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설립허가거부처분취소
2011구합17240 법인설립허가 거부처분취소
한국전기안전협회
지식경제부장관
2011. 12. 2.
2012. 1. 20.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0. 1. 7. 원고에게 한 법인설립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6. 2. 8. 전기안전관리대행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사 상호간의 친목과 협력을 도모하고 전력시설물관리의 안전성 제고를 통한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법인사단으로, 2009. 12, 16. 피고에게 사단법인 설립허가 신청(이하 '이 사건 허가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0. 1. 7.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거부(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하였다.
① 기존 단체의 업무와 유사.중복되어 별도의 사단법인 설립에 대한 실효성이 없다. ② 별도의 사단법인을 허가할 경우 유사단체 난립에 따른 전기안전관리 단체상호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여 전기안전관리 업무 추진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③ 물류, 소방 등 타 영역에서는 관련 산업의 공동발전 및 융합에 따른 경쟁력 제고를 위해기 설립된 사단법인을 통합하는 추세에 있다.
④ 전기안전관리에 대한 연구 및 정책개발 등 공익적 업무 수행에 필요한 상근조직, 전문인력 및 사업예산이 미비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민법상 사단성과 지식경제부장관 및 그 소속청장의 주관에 속하는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이하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각 호의 법인설립 허가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설립 목적 및 사업의 내용이 전기안전 관련 기존 단체와 다르고, 전기안전 대행업체를 대상회원으로 하고 있어 법인설립을 허가한다 하더라도 다른 법인과 혼란을 초래하거나 유사법인 난립의 가능성이 없으며, 사단법인 업무수행에 필요한 조직, 인력, 재정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민법] 제31조(법인성립의 준칙)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의함이 아니면 성립하지 못한다. 제32조(비영리법인의 설립과 허가)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
① 주무관청은 법인설립허가신청의 내용이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만 허가한다. 1. 법인의 목적과 사업이 실현가능할 것
2. 목적하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고, 재정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거나 확립될 수 있을 것
3. 다른 법인과 동일한 명칭이 아닐 것다. 인정사실
1) 원고의 발기인 현황, 정관 및 사업예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발기인 : 143인 회원 : 전기사업법에 의하여 대행업등록을 필한 대행사업자나 개인대행사업자 등(정관 제5, 6조) 상근인원 : 3인
○ 설립목적 및 사업내용
전기사업법 규정에 의한 전기안전관리대행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협력을 도모하여 회원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 전력시설물관리의 안전성을 제고시켜 공공복리에 이바지함(정관 제2조)
- 사업내용(정관 제4조)0 회원상호간의 친목과 협력도모(경영정보, 기술교류 확대, 회원간 유대강화를 위한 사업, 회원업체의 고객만족 서비스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보급, 회원상조회 운영 등 회원의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 등)
0 전기안전관리대행 관련 사업(동 사업의 품질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동 사업에 관련된 제도연구 및 정책개발, 기술세미나 실시 등)
○ 사업예산 충당계획액 및 지출계획액(연간) 충당계획액 : 4억 1,506만 원 (사업수입 4억 906만 원, 사업 외 수입 600만 원) 지출계획액 : 4억 1,506만 원
○ 사업비 : 1억 6,600만 원0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 1억 3,487만 원
ㅇ 관리비 및 자본적 지출, 예비비 : 1억 1,419만 원
2) 한편, 한국전력기술인협회는 1996. 12. 23. 당시 통상산업부장관으로부터 법인설립을 허가받았는데, 회원, 정관 및 사업내용은 다음과 같다.
○ 회원 : 75,979인(2010. 12, 31. 기준) 전기안전관리대행을 등록한 대행사업자(개인사업자 제외) : 679인
- 전기설계, 시공, 감리, 학계, 연구계 등 개인회원 : 75,300인
○ 설립목적 및 사업내용 전력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전력시설물의 질적 향상과 전력기술인의 교육훈련 관리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여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정관 제1조)
- 사업내용(정관 제4조 제1항)
○ 전력기술에 관한 조사 연구.개발 출판 및 홍보
○ 전기안전관리자, 전력기술인, 설계사 및 감리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위 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전기안전관리대행사업자 등의 직무에 대한 기술지도의 업무를 집행(정관 제4조 제2항)
3) 2010. 12. 말을 기준으로 원고 소속으로 등록되어 있는 대행업체 대표자 817명(개 인사업자 포함) 중 679명(83%)이 한국전력기술인협회에 개인 자격으로 소속되어 있고, 그 중 원고의 발기인 143명 전원은 모두 한국전력기술인협회의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4) 한편,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정관 제30조의2에 의하면, 전기안전관리 대행사업체의 발전과 권익활동을 위해 '대행관련 협의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위 협의회의 A은 원고의 B이고, B이 추천한 위원 11명이 협의회의 구성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민법은 제31조에서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의함이 아니면 성립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법인의 자유설립을 부정하고 있고, 제32조에서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비영리법인의 설립에 관하여 허가주의를 채용하고 있으며, 현행 법령상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므로,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를 할 것인지 여부는 주무관청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재량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주무관청의 법인설립 불허가처분에 사실의 기초를 결여하였다든지 또는 사회관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는 등의 사유가 있지 아니하고, 주무관청이 그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판단과정에 일응의 합리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불허가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843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설립허가를 받고자 하는 비영리법인의 목적사업이 다른 관계 법령에서 정한 허가요건을 구비하였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두2864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거부처분이 사회관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우리 법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결사의 자유의 제한으로 민법 제31조, 제32조가 법인의 자유설립을 제한함과 동시에 허가주의를 취하고 있고, 학설, 판례상 법인설립 허가에 있어 주무관청에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 재량 판단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는 한 법원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8437 판결 참조). 즉, 헌법상 기본권으로서의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경우에도 그 결과 조직된 단체에 대하여 법인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비영리법인의 설립에 관하여 허가주의를 채택한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 주무관청의 정책적인 고려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결사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하여 모든 단체에 대하여 법인격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원고와 한국전력기술인협회의 사업내용이 뚜렷하게 구별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구성원들의 회비만으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력과 설비를 갖출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설령, 원고가 민법상 사단성과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각 호의 법인설립 허가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법인설립 허가가 재량행위의 성질을 갖는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이 필연적으로 법인설립 허가와 연결된다고 할 수도 없다.
다) 원고 소속으로 등록되어 있는 대행업체 대표자 중 상당수가 한국전력기술인협회의 회원인데다가,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산하에 원고의 B가 A인 '대행관련 협의회'가 존재하여 원고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으므로, 비법인단체로서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법인 설립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없다.
라) 전기설비는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고 국민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익단체의 경쟁을 촉진하기보다는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을 통한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허가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유사 단체의 법인설립 허가신청을 거부하기 어려워져 유사 법인이 난립할 우려가 있고, 이에 따라 피고의 정책결정 및 집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이인형
판사정재희
판사손철