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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12.28.선고 2017다3709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7다37096 손해배상 ( 기 )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로

담당변호사 조현익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현영 엘엠씨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8. 10. 선고 2017나1018 판결

판결선고

2017. 12. 28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사안의 개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가. 원고는 ○○○○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 주식회사 현영 엘엠씨 ( 이하 ' 피고 회사 ' 라고 한다 ) 는 피혁 제품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며, 피고 2는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이다. 피고 회사는 2009. 3. 30. 주식회사 브리온코리아 ( 이하 ' 브리온코리아 ' 라고 한다 ) 와 사이에, 브리온코리아가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토니노 람보르기니 상표의 한국 내 사용권한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2009. 8. 경부터 2010. 11. 경까지 토니노 람보르기니 상표가 부착된 핸드폰케이스 등을 납품받았다 .

나. 한편 주식회사 애니모드 ( 이하 ' 애니모드 ' 라고 한다 ) 는 유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 www. anymode. com ) 를 통하여 2009. 9. 경부터 2013. 2. 6. 까지 원고로부터 납품받은 토니노 람보르기니 상표가 부착된 핸드폰케이스 등을 판매하다가 토니노 람보르기니 에스피에이 ( S. P. A ) ( 이하 '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 ' 라고 한다 ) 로부터 경고장을 받고 바로 판매를 중단하였다. 그 후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는 애니모드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42076 ) 을 제기하였다 ( 애니모드는 그 후 소외 영보엔지니어링 주식회사로 흡수합병되었고, 영보엔지니어링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알머스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애니모드와 영보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주식회사 알머스를 통칭하여 ' 애니모드 ' 라고 한다 ). 위 소송에서 애니모드는, '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의 상표권에 관하여 한국 내 사용권한을 보유한 브리온코리아가 피고 회사에게 사용권한을 부여하였고, 피고 회사가 다시 원고에게 사용권한을 부여하였다는 내용으로 원고로부터 확인을 받고 제품을 매수 · 판매하는 등 상표권 침해를 알기 어려웠던 이상 상표권 침해행위에 대한 과실이 없다 ' 는 취지로 항변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그러한 사정은 애니모드의 판매행위가 상표권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믿은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제2심은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가 국내에서 상표를 등록한 2010. 11. 13. 부터 2013. 2. 6. 까지 애니모드의 판매행위에 대하여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고, 애니모드는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에게 10, 000, 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 이하 ' 관련소송 ' 이라고 한다 ). 원고는 애니모드와 사이에 위 소송에 따른 판결금을 원고가 부담하기로 합의한 다음 위 합의에 따라 판결금 상당액을 애니모드를 통해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에게 지급하였다 .

다. 위와 같이 관련소송이 제기되자, 원고는 애니모드의 요구에 따라 피고 회사에게 해명을 요청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고 회사는 브리온코리아와 체결한 업무제휴협약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였다. 이에 애니모드는 2014. 4. 4. 경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매입하여 애니모드에 판매한 제품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를 소명하지 못하였으므로 관련소송에서 부담하게 될 손해배상금과 소송비용 등에 대하여 구상금 청구를 하겠다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4. 8. 21.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

2. 구상금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부진정연대채무의 관계에 있는 복수의 책임주체 사이에서는 형평의 원칙상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그 부담 부분은 각자의 고의와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진다.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을 때에는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256589 판결 등 참조 ) .

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애니모드가 판매한 제품이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납품받은 제품 중 일부라고 한다면, 피고들도 원고 및 애니모드와 함께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제품의 생산 · 판매에 관여한 공동불법행위자가 될 수 있고 , 이들 사이에는 부진정 연대채무 관계가 성립한다. 그리고 원고가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은 이상 피고들을 상대로 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

이 사건 청구원인은 상표권침해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의 내부분담비율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백히 하여 피고들이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공동불법행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들의 고의나 과실 정도를 심리하여 그 부담부분을 정하여야 한다 .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구상권의 발생 원인이나 근거에 대하여 이를 법률적으로 명백히 밝히고 있지 않다거나, 피고들이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고의 · 과실에 의한 상표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및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과실비율 등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가 애니모드의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에 대한 판결금 채무를 대신 지급하였다고 하여 피고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의 구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3.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판매한 이 사건 제품이 상표권을 침해한 제품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제품을 판매한 기간은 2009. 8. 경부터 2010. 11. 경까지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하자 있는 제품 판매행 위와 2015. 11. 18. 자를 기준으로 한 재고품 발생이라는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은 토니노 람보르기니 상표를 사용할 정당한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와 납품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나 애니모드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정당한 상표권 사용 권한을 보유하고 있음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애니모드는 2013. 2. 6. 경 토니노 람보르기니 회사로부터 경고장을 받고 판매를 중단하였고, 원고도 그 이후에는 제품을 판매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고가 재고품의 수량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기준일자로부터 상당한 기간 이전에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제품을 판매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하자 있는 제품을 판매한 행위와 원고가 주장하는 재고품 발생이라는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채무불이행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있다. 손해배상청구 부분의 파기 범위에 관하여 본다 .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거나 소를 각하한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한 경우, 상고법원이 선택적 청구 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관한 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다79995 판결 참조 ) .

이 사건 청구 중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위와 같이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하므로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도 파기되어야 한다 .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조희대

주 심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조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