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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6829 판결

[저작권침해금지등][공2015상,96]

판시사항

[1] 상표법상 상표를 구성할 수 있는 도형 등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춘 경우,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갑 외국회사가 작성한 ‘ ’, ‘ ’, ‘ ’ 등의 도안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창작성을 구비하였고, 위 도안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하는 데 장애가 되는 사유가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저작물과 상표는 배타적·택일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상표법상 상표를 구성할 수 있는 도형 등이라도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고, 그것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될 수 있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여부가 달라진다고 할 수는 없다.

[2] 갑 외국회사가 ‘ ’, ‘ ’, ‘ ’ 등의 도안을 작성하여 갑 회사가 제조·판매하는 모토크로스, 산악자전거 등 물품에 표시하는 한편, 다른 곳에 부착할 수 있는 전사지나 스티커 형태로 제작하여 잠재적 수요자에게 배포하고, 카탈로그 등 홍보물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물품에 부착되지 않은 도안 자체만의 형태를 게재한 사안에서, 위 도안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여우의 머리와 구별되는 독특한 여우 머리로 도안화되었거나 이와 같이 도안화된 여우 머리 형상을 포함하고 있어, 여기에는 창작자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이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창작성을 구비하였고, 위 도안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하는 데 장애가 되는 사유가 아니라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팍스 헤드, 인코포레이티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홍동오 외 2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폭스코리아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섭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나,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2도44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저작물과 상표는 배타적·택일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상표법상 상표를 구성할 수 있는 도형 등이라도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고, 그것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될 수 있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여부가 달라진다고 할 수는 없다 .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는 1976년경 ‘ ’, ‘ ’, ‘ ’ 도안을, 1990. 6.경 ‘ ’, ‘ ’, ‘ ’, ‘ ’, ‘ ’ 도안을 각 작성하여 미국에서 그 명의로 공표하였다. 이 가운데 먼저 ‘ ’, ‘ ’ 도안은 ‘전체적으로 갸름하지만 양 볼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역삼각형의 두상을 기본으로 하면서 하단의 역삼각형 모양의 주둥이가 얼굴의 하단으로 갈수록 날카롭게 좁아지고, 양 볼의 아래쪽에는 털 갈퀴가 불규칙한 톱니 모양으로 표현되며, 눈과 코는 각각의 눈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격자형 선분으로 간략하게 표시되어 여우 특유의 매섭고 날카로운 인상을 더해주는 여우의 머리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 ’, ‘ ’, ‘ ’ 도안은 위와 같은 특징에 더하여 이를 비스듬한 형태로 변형함으로써 더욱 입체감이 있고 날렵한 특징이 강조되어 있다. 나아가 ‘ ’, ‘ ’, ‘ ’ 도안은 영문 ‘FOX’의 형상 중 알파벳 문자 ‘O’에 해당하는 부분을 위와 같은 여우 머리 형상으로 대체하여 간략하면서도 강렬한 여우의 머리 형상의 이미지를 부가하고 있다.

원고는 위 각 도안(이하 이를 ‘이 사건 원고 도안’이라 한다) 자체를 작성한 이래로, 이를 원고가 제조·판매하는 모토크로스(moto-cross)·산악자전거(mountain bike)·일반 자전거용 의류, 스포츠 장비, 신발, 잡화 등 물품에 표시해온 것 외에도, 다른 곳에 부착할 수 있는 전사지나 스티커 형태로 제작하여 잠재적 수요자에게 배포해오는 한편, 원고가 발행한 카탈로그 등 홍보물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물품에 부착되지 않은 이 사건 원고 도안 자체만의 형태를 게재해왔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 도안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창작성을 구비하였는지 여부는 도안 그 자체로 일반적인 미술저작물로서 창작성을 구비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원고 도안은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여우의 머리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여우 머리로 도안화되었거나 이와 같이 도안화된 여우 머리 형상을 포함하고 있어, 여기에는 창작자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이는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라고 보인다. 그러므로 이 사건 원고 도안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창작성을 구비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원고 도안이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은, 이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하는 데 장애가 되는 사유가 아니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이나 저작물과 상표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가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원고 도안은 원고의 기획하에 원고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업무상 작성한 원고의 업무상저작물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저작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의거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고, 특히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이 독립적으로 작성되어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현저한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의거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55068 판결 ,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898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들 제품에 표시된 형상과 원심판시 이 사건 침해 표장은 이 사건 원고 도안에 의거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저작권침해의 요건으로서의 의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들에게는 이 사건 원고 도안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그 본점, 지점, 영업소, 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원고 도안이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홍보물을 폐기할 의무가 있으며, 피고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게는 자신의 각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사건 원고 도안이 표시된 게재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저작권침해를 원인으로 한 폐기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고영한(주심) 김소영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8.10.선고 2011가합1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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