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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76426 판결

[사해행위취소등][공2012상,507]

판시사항

[1] 사해행위 당시 아직 성립되지 않은 채권이 예외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2] 대환의 법적 성질(=준소비대차) 및 대환의 경우 기존 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이 존속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

[4]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갑 주식회사와 기존 신용보증약정의 기한을 수차 연장하다가 최종 연장 기한 만료 직전에 종전 보증서를 회수하고 새로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하자 대위변제를 한 다음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새로운 신용보증약정 체결 전 갑 회사한테서 특허권을 양도받은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등을 구한 사안에서, 구상금채권이 사해행위취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2]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신규 대출을 하여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이른바 대환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대출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하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기존 채무가 여전히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존속하는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 채권자와 보증인 사이에 사전에 신규 대출 형식에 의한 대환을 하는 경우 보증책임을 면하기로 약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이 존속된다.

[3]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기초적 법률관계의 내용, 채무자의 재산상태 및 그 변화 내용, 일반적으로 그와 같은 상태에서 채권이 발생하는 빈도 및 이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갑 주식회사와 기존 신용보증약정의 기한을 수차 연장하다가 최종적으로 연장한 기한이 만료되기 직전에 종전 보증서를 회수하고 새로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로부터 수개월 후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하자 대위변제를 한 다음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새로운 신용보증약정 체결 전 갑 회사에게서 특허권을 양도받은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등을 구한 사안에서, 특허권 양도계약 당시 이미 기금과 갑 회사 사이에 기존 신용보증약정이 체결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용보증약정은 기존 신용보증약정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보증기한만 연장하여 체결된 것이어서 구상금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었고, 특허권을 양도한 때부터 수개월 후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한 점, 을 회사는 갑 회사에 대여한 돈을 변제받지 못할 형편에 이르자 특허권을 넘겨받은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가까운 장래에 구상금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구상금채권이 사해행위취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정석)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메트라인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을지 담당변호사 이재원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구상금채권이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피보전채권인지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피보전채권의 동일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다27905 판결 ,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7다2124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신규 대출을 하여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이른바 대환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대출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하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기존 채무가 여전히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존속하는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 채권자와 보증인 사이에 사전에 신규 대출 형식에 의한 대환을 하는 경우 보증책임을 면하기로 약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이 존속된다 (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7445 판결 참조).

원심은, 주식회사 아이엔(이하 ‘아이엔’이라고 한다)이 2009. 2. 21. 피고 주식회사 메트라인(이하 ‘피고 메트라인’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각 특허권을 양도한 사실, 원고는 2009. 4. 2. 아이엔과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였고, 2009. 11. 4.경 아이엔의 이자지급연체 등의 사유로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한 뒤 2010. 2. 18.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기하여 우리은행에 대출원리금 245,612,382원을 대위변제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아이엔과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기 전인 2006. 12. 8. 보증금액 1억 6,000만 원으로 하는 신용보증약정(보증번호 203060537)을, 2007. 2. 14. 보증금액 8,500만 원으로 하는 신용보증약정(보증번호 203070035)을 각 체결하였는데, 위 각 신용보증약정의 기한이 수차 연장되다가 최종적으로 2009. 4. 3.까지 연장된 사실, 원고는 위 2건의 신용보증의 기한이 만료되기 전인 2009. 4. 2. 종전 보증서를 회수하면서 아이엔과 보증금액 2억 4,000만 원으로 하는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신용보증서상에 ‘본 보증서는 구보증서 203060537, 203070035 회수조건임’이라는 특약사항이 명기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이 사건 각 특허권의 양도계약이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 체결 전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양도계약 당시 이미 원고와 아이엔 사이에 기존의 각 신용보증약정이 체결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보증기한만 연장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기에 이른 것으로 볼 것이므로, 이 사건 각 특허권의 양도계약 당시 원고의 구상금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구상금채권이 이 사건 사해행위취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은 이러한 법리를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사해행위취소권의 피보전채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보전채권 성립의 고도의 개연성 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기초적 법률관계의 내용, 채무자의 재산상태 및 그 변화내용, 일반적으로 그와 같은 상태에서 채권이 발생하는 빈도 및 이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다7078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아이엔이 이 사건 각 특허권을 양도한 때로부터 수개월 후에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한 점, 피고 메트라인은 아이엔에게 합계 6억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대여한 뒤 이를 변제받지 못할 형편에 이르자 이 사건 각 특허권을 넘겨받은 점, 이 사건 각 특허권에 관한 양도계약 당시 아이엔의 이사인 소외 1은 피고 메트라인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엔의 서울사무소는 피고 메트라인의 본점과 동일한 소재지인 점, 아이엔의 사내이사인 소외 2가 피고 주식회사 애플그린의 감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해행위 당시 곧 구상금채권이 발생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해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자유심증주의 위반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각 특허권 양도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고인들은 아이엔으로부터 이 사건 각 특허권을 양도받은 것은 기존 채무의 본지에 따라 이행을 받은 것으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 변론종결 시까지 주장하지 않았던 사유를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4.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는지에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민법 제406조 제2항 소정의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은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의 준수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제기된 채권자취소의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기간 준수 여부에 대하여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필요한 정도에 따라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으나, 법원에 현출된 모든 소송자료를 통하여 살펴보았을 때 그 기간이 도과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까지 법원이 직권으로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여 기간 준수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다73138, 73145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는데, 이는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하며, 이때 그 제척기간의 도과에 관한 입증책임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에게 있다(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7168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상고이유서에서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1년 전부터 이 사건 각 특허권 양도계약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또한 기록상 이를 의심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 제척기간의 도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일환 민일영 박보영(주심)

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2010.12.15.선고 2010가합1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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