의 파업이 위 "가"항의 법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또 전국적인 규모로 행하여짐으로써 국민들의 예기치 못한 불편과 국가의 손해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등의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보아 그 파업을 주도한 철도기관사들에 대한 파면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사례.

라. 공무원복무규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결근일수를 연가일수에 산입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는 사용가능한 연가일수 중 결근일수만큼 연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그 이후로는 연가일수에서 결근일수를 공제한 그 나머지 일수의 범위 내에서만 연가를 실시한다는 취지이고, 결근일수가 연가일수에 산입되는 경우에 그 결근을 정당한 연가사용 즉 허가를 받은 연가의 사용과 같이 취급하여 결근으로 인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니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종현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지방철도청장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 1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1988.6.16.경부터 진행된 철도기관사들의 농성중에 원고 2는 기존의 철도노조 외에 민주노조를 결성하여 그 부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원고 1, 3은 위 민주노조가 이름을 바꾼 특별단체교섭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 지도위원으로 각 활약하면서 1988.7.26. 01:25에 발생한 전국기관사들의 파업을 함께 주도한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농성과 파업은 노동조합법 소정의 노동조합이 아닌 위 특별단체교섭추진위원회의 주요직책을 맡은 원고들에 의해 주도된 것이고, 노동쟁의조정법에 정하여진 조합원의 찬성결의와 노동쟁의발생신고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실행된 것이므로 정당한 쟁의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 제1항 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규정이므로, 그 절차위반의 쟁의행위라 하여 일률적으로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위 조항 소정의 절차를 따를 수 없는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정당성의 유무를 가려야 하고, 또 노동쟁의 발생의 신고에 관한 노동쟁의조정법 제16조 와 냉각기간에 관한 동법 제14조 의 규정은 분쟁을 사전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고 또 쟁의발생을 사전예고케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주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고 쟁의행위 그 자체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위 각 조항에 위반되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것이 아님은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철도기관사들의 파업은 기존의 철도노조에 의하여 실행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도 아닌 위 특별단체교섭추진위원회에 의하여 감행되었던 까닭에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칠 수 없었던 것이고, 또 공중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아니되는 공익사업( 노동쟁의조정법 제4조 참조)인 철도운송사업에 있어서의 파업이 위와 같은 신고 등 절차를 위반하여 전국적인 규모로 행하여짐으로써 그로 인한 국민들의 예기치 못한 불편과 국가의 손해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등의 부당한 결과까지 초래되었음을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의 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1.5.14. 선고 90누4006 판결 참조).

원심의 이유설시에 미흡한 점이 없지 않으나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부인한 결론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2점을 본다.

원심은 그 판결이유에서 원고 1이 그 판시와 같은 자신의 연가신청에 대하여 소속 행정기관장으로부터의 허가가 없었음을 알면서도 그 판시기간 동안 결근함으로써 직장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공무원의 직장이탈금지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58조 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같은 법 제78조 제1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바,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공무원복무규정 제17조 제1항 에 의하면 결근일수를 연가일수에 산입하도록 되어 있음은 소론과 같으나, 이는 사용가능한 연가일수 중 결근일수만큼 연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그 이후로는 연가일수에서 결근일수를 공제한 그 나머지 일수의 범위 내에서만 연가를 실시한다는 취지이고, 결근일수가 연가일수에 산입되는 경우에 그 결근을 정당한 연가사용 즉 허가를 받은 연가의 사용과 같이 취급하여 결근으로 인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니다.

원심이 위와 같은 취지에서 위 원고의 결근으로 인한 직장이탈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 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공무원의 연가사용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도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같은 상고이유 3점을 본다.

원고들이 철도공무원이고 철도는 공익사업인 점, 원고들이 주도한 전국적인 철도파업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정도가 적지 않았던 점, 위의 파업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과 징계를 통하여 달하려고 하는 조직내부의 고유한 행정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이 장기간 성실하게 복무하여 왔고 파면이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이라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파면처분이 징계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겠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징계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1.28.선고 89구4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